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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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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04:35

정말 이 책은 중2 올라가는 막내에게 딱 어울리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신문에 책 소개를 하고 집에 가져와 읽어보라고 추천했다.

막내의 첫 반응? 심드렁 그 자체다. 어쨌든 책이라 하면 바퀴벌레보다 더 기겁하는 모양새라니.

 

어떻게든 책을 한 번 읽어보게 하려고 온갖 전술과 전략을 펼쳤다.

 

"주인공이 이루나라는 애인데, 너랑 막상막하더군. 그런데 너보다 더 사춘기 겪는 거 같애. 안 궁금해?"

 

"별루."

 

다음날. 제 언니가 식탁 위에 놓인 책을 게눈 감추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읽는다. 큰 애가 집중력이 강하다. 다섯 살 때인가 세종대왕 위인전을, 세상에 본 거 또 보고... 아마 열 번도 더 읽었을 걸. 본 거 왜 또 보느냐 하니 "재있어요." 큰 애 대답이었다.

 

사춘기 갱년기를 다 읽은, 아마 두 시간만에 책장을 다 넘겼을 듯, 큰 애가 내가 쏙 마음에 들어하는 얘길 한다. 여튼 아빠 맘을 알아주는 내 새끼는 큰 애밖에 없다니까... 

 

"아빠, 아빠는 이루나 하고 엄마 중에 누구 편?"

 

"당연히 엄마 쪽이지."

 

"지원이 읽으면 사춘기와 갱년기 주제로 토론해도 재밌겠다."

 

"응. 그래 그래."

 

하고 호응을 했는데... 막내가 읽어야 말이지 싶어 금세 시무룩해졌다.

 

다음날 화장실에서 남은 반은 다 읽고 나와서는 막내에게 말했다.

 

"이거 아빠도 이제 다 읽었으니 니가 읽으면 되겠다."

 

"... ..."

 

"여기에 둘게. 나중에 읽어."

 

"응."

 

"안 읽을 거지?"

 

"응"

 

"어이구.. 맘대로 해."

 

출근하면서 책을 침대 위에 올려놓긴 했는데, 나중에 퇴근해 집에 가보면 아마... 예상치가 완전히 빗나가길 바라지만, 하나도 안 읽었을걸. ㅜㅠ

 

그런데, 책이 참 재밌다. 손에 쥐고 담박에 다 읽어내려갈 정도로 집중도와 흡인력이 강하다. 문장에 산뜻하고 시원시원하다. 엄마와 딸의 갈등이 드라마를 보듯 선하다. 이루나의 대사는... 우리 막내가 좀 따라했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시원시원하다. 언젠가, 그렇게 어렸을 때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이런 말투 배우고 싶었다. 나는 생각이 많은 성격이라 말을 시원시원하게 하지 못한다.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 본 적도 없으니. 그래서 더 이 책이 더 재미있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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