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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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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천(人乃天). 자고로 역사시대 이후 폭정시대를 빼곤 백성이 하늘이 아니었던 적은 없었다. 통치자는 항상 백성을 두려워했고 또 백성이 있어야 자신이 존재함을 깨달았던 것이다. 폭군들의 특징은 말로는 백성을 위하는 척하지만, 그 백성이 자신의 결정에 반대할 땐 언제든지 총칼로써 제압해왔다는 점이다.

이승만 전 대통령처럼 백성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결국 물러나는 통치자가 있는가 하면 박정희 전 대통령처럼 악법을 내세워 백성의 요구를 강하게 짓밟아버린 사례도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통치자가 백성을 위하지 않고 자신의 안위와 욕심을 위해 군림할 때 어김없이 들불처럼 들고 일어난 이들이 곧 백성이다.

지난 4월 26일부터 서울의 청계광장은 그야말로 백성의 외침이 하늘을 진동하는 장소로 변했다. 저마다 손에 촛불을 들고 이명박 정부가 졸속으로 처리한 미국 쇠고기 수입협상을 규탄하고 있다. 처음엔 몇백 명 되지 않았지만, 미국산 소의 광우병 위험 정도와 국내 수입 가능성,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이 먹었을 때 걸릴 확률 등이 보도되면서 광장에는 더욱 많은 사람이 모여들었다. 지난 2일엔 1만 명, 3일엔 2만 명이 모여들었다고 한다.

그러자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 쇠고기를 수입하는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려 들지 말라고 경고하고 덩달아 경찰은 이 청계광장의 촛불시위를 불법집회로 간주해 주동자(?)를 색출하겠다고 나섰다. 그야말로 보라는 달은 안 보고 가리키는 손가락 자르겠다고 벼르는 꼴이다.

위정자나 경찰이 아직도 사태파악을 못 한다는 판단이 드는 이유는, 그렇게도 많이 겪었으면서 수많은 집회 군중을 힘으로 어찌해보겠다는 사고를 반복한다는 것이다. 적극적인 가담자를 주동자로 찍어 경찰에 소환하면 집회장에 모인 시위군중이 겁을 먹고 스스로 해산할 거라고 믿는 건지, 아니면 겁을 먹고 다음날엔 안 나올 거로 생각하는 건지.

어떤 이는 백성을 민초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밟고 억누를수록 더 떨치고 일어나는 존재가 바로 백성 아니던가.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하는 날 아침 국립현충원에 들러 참배하고 나서 '국민을 잘 섬기겠습니다. 국민에게 희망을 드리겠습니다'라고 방명록에 적었다. 온 백성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래놓고는 취임 얼마 되지 않아 미국으로 달려가 미국이 요구하는 모든 것을 들어주고 말았다.

그러고는 미국 대통령이 있는 '캠프데이비드'로 날아갔다. 대통령 후보 시절 미국 대통령 만나러 간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가 사실무근으로 밝혀져 얼마나 체면을 구겼던가. 그렇게 만나고 싶어 했던 미국 대통령을 만나러 가는데 빈손으로 갈 수가 없었을 것이다.나는 그렇게 믿고 있다.

물론 많은 언론에서도 그렇게 분석하기도 하지만. 말하자면 미국 대통령을 만나 정상회담을 하는 영예(?)의 대가로 국민의 건강권, 검역주권, 대한민국의 자존심마저 내팽개쳐버린 것이다.

우리가 그만큼 포기했으면 그에 상응하는 것을 미국으로부터 얻어낸 게 있어야 할 텐데 노무현 정부에서 이미 합의했던 한미FTA 조금 일찍 하자는 것 말고는 뭐가 있는지 모르겠다. 혹시라도 삼성중공업 기름유출로 폐사한 서해안 수생동식물이나 패류독소가 검출된 남해안 조개 홍합을 미국이 수입한다는 약속을 받은 것은 아닐까. 그런 것도 없이 덜컥 광우병 위험이 있는 소를 검역주권까지 포기하면서 다 내어줄 리가 없지 않은가. 국민을 잘 섬기고 희망을 주겠다던 대한민국 최고지도자가 말이다.

당·청은 민심 제대로 읽어야

한나라당도 문제다. 너무 맹목적이다. 쇠고기 협상과 촛불집회에 대해 소신을 밝힌 원희룡 의원은 빼고. 한나라당 지도부는 이번 촛불집회에 배후가 있다고 주목한다. 3공·5공 시절로 회귀하는 듯한 느낌이다. 이러다가 나중에 '북의 지령을 받은 간첩이 어쩌고저쩌고'하지는 않을지 우려된다. 기우겠지만. '대통령 탄핵' 서명운동까지 벌어질 정도로 사태가 확산하고 있는데 대통령은 "일본사람도 먹고, 미국사람도 먹는다"는 식의 호도를 되풀이하고 한나라당이나 경찰은 물리적으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대통령 당선과 국회의석 과반을 차지해 거만해질 대로 거만해진 청와대와 여당이 백성을 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이 그들을 선택한 것은 경제를 한 번 살려보라는 주문이지 국민의 건강권과 자존심마저 포기하라는 뜻이 담긴 것은 아님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대통령의 체면보다 더 중요한 것이 민심임을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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