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내 딸이 이렇게 컸지?
돌이끼의 육아일기 / 2009. 5. 1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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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 함박꽃(작약)이랑 장미가 화사하게 피었다. 아, 장미 아래에 있는 패랭이꽃이 저는 뺐다고 서운하게 여기겠네. 패랭이는 작년보다 더욱 많이 피었다. 잔디는 벌써 무성하게 자라서 바로 보지 않으면 밀림을 이루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다.
사계절 변화를 또렷이 느낄 수 있는 북면 집에서 딸과 함께 봄의 증거 한 장을 남겼다. 그런데 사진을 보니 봄보다도 딸의 훌쩍 커버린 키에 더 눈이 쏠린다. 팔뚝에 안겨 보채고 업어달라고 성화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안기는커녕 어깨에 손을 얹어도 팔의 내각이 예각을 이룰 정도다.
때로는 믿음직한 장녀로, 때로는 아직도 철없는 중학생 딸아이로 종잡을 수없는 행동을 보이지만 별탈 없이 이렇게 커준 것 만으로도 고맙다.
공부 못 한다고 구박을 해도 별로 스트레스 안 받고 넘기는 지혜는 오랜 경험에서 비롯된 것 같은데 이번에 그래도 성적이 제법 많이 올라 자랑스럽긴 하다.
집에서든 학교에서든 여러가지로 힘겨울 텐데 꽃밭에서, 그래도 아빠와 함께 사진을 찍으며 미소를 지어준 것에 고마움을 느낀다. 지금의 딸아이를 보면 너무나 귀엽던 어린 시절이 기억 속에 꼭꼭 숨어버리지만 늘 변해가며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인간인지라 징그럽게 커가도 그것이 오히려 대견스럽기만 하다.
이렇게 훌쩍 커버린 딸아이와 함께 정다운 포즈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날이 앞으로 얼마나 될까 생각하며 한순간 한순간을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는 의무감을 되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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