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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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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오 선생의 옛이야기 창작 팀이 만든 <무서운 옛이야기>. 머슴과 지네.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의 총각이 머슴이라도 살아야겠다 싶어 집을 떠났어.
날은 어둑해져 하룻밤 묵을 곳 찾는데 냇가에 집이 한 채 보여. 아낙이 빨래를 하고 있는 거야.
사정을 얘기했더니 쉬어가래. 사연을 들어보니 남편과 10년을 살고자 했는데 얼마 전에 남편이 죽었대는 거야.
하룻밤 묵고 총각은 떠나려 해. 이때 총각 주인공은 착한 애구나 판단을 했지. 아낙도 그리 생각했겠지.
아낙은 총각에게 집에 있으라고 부탁을 해. 바깥일을 맡아달라고. 힘 쓰는 일 있잖아. 그러잖아도 머슴일 찾고 있었는데 잘됐지 뭐야.
그렇게 지내다 자기만 잘먹고 잘사는 게 미안키도 하고 할아버지 제사이기도 하구... 집에 다녀오겠다 하니 푸짐하게 싸서 보내주는 거야.
제목에 지네라는 글자가 들어가니 당연히 이 아낙이 지넨 줄은 알지. 이야기가 이쯤 되니 흥미진진해. 총각이 집에 가니 새집에 가족들이 잘사는 거야.
총각은 아낙이 돈을 보내줘 가족이 잘살게 되었다며 고마워 했지. 그러고 제사를 다 지내고 돌아오는데 산속에서 어느 영감을 만나. 아낙의 정체를 폭로하는 거지.
이 할배, 착한 사람일까 나쁜 사람일까? 정체를 이때 알 수 없으니 글이 재밌어. 할배는 지네의 밥상을 받아먹지 말래.
그런데 총각은 가족이 잘살게 해줬고. 그래서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매한가지다 싶어 밥을 먹었지. 그제야 아낙이 사연 이야기를 하지.

사실 그 영감은 천년묵은 구렁이라고. 옛이야기는 뻥튀기가 매력이긴 한데, 1000년이면 얼마야? 1년 365일로 계산하면 36만5000일이잖아. 그만큼이나 많이 하루일과를 반복했을 텐데 상상이 가? 여튼 나처럼 이렇게 따지면 옛이야기가 재미없어져. 그러려니 해야지.
지네 아낙 말이 총각한테 복수하러 올 거래. 자기말 안듣고 밥먹었다고. 왜냐면 총각이 밥을 먹어야 자기가 사람으로 변하거든.
밤에 구렁이가 왔나봐 지네가 나가서 싸우려 하지. 나가면서 날이 샐 때까지 내다보지 말래.
이게 전설이나 설화에 많이 나오는 '금기'라는 장치야. 금기가 나왔을 때 지켜지는 경우는 거의 없지. 하지말라 하면 더 하고싶고 보지말라면 더 보고싶은 게 본능인가봐.
총각은 지네 아낙 말을 어기고 막판 동틀 무렵 내다봤구. 사람으로 변화하던 지네와 눈이 마주쳐. 어찌 되겠어. 도로 지네로 변하고 산속으로 달아나버렸지. 얼마나 안타까워. 에이 등신! 싶었지.
이런게 옛이야기야. 지네가 착한 캐릭터로 나오는 건 특이하긴 하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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