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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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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영화 '버킷리스트'를 봤다. 버킷리스트는 살아생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쭉 적어보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왜 버킷, 즉 바가지라는 이름이 붙었는지 유래는 알 수가 없지만 영화에서 감명은 좀 받았다. '좀'이란 수식어를 쓴 이유는 회계사 출신의 돈 많은 회장이 남은 6개월의 삶을 돈으로 칠갑하는 건 따라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버킷리스트의 진정한 의미를 퇴색시켰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카터와 에드워드, 생활형편이 판이한 두 사람은 한 병실에서 처음 만난다.

둘은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 하나하나 실천해나가는데 그 첫째가 스카이다이빙이다. 두 영감쟁이 얼마나 쫄았을까.

이집트 피라미드 앞이다.  혹은 다른 피라미드 꼭대기일 수도... "어떻게 내려가지"하는 대사로 눈치를 긁었다만. 저런 델 맘껏 다닐 수 있는 여유가 내게 있더라면...

카터가 먼저 세상을 떠난다. 히말라야 어느 산정에 묻혔다. 유골은 커피 깡통에 담겨. 역시 6개월 시한부 생을 살던 에드워드도 카터가 묻힌 산정에 나란히 잠든다. 장엄한 세상을 죽어서 직접 보면서 말이다. 아주 장엄한 세상을 내려다 보면서...

 영화를 중간에서부터 본다면 두 영감쟁이는 오랜 친구로 막역한 사이인 줄 착각하기 딱 맞다. 그런데 두 영감은 만난지 3개월도 채 안 되어 함께 스카이다이빙과 카레이스를 즐기고, 함께 세계일주를 한 데는 한 가지 공통적인 이유가 있어서다. 바로 죽음이라는 것이 그 두 사람의 앞에서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병원 2인 병실에서 만난다. 정비사인 카터(모건 프리먼)가 있는 병실로 재벌 사업가 에드워드(잭 니콜슨)가 입원한다. 사실 이 병원은 에드워드의 병원. 한 병실에 침상 두 개를 원칙으로 내세웠기 때문에 자신만이 독실을 쓸 수 없었기에 카터와 함께 있게 된 것. 두 영감의 성격은 판이하다. 카터가 모범생 스타일이면 에드워드는 바람둥이 기질에 만사 적극적인 사람인 듯하다.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이란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영화는 그런 주제의 측면에서 강열한 메시지가 있다. 카터가 학생 때 교수로부터 숙제를 받은 '버킷리스트'를 이제야 병실 침대에 누워 끼적였는데 이를 에드워드가 몇 가지를 추가해 실행에 옮긴다.

 대여섯 가지가 있었는데 생각나는 대로 나열하자면, 눈물이 나게 웃어보기, 모르는 사람 도와주기, 정신병자가 되지 말기, 장엄한 것 직접보기... 뭐 이정도에 에드워드가 추가한다. 아름다운 소녀와 키스하기, 스카이다이빙하기, 문신하기...

 순박한 카터의 리스트에 비해 에드워드의 추가 리스트는, 말하자면 도발적이다. 45년 동안 정비사로서, 가장으로서, 가족을 사랑하며 생활해왔던 카터는 뭔가 빠진 듯한 것을 느껴왔다. 그것이 무엇인지 확실히 몰라도 에드워드의 리스트 대로 한다면 해갈이 될 법도 하다. 그 발칙한 제안을 받아들인다.

 프랑스, 티벳, 홍콩, 이집트 등엘 전용기를 타고 다닌다든지, 중국의 만리장성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는 모습은 멋지긴 하나 나같은 프로박테리아는 언감생심 상상도 할 수 없는 뜬구름에 불과하다.

 그렇담 내게 맞는 버킷리스트는? ........ 어찌 퍼뜩 떠오르는 일이 이리도 없을까? 남은 평생 노동자로 살기, 이건 좀 별론가? 뉴질랜드엔 꼭 한 번 가보기. 또... 다른 사람에게 감명을 줄 수 있는 소설 한 편. 그리고 또... 아, 떠오르는 게 없다. 버켓리스트, 별 소망 없이 지금껏 살았나보다. 카터처럼 누군가를 아주 조금이라도 전혀 모르게 도와주는 것도 괜찮겠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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