[주말에 뭘볼까]어쩌다 보니 코미디?
극단 예도 ‘어쩌다 보니’ 17, 18일 김해문화의전당 공연
<어쩌다 보니>. 제목이 꼭 불완전 명사 같다. 아니 나오다 만 재채기 같다고나 할까. 어쩌다 보니, 뭐 어쩌라구. 뭐 어쩌는 게 있어야 시원하겠는데, 뭘 어쩌자는 건지….
극단 예도의 이 연극은 어떤 주제의식을 가지고 관객에게 뭔가 의미심장한 의미를 부여하고자 만들어진 연극이 아니란다. 교훈이 담긴 것도 아니요, 역사적 사실을 재해석하자는 얘기도 아니란다. 그저 그냥 웃고 즐기는 연극 한 번 만들어보자는 해방(?)의 의지로 만들어진 코미디물이란 게 제작진의 강변이다.
그래서 제목이 그렇게 붙었나 보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만들어진 연극. 그래도 타이틀 앞에 멋진 수식어 하나는 붙었다. ‘퓨전사극’. 이 연극은 작년 7월 거제문화예술회관에서 처음 무대에 올랐다. 작정하고 만든 연극도 아니고 그저 웃기는 연극 무대에 올려보자고 했던 연극이 대단한 호평을 얻었다.
“이번 작품은 폭소와 해학이 있어서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았고 공연장에서 즉석 오디션을 봐서 배우를 캐스팅하는 방법도 신선하고 좋았다.”
극단 예도 관람소감 게시판에 오른 관객의 글 일부에서 느낄 수 있듯이 작품은 관객과 호흡을 같이하는 형태로 구성됐다. 정통 연극방식에서 탈피했다는 얘기다. 그래서 관객들은 진지함을 내던지고 터놓고 웃고 떠드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다 보니’ 자료 사진./김해문화의전당
극의 큰 줄기는 1712년 조선과 청나라가 국경을 확정하면서 청이 손해를 보자 분풀이로 청 황제가 군대를 이끌고 거제를 침공했는데, 황제가 거제 현령에게 백성을 죽이고 싶지 않으면 희생양 세 명만 내놓으라고 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내미락네미락하던 사이 어쩌다 보니 당대 거제의 최고 지식인이라는 시형과 최고 권력자인 현령 찰홍이, 그리고 최고 부자인 형방 만갑이가 떠밀려 나와 희생양이 된다. 스스로 나선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잘못 나왔다고도 할 수 없는 상황. 그대로 밀고 나가는데…. 아, 이 세 사람은 어렸을 때부터 함께 자란 친구지간이다. 그래서 앞으로 벌어지는 일들이 더욱 재미로 연결될 고리가 된다.
이 세 친구가 죽음 앞에서 어떤 행동을 펼칠지 궁금하다. 등장인물은 멀티 역할을 맡은 여성 배우 세 명이 더해져 총 6명이다. 하지만, 공연장 즉석 캐스팅이 있어 등장인물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어쩌다 보니’ 자료 사진./김해문화의전당
‘어쩌다 보니’ 자료 사진./김해문화의전당
이번 공연은 김해 공연이어서 극의 배경도 청 황제가 거제를 침공한 것이 아니라 김해를 침공하는 것으로 설정된다. 극의 유연성이 발견되는 대목이다.
여러 자료사진을 보니 가면 쓴 청나라 황제가 있고 주막에서 음식을 파는 주모도 나오는 것 같고 반짝이는 현대 무대 의상을 입고 춤을 추는 여성도 있는 것으로 보아 직접 보지 않고서는 도저히 내용을 추측할 수가 없다.
이 공연은 경상남도와 경남문화예술진흥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했으며 김해문화의전당과 극단 이루마가 주최해 2016년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으로 마련됐다.
17일 오후 3시 30분· 8시, 18일 오후 3시·7시. 김해문화의전당 누리홀. 1만 5000원.
문의 : 070-4231-9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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