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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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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 17:18

막사발이 예술품으로 대접받게 된 사연

[전통을 찾아서]진해웅천도요지 전시관과 복원 가마터에서 본 역사


창원시 진해구 두동 보배산 자락에 제법 규모도 있고 말끔하게 지어진 건물이 하나 있다. 웅천도요지전시관이다. 인근이 두동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데다 보배캠퍼스경제자유구역이라 앞으로 많은 변화가 예정된 지역이긴 하지만 아직 개발이 되기 전이라 유난히 눈에 띈다.


진해대로 의곡교차로에서 두동마을로 들어가면 길이 막혔을까 싶을 정도로 좁은 마을길을 만난다. 의구심을 떨치고 계속 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금세 포장된 넓은 길을 만나게 되고 멀리 맞배지붕의 깔끔하게 단장한 여인 같은 웅천도요지전시관을 발견하게 된다.




‘웅천도요지전시관’이라고 적힌 입석을 지나 오르면 외진 곳에 비해 넓다 싶은 주차장을 만난다. 대형버스도 3대 주차할 수 있는 면이 있다. 주차 면으로 보아 이곳은 단체관광객이 종종 찾는 곳이라는 것을 추리해본다.


주차를 하고 전시관으로 올라가면 흰색과 검은색, 그리고 황토색이 조화를 이룬 전시관 건물과 건물에 이어붙여 조성한 국화무늬의 커다란 막사발 조형이 눈에 들어온다. 여기서 보니 남성미와 여성미가 어울린 건물이란 느낌이다.


전시관 전경.


도자 형태의 대형 조형물.


전시관 안으로 들어갔다. 안내 데스크에서 손님을 반긴다. 간단히 전시관과 체험시설, 도요지 등에 대해 소개받고 3D상영관으로 들어갔다. 주로 어린이 관람객들에게 보여주는데, 어떤 내용인지 궁금해 하자 애니메이션을 틀어준다.


애니메이션은 현재의 도요전시관에 단체관람을 온 어린이 중 역사에 별 관심이 없는 주인공이 우연히 도굴꾼을 발견하고 도망을 치다가 임진왜란 시기로 떠났다가 겪는 이야기를 다뤘다. 옛 도공들이 어떻게 해서 일본으로 건너가게 되었는지, 우리 도요에서 만든 그릇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일깨우는 과정이 담겼다.


3D 애니메이션.


3D 애니메이션을 감상하고 나와 왼쪽으로 돌아가면 이곳에서 출토된 유물들과 기증받은 유물들이 전시된 전시실이다. ‘흙과 인간의 만남’. 전시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는 글귀다. 상상해본다. 흙과 인간은 언제 만났을까? 빗살무늬토기 훨씬 이전에도 인간은 흙장난을 하면서 놀았으리라.


사기그릇은 조선시대 생활필수품이었으니 전국에 걸쳐 그릇을 굽던 가마가 수도 없이 많았으리라. 전시실에서 가장 먼저 보게 되는 것이 조선시대 주요 가마터를 소개한 안내도다. 분청사기 가마터인 공주학봉리, 고창 용산리, 광주 충효동, 그리고 백자 가마터인 충주 미륵리, 부여 정각리 갓점골, 순천 후곡리 등이다.


단실요 모형.


도지미.


분청사기 귀얄무늬사발.


이제 본격적으로 웅천자기가마에 대해 공부해볼까? 벌써 머리 아프다며 항의하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전시실에 비치된 유물과 그것의 의미 등 깊이 다뤄보면 좋겠지만 원성이 따르는 만큼 꼭 알았으면 하는 내용과 재미있는 것 몇 가지만 짚어본다.


, 먼저. 전시실은 흙과 인간의 만남, 일본으로 전해진 조선의 도자문화, 웅천의 가마터아 도자, 웅천 도자문화의 맥을 잇는 후예들, 만져보자! 들어보자! 란 체험존 이렇게 5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갑발’이 뭘까? ‘도지미’는? 우리에게 생소한 이 말들은 도공에겐 필수 단어다. 갑발은 고급 그릇을 만들 때 사용하는 좀 큰 그릇이다. 갑발 안에 그릇을 넣고 구우면 먼지가 앉지 않고 질과 색이 잘 살아난다. 도지미는 한자로 도침(陶枕)이라 하며 가마 바닥에 깔린 모래가 그릇에 묻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그릇 아래에 받치는 점토로 만든 용구다.


듣고 만질 수 있는 체험존.


웅천가마터와 자기존.


조선시대의 가마는 대략 3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다. 물론 시대에 따라 점점 효율적으로 변천해왔다. 먼저 ‘단실요’. 단어에서 뜻을 알아차렸겠다. 방이 하나로 된 가마다. 고려시대부터 조선 전기(15~16세기)에 유행했다. 아궁이의 열이 경사진 통요를 따라 옆으로 흐르면서 그릇을 익힌 후에 굴뚝으로 빠져나가는 일종의 황영식 가마 주조다. 웅천도요가 이 방식의 가마다.


