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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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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인 딸과 초등학생인 아들은 미야사와 할아버지의 말처럼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이다. 시즈크가 일찌감치 자신이 소설가로서 자질이 있음을 발견하고 도전하는 것과 같이 우리 아이들도 그런 의욕을 가진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바람도 가진다. 여러모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 <미야사와 세에지>를 보면서 꼭 기록으로 남겨둬야겠다는 장면이 있어서 손가락품을 판다.

시즈크(여중생)는 쾌활하고 똑 부러지는 아이다. 전철에서 만난 고양이를 따라갔다가 어떤 높은 동네에 있는 골동품 수리점을 보게된다. 여기서 고양이 인형을 보는데 묘한 감정에 사로잡힌다. 소설광인 시즈코는 자신이 읽는 책마다 자기보다 먼저 미야사와 세에지라는 아이가 읽었음을 발견하고 궁금해한다. 그런 와중에 대출한 책을 운동장 벤치에 빠트리고 돌아오다 아차 싶어 다시 돌아가니 어떤 남학생이 자신이 지은 '컨트리 로드' 개사곡을 보고 있음에 불쾌해 한다. 게다가 '콘크리트 로드'가 뭐냐는 말에 더욱 분해하는데...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아이가 미야사와 세에지이고 그 골동품 수리점 할아버지의 손자다. 이야사와는 일찍부터 바이올린을 만드는 재주가 있나보다. 시즈코는 벌써 자신의 진로를 정한 미야사와를 부러워한다. 자신은 무슨 재주가 있을까. 어떤 진로를 택할까... 결국 시즈코는 자신이 소설을 좋아하고 글쓰기에 소질이 있음을 알고 도전하기로 결정한다.

이 과정에 시즈크가 골동품수리점에서 할아버지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내가 꼽는 명장면 명대사다.

시즈크 할아버지에게 고양이 남작 인형 바론을 주인공으로 소설을 쓰겠다고 하자 할아버지는 제일 먼저 독자가 되게 해달라는 조건을 단다. 그러자 시즈크는 완벽하지 못한 작품이라 부끄러워하는데...

"그건 우리 장인들도 마찬가지... 처음부터 완벽하기를 기대해서는 안 되는 거란다."

그러면서 운모망간이란 돌을 꺼내온다. 시즈크가 두 손으로 돌을 받쳐들고 틈으로 눈을 갖다 대자 돌의 반대편에서 불빛을 비춘다. 돌틈으로 화려하게 쏟아져 나오는 빛의 조화.

"녹주석이란 돌인데 에메랄드의 원석이 포함돼 있단다. 시즈크양도 세에지도 그 돌과 같은 상태지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자연 그대로인 돌. 나는 지금 그대로도 좋아하지만 바이올린을 만들거나 소설을 쓴다는 건 다르지. 자기 안의 원석을 찾아내서 오랜 시간 다듬어가는 거란다. 시간이 많이 드는 일이지. 그중에 가장 큰 원석이 보이지. 사실 그녀석은 세공을 하면 오히려 하찮은 보석이 되어버린단다. 오히려 그 안의 작은 녀석이 순도가 높지. 아니, 밖에선 보이지 않는 깊은 곳에 더 좋은 원석이 있을 지도 모르지"

그러자 지즈크도 "나에게 이런 아름다운 원석이 있을지 사실은 아주 무섭다"고 읊조린다. 그러면서도 도전해보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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