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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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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17:42

경남도립미술관 앞 각종 철새 모형의 솟대들.

'철새 정치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이 그분껜 죄송하지만 '이인제'씨입니다. 왜그런지는 확실히 모릅니다. 그냥 신문이나 TV 뉴스를 조금 많이 봤을 따름인데... 다른 사람도 몇몇은 생각이 날 듯한데 별로 반갑지 않은 인물 쭉 나열한다고 좋은 글 되는 것도 아니고 그냥, 한 분으로 만족하렵니다.

나는 언론이 비겁하게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 당 저당 옮겨다닌 정치꾼들에게 '철새'라는 칭호를 붙여준 데 대해 불만이 있습니다. 철새정치인 빼고 '철새' 하면 떠오르는 새들이 있습니다. 저어새, 따오기, 쇠기러기, 뜸부기... 철새들은 이름도 예뻐서 기억이 가물가물 해도 인터넷에 더 찾아보게 되네요.

철새의 종류엔 겨울새, 여름새, 또 나그네새가 있다고 합니다. 겨울새는 가을을 북쪽에서 보내고 겨울에 한반도로 날아와 지내는 철새이고 여름새는 제비같은 새처럼 봄에 한반도로 날아들었다가 가을이 되면 다시 남쪽으로 추위를 피해 날아가는 새를 말한답니다. 나그네새는 그냥 봄, 가을 한반도 금수강산에 잠시 날개를 쉬었다 지나가는 철새를 그렇게 부른답니다.

철새들이 계절에 따라 한반도에 날아들어 여름과 겨울을 보내고 돌아가는 것은 본능에 의한 것입니다. 물론 돌아가는 것인지 돌아오는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철새에게 국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 나라 저 나라 다니는데 여권보자는 사람도 없으니 우리나라 새다, 남의 나라 새다 따질 것도 없겠지요. 그저 북쪽에서 왔다갔다 하는 새는 추우면 한반도로 날아들고, 남쪽에서 왔다갔다 하는 새는 더우면 한반도로 날아든다는 것 뿐입니다.

그런데 이런 철새에게 우리 언론은 엄청난 불명예를 덮어씌우고 있습니다. 정체성 없이 주판알 튕겨 자신에게 유리한 정당을 오가는 사람에게 어찌 본능적으로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고귀한 생명체인 '철새' 칭호를 부여한 것입니다. 철새들 이 말 듣고 마음 편히 하늘을 날 수 있겠습니까.

철새라 함은 솟대 걸린 가을 저녁놀처럼 아름다운 비상(飛上)이 먼저 떠오르는데 '철새 정치인'하니 변절자, 이기주의자, 기회주의자 등이 철새에 덧칠되는 것 같아 썩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아, 기회주의자라는 표현을 쓰다보니 소설가 전광용의 '꺼삐딴리'가 생각나는군요. 일본이 실권을 잡으면 일본인에 아부해서 한자리 얻고, 소련(구 러시아)의 힘이 세다 싶으니 이젠 쪽에 붙어서 특혜를 받고, 미국의 세력이 강해지니 잽싸게 영어를 배워서 안정적 생활을 영의하며 소위 '지도층' 인사가 됩니다.

그러나 철새는 '꺼삐딴리'가 아닙니다. 그저 날씨에 따라 본능에 따라 거주지를 주기적으로 옮기는 것일 뿐입니다. '철새'라는 말이 '기회주의'와 상통하게 되면 본의 아니게 억울함을 당할 수도 있겠습니다. 오랜 늪의 신비가 매력적인 '우포'에서, 찬바람이 물결을 깨우는 주남저수지에서 어떻게 철새를 좋아한다 말할 수 있겠습니까.

'철새'의 본디 의미를 되살렸으면 합니다. 신뢰할 수 없는 정치인에 붙이지 말고 진짜 철새에게 돌려주어 명예를 회복시켜 주었으면 합니다. 음, 그렇다면 기회주의 정치꾼들은 어떻게 부르면 좋을까? 전광용 소설의 주인공 '꺼삐딴리'를 명사화해도 될 듯합니다. 하지만 이 땅에 꺼삐딴리는 아예 나타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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