그리고 ‘분실요’(15세기 말~19세기). 여러 개의 불기둥을 설치한 위에 확실한 격벽시설을 갖추어 그릇을 넣는 번조실을 몇 개의 방으로 나눈 구조다. 세 번째 ‘연실요’(19세기)는 번조실의 매 칸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며 천장의 외관상 구조는 연속된 올록볼록한 궁륭형(반달처럼 굽은 형상)이며 가마 바닥을 계단식으로 조성한 연실 계단식 요도 만들어졌다.



포개구이.


웅천도요에선 그릇을 어떻게 구웠을까? 웅천도요에선 갑발을 그다지 사용하지 않았다. 그저 도지미 위에 여러 그릇을 포개어 번조실에 넣고 구웠다. 이것을 포개구이라고 한다. 그래서 웅천의 그릇들은 투박하고 실용적이다.


이렇게 그릇을 포개놓고 구우면 유약들이 흘러 그릇이 달라붙었을 터인데 어떻게 한 것일까? 그릇과 그릇 사이에 모래가 섞인 내화토빚음 4덩이를 받쳤다. 그러면 그릇이 눌어붙지 않는다. 지혜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일본의 발전한 도예 기술이 우리나라 도공들에 의해 전파된 것임은 주지하고 있는 사실인데 일본에서 다완이라고 부르는 찻사발이 조선 땅에서 아무렇게나 쓰는 사발에서 비롯됐다는 점은 흥미롭다.


이 다완을 일본에서 고려다완이라고 부르는데 대부분 조선시대 만들어진 찻사발이다. 일본에서 와비차(侘茶)가 유행하던 시절 간소하고 절제된 다도가 강조되었는데 이런 정서에 딱 맞아떨어진 것이 조선의 사발인 고려다완이었다. 웅천도요에서도 이러한 고려다완이 발견되어 주목을 받았다.


전시관을 한 바퀴 둘러보고 뒤쪽 문으로 나가면 나무데크 계단이 보인다. 도요 체험장으로 가는 길이다. 길지 않은 계단을 올라서면 짚으로 지붕을 올린 여러 채의 집들이 보인다. 전통가마와 도자기 체험공방, 그리고 창고들이다.


전통가마 옆에는 포토존도 있다. 애니메이션에서 본 남녀 주인공들의 모습도 있어서 3D애니메이션을 관람한 아이들이라면 좋아하겠다 싶다.


이 전통가마는 발굴된 원래의 웅천도요의 형태인 단실요로 복원하려 했으나 가마의 입구에서 열이 빠져나가는 끝까지 온도차이가 없게 하려면 전문가가 아니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외형은 통가마 형태로 하되 내부는 분실요 구조로 변형제작된 것이다.


가마 옆에 장작이 수북이 쌓인 것으로 보아 관람객의 체험활동이 진행되면 이곳에서 실제로 그릇을 굽는 모습을 볼 수 있겠다.


도요전통가마.


체험공방 내부.


체험공방에 들어가 봤다. 담당자 두 분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평일 낮시간 대여서 도자체험을 하는 사람은 없다. 주말에 학생들을 중심으로 많이 찾는단다. 특히 창원시 시티투어를 통해 관람하러 온 사람도 많이 체험한단다. 체험비는 1만 원. 그릇을 만들면 밖의 전통가마에서 그릇을 구워 택배로 보내준단다.


체험공방을 나와 산으로 향하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경상남도기념물 제160호인 웅천도요지가 있다. 조선 전기에 분청사기를 주로 제작했던 가마터다. 2002년 분화재 발굴조사를 한 결과 6기의 가마 자리가 확인되었는데 1·2호 가마, 3·4호 가마, 5·6호 가마가 서로 중첩되어 있다.


하지만, 도굴과 교란으로 많이 훼손되어 그 구조를 명확히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지만 현재 보호각을 씌워 공개한 4호 가마는 바닥면의 잔존상태가 양호하여 당시 가마의 구조를 잘 살펴볼 수 있다.


가마는 가파른 자연경사면을 이용해 만든 오름가마인데 아궁이에 불을 땠을 때 불길이 가마 뒤쪽까지 쉽게 도달해 그릇을 익히기 쉽도록 경사면에 만들어진 것이다. 가마의 구조는 장작을 넣어 불을 때는 아궁이, 그릇을 쌓아놓고 굽는 번조실, 연기가 빠져나가는 굴뚝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복원된 4호 가마.


4호 가마를 둘러보고 산 아래를 내려다보면 전시관 건물과 두동저수지, 그리고 마을과 건너편 마천일반산업단지, 그 뒤로 웅천 자매산이 마주보인다. 애니메이션에서 보았던 조선 도공의 의연한 기개가 중첩되는 풍경이다.


웅천도요지전시관은 무료관람이며 관람시간은 3~10월엔 오전 9~오후 6, 11~2월엔 오전 9~오후 5시다.


휴관일은 매주 월요일(월요일이 공휴일이면 그 다음날)11, 설날과 추석 당일이다.


문의 : 055-225-6852~9.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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