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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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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사 정식 사원이 되고 난 후 이러저러한 강연이나 행사를 찾아 중뿔나게 돌아다닌다. 조직의 부장이니까 그래야 할 것 같기도 하고, 어쩌면 예전과 달리 '역마살'을 달랠 핑계가 생겼기 때문일 것 같다. 그래도 아직은 '안방주사'를 벗어나진 못하고 있단 자평이다.

2010년 8월 24일 오전 10시 30분. 창원호텔 11층 무궁화홀. 창원상공회의소 경남지식재산센터에서 주최한 '제3차 경남 IP 경영인 포럼'이 열렸다. 처음에 동료로부터 이 행사 개최 소식을 들었을 때 'IP'를 'IT'로 듣고 첨단산업과 관련한 경영기법을 알려주는 행사인가 생각을 했었다. 'IT'가 아니라 'IP'라고 고쳐 들었는데도 머릿속에는 계속 첨단경영기법이란 단어가 똬리를 틀고 있었다.


행사장엔 10시 40분 가까이 되어서야 사람들이 제법 테이블을 채웠다. 몇몇 사람들이 서로 명함을 주고 받는 것을 봤다. 명함을 주고 받는 것을 보면 서로 초면이란 얘긴데 누가 소개해주는 사람도 없는데 스스로 명함을 교환한다. 정말 익숙지 않은 장면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옆에 앉은 사람이 갑자기 일어서더니 내게 명함을 내민다. 나도 얼떨결에 뒷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명함을 주었다. '이런 동네에선 이렇게 서로를 알아가는구나.'

이날 포럼엔 두 사람이 나와서 강연을 했다. 뭐 강연이라기 보다는 자신의 경험을 얘기하는 자리였다. 아, 이날 강연이 내가 기대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특허경영'이란 것을 눈치챈 것은 강연 시작 바로 직전 나눠준 책을 펼쳤을 때였다.


첫 번째 강단에 나선 사람은 대호테크 대표이사 정영화란 분이었다. 회사를 소개하고, 제품을 소개하고, 조직을 팀별 아메바식으로 운용한다는데 당췌 무슨 말인지... 어쨌든 정 대표는 아이디어를 많이 짜서 특허를 낸 것만도 33건이란다. 공장에 천장이 높아 에너지효율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풍선이나 판을 이용한 장치를 개발했는가 하면 웰빙+종교 관점에서 절을 하면 불이 하나씩 들어오는 방석(?)을 만들기도 했다. 자신은 절을 하고 나면 팔굽혀펴기를 몇 개 더 하고 일어난다고.

40억을 들여 개발한 핸드폰 비구면 렌즈 생산기계는 사내에서도 특정인만 들어가게 보안에 철저히 한다고 했다. 특허를 냈더라도 제품에 대한 보안이 따라주지 않으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차원의 얘기겠다. 이제야 서서히 오늘 강연 내용이 머리에 제대로 인식되는 것 같다.

자신의 명함에는 백두산이 배경으로 인쇄되어 있고 사내 계단 벽에는 사원들 각자가 써붙인 다짐이 걸려있다는 소개는 '덤'이다.

두 번째 홍기진 케이제이아이(KJI)공업 대표이사 차례다. 자신이 특허에 집착하게 된 동기를 설명했다. 특허는 가지고 있다고만 해서 장땡은 아니고 등록을 해야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념이 부족해 잘 이해되지 않았는데 그냥 넘어갔다. 특허 내는 것과 등록하는 것이 다른 건가? 어쨌든, 홍 대표는 특허에 대해서 많은 설명을 했다.

때로는 특허의 부정적인 측면도 스스럼없이 쏟아냈다. '식약청'의 사례를 들면서 문제점도 지적했다. 정말 남에게 정보가 공개되어 짝퉁으로 손해입을 만한 것은 특허를 내지 말라는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회사 경영과 관련한 얘기도 했다. 사원들에게 일본으로 연수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놀러보낸다'고. 어차피 똑 같은 말인데 이왕이면 마음 편하게 '놀다오라'하는 게 맞지않겠냐는 신조. '적극 찬동!'

시간이 제법 흘렀는데도 아직 주어진시간이 멀었단다. 홍 대표가 오늘 포럼의 주인공이란 얘기네. 사진은 정영화대표 것만 찍었는데... 그냥 멀리서 대충 한 장. 찰칵.

기업간 거래시 '갑' '을'이란 표현을 쓰지 않는다, 모든 것은 현금 결재, 그래서 신뢰성이 높아져 회사 수익 증가, 모방제품 법 들이대고 싸워봐야 덕될 것 없단 얘기, 하청보다 브랜드 업체를 운영하면 재밌다는 충고, 박람회 있으면 무조건 나가라는 권유 등등등...

세세하게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귀가 솔깃할 정도로 괜찮은 정보를 제공했는데도 내겐 지겨운 공부에 지나지 않아 열심히 받아쓰기만 했던 행사가 되어버렸다. 그냥 앉아서 듣기만 한 사람이 많던데 1시간 넘게 얘기한 것 다 기억을 할까 궁금해졌다. 하기야 다 나보단 머리가 좋을테니까.

강연이 끝나자 앉은 식탁 위로 하나씩 음식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카메라와 책자를 치웠다. 정성인 차장이 있는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나보다 늦게 도착한 정 차장은 맨 앞자리에 앉아 강연을 들었다. 차려준 음식을 먹고 회사에 돌아와 기사를 썼다. 단신으로. 정 차장도 썼다. 조금 있으니 현장에 오지도 않았던 조재영 기자도 자신의 출입처라고 기사를 써보내왔다. 현장에 참석했던 두 사람의 기사는 출입기자의 기사에게 자리를 양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인터넷엔 왜 내 이름으로 실린 거야?


경남도민일보 게재 기사링크: http://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325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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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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