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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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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조선의 풍류 가곡 기획전시'를 하고 있는 마산박물관을 찾아 전시품을 둘러봤다.
마산박물관 가곡 기획전시실 입구.

 

마산박물관 가곡 기획전시실 내부.
마산박물관 기획전시실 내에서 상영 중인 영상.

마산박물관 ‘가곡’ 기획전시 9월 29일까지

 

‘가곡’은 ‘가곡’과 다르다! 무슨 말인가? 두 단어 모두 한자로 ‘歌曲’이다. 그런데 다르다니. 많은 사람이 ‘가곡’이라 하면 “울밑에 선 봉선화야~” 하고 성악가들이 부르는 가곡으로 생각한다. 그게 아니다.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가곡은 9년 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우리의 전통 음악 ‘가곡’이다.

 

가곡은 1969년 국가무형문화재 30호로 지정됐다. 이 가곡이 그 가곡인 줄 모르고 들었다면 아마도 절반 이상은 ‘취침모드’로 바뀔지 모른다. 우리의 가곡은 서양음악의 가장 느린 빠르기보다 두 배 이상 더 느린 박자를 보이기 때문이다.

 

돌아서면 세상이 바뀌고 눈코 뜰 새 없이 시간에 쫓겨 헉헉대는 초고속시대에 환멸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느림의 미학에 빠져볼 만도 하다. 시쳇말로 ‘멍때리기’에 적절한 예술 분야가 바로 이 가곡이 아닐까 싶다.

 

창원시립마산박물관은 ‘조선의 풍류 세상을 노래하다-가곡’을 주제로 9월 29일까지 기획전시를 하고 있다.

 

기획전시실엔 먼저 가곡집인 <청구영언>과 <가곡원류> 책자를 전시해 가곡이 어떻게 수록되어 있는지 보여준다. 그리고 가곡 연주에 쓰이는 악기들, 가야금·거문고·장고·피리·단소·해금 등등. 그런데 흔히 쓰이지 않는 악기도 보인다. 비파와 양금이다. 김수진 학예사의 이야기다.

 

“요즘은 거의 사용하지 않지만, 예전엔 비파와 양금도 가곡 연주에 쓰였다고 해요.”

 

전시실 안쪽엔 가곡전수관 조순자 관장이 가곡을 노래하는 영상이 돌아가고 있다.

 

“10년 전쯤 방송국에서 촬영한 건데 창을 하는 부분만 발췌해 보여주고 있어요. 많은 관람객이 이 영상 앞에서 한동안 눈을 떼지 못하고 앉아 있어요. 처음 접하는 음악이라 신기한가 봐요.”

 

가곡이란 예술 장르가 사람들에게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분야이긴 하겠다. 하지만 학창시절에 배운 시조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감을 자랑마라….” 황진이의 유명한 이 시조 역시 가곡으로 불리던 노래였다는 사실. 노래 가사를 문학의 한 장르로만 배웠던 우리 교육의 현실이 ‘가곡 무지’를 낳지 않았나 짚어본다.

 

전시실에는 판소리에 계보가 있는 것처럼 가곡에도 그런 계보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판소리만큼 계보가 복잡하지 않다. 조순자 관장의 경우 하규일에게서 전수한 이주환·이난향·홍원기를 잇는 가곡 보유자임을 알 수 있다.

 

전시 내용 중에 손바닥 그림이 있어 궁금증을 자아낸다. 다섯 손가락에 붙여진 이름 남·임·중·태·황. 김수진 학예사는 손가락 마디를 지목하며 소리를 낸다.

 

김수진 학예사가 인증샷 촬영에 응해줬다. 많은 사람이 박물관을 방문해 전 세계를 통틀어 하나뿐인 음악 장르, 우리 전통 가곡에 대해 많은 사람이 알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새끼손가락 ‘황’을 짚고 “이~~~.” 넷째 손가락 ‘태’를 짚고 “이~~~.” 이 장면을 글로 표현하기 쉽지 않다. 마산박물관을 찾아 학예사로부터 직접 설명 듣는 게 가곡을 가장 쉽게 이해할 방법일 것이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관람료는 없으며 방문 시 설명을 요청하면 언제든 학예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문의: 055-225-7171.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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