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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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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7월 17일. 이곳은 부산 금곡동 산업인력공단 부산지역본부에 있는 지게차 실기 시험장이다. 필기시험도 이곳에서 쳤기 때문에 아무리 내차에 있는 네비게이션이 바보게이션이라도 찾아가는데 어렵지 않았다. 사진은 이 세 장뿐이다. 사진찍는 것이 금지사항이라는 얘기를 전해들었기 때문이다. 이왕 찍은 것은 할 수 없고 금지사항이라는데 더 찍을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아까운 장면들을 그냥 머리 속에만 남겨야 했다.

 장면은 함께 중장비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동무의 지게차 운행모습이다. 학원에서 21명이 응시를 했는데 3명이 떨어졌다. 일반 응시생들과 함께 모두 39명이 실기시험을 쳤는데 25명 정도가 합격한 듯하다. 전혀 실력이 되지 않는 사람이 실기시험에 많이 응시한 듯했다.

 떨어진 3명 중 두 사람은 학원에서도 다른 사람을 가르칠 정도의 베테랑으로 통하던 사람인데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쓴잔을 마셔야 했다. 한 사람은 첫 작업에서 포크를 든 채로 작업공간을 빠져나와 실격이고 다른 이는 팔레트 하역작업 때 너무 앞쪽으로 놓는 바람에 청테이프가 보여 실격됐다.

 나머지 한 사람은 연습 때 약간 서툴긴 했어도 시험을 앞두고 일주일 전부터 정상 궤도로 실력이 업그레이드 됐는데 처음 팔레트 포크 삽입작업에서 너무 긴장한 나머지 팔레트를 많이 움직여 실격처리 됐다.

 나는 전체 39명 중에 네 번째로 시험을 쳤다. 1번과 2번은 우리 학원사람이고 3번은 우리 학원사람이 아니다. 1, 2번 합격했는데 3번은 떨어졌다. 너무 당황했는지 포크를 든 채 출발선으로 쭉 밀려나왔다. 감독위원이 호루라기를 불렀는데도 무엇 때문에 부는지 모르는 것 같았다. 아마 현장에서 지게차 운전을 하지만 학원에서 정확한 운행방식을 배우지 못하지 않았나 싶다.

 내 차례다. 살짝 긴장된다. 몸 좀 풀고. 지게차에 올랐다. 안전밸트를 매고, 감독위원이 호루라기를 분다. 시작하라는 신호다. 주차 브레이크를 풀었다. 리프트를 당겨 포크를 올리고 틸트레버를 당겨 포크를 수평으로 만들었다. 출발. 맞은편 드럼통 위에 얹힌 팔레트로 다가갔다. 어이쿠. 높이가... 센터는 맞춘 것 같은데 높낮이가 또 헷갈린다. 너무 조심스럽다. 겨우 끼워넣었다. 시간이 제법 흘렀다. 평소의 속도보다 두 배는 더 걸렸지 싶다. 포크를 내리고 뒤로 빠져 나올 때에도 너무 조심스러워 속도를 낼 수가 없었다. 후진 했다가 좌회전 했을 때 주행하며 속도를 겨우 낼 수 있었다.

반대편 팔레트 하역작업을 할 때에도 조심스럽다. 팔레트 포개지는 것에서 감점 3점 정도 먹었을 것 같다. 제법 맞추고 빠져나왔다. 포크가 팔레트를 물까봐 아주 천천히 했다. 시간이 제법 흘렀을 거란 짐작이 머리에 스친다. 이제 속도를 내야겠다는 생각에 미치자 엑셀러레이터를 힘차게 밟는다. 정차 선에서 포크를 내렸다 다시 올리고 전진. 포크를 팔레트에 꽂고 본격 후진 주행이다.

 회전 주행에서도 정지 없이 핸들을 돌렸다. 출발지점 작업공간에 들어섰을 때 좀더 속도를 올려야겠다는 계산이 나왔다. 드럼통 위에 팔레트를 평소의 속도 대로 올리고 포크를 뺀 다음 리프트를 내리고 뒤로 쭉 뺐다. 3분 35초. 25초만 더뎠어도 시간초과로 탈락이 될 뻔했다.

 점수가 얼마나 나왔을까 무척 궁금한데 다음 주 목요일 발표를 한단다. 그런데 2만 4200원을 들여 실기시험을 쳤는데 합격했다고 자격증을 발급받는데도 돈이 든단다. 국비로 교통비 식비 받아가며 한 공부이긴 하지만 산업인력공단에서 수험료를 좀 많이 받는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감독위원들이야 공무원이니 월급이 그 돈에서 나가는 것은 아닐 텐데... 지게차 지입비와 유류비용이 그 정도 든다는 것인지...

 암튼 일주일 후면 공식적으로 합격 통지를 받을 테고 도 며칠 지나지 않아 자격증을 손에 넣을 텐데 마흔일곱의 세월에 처음으로 손에 쥐게되는 자격증인 셈이다. 함께 공부하는 사람 중에는 자격증이 열다섯개인 사람도 있는데... 흠.

 암튼 이번 시험 합격은 중년의 나이에 새로 시작하는 인생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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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수염이 제법 자랐다. 알이 잘 익었음을 알려주는 듯하다. 올핸 옥수수 사먹지 않아도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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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7월 16일 수요일 아침. 마산 석전동. 하늘에서 쏟아지는 빗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아이들이 등교하던 7시 30분에서 8시까지는 여느 비오는 날처럼 그러려니 했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나서 이리저리 정리할 것 하고 막내를 데리고 나서려는데 세다. 빗줄기가 주룩주룩 내리는 것이 아니라 쏴하고 쏟는다. 대개 이렇게 강하게 내릴 땐 얼마 못가서 숙지근해지는데 그렇지 않다. 하는 수 없이 빗속에서 아이 인형이다, 가방, 이런저런 것들을 차 안으로 옮기고 막내를 차에 태워 출발했다.

 

8시 40분. 9시 20분까지 출석카드를 찍어야 하는데 딸막딸막하다. 석전초등학교 쪽으로 해서 큰길에 나가려는데 차들이 많이 밀린다. 경남은행 본점 앞에서 좌회전하지 않고 직진했다. 아이쿠. 뒷길에 물이 너무 많이 찼다. 바퀴의 반은 물에 잠긴다. 여전히 비가 내리 붓는다. 막내는 뒷좌석에서 잘 논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앞으로 해서 큰길로 나왔다. 도로의 반은 황톳물로 잠겼다. 1,2차로 정도는 차를 몰고 다닐 만하다.

 

합성동을 지날 때 머리를 굴렸다. 창원대로길에서 북면으로 들어가는 곳이 낮은 지대이므로 물에 찼을 것 같다. 철길 옆 교차로에 들어섰을 때 구암동 쪽으로 좌회전했다. 아무래도 지대가 높으니 물이 차지는 않았을 것이었다. 예상대로 였다. 그길로 북면 도로로 차를 올려 달렸다. 굴현터널에 당도했을 때 입구쪽에 교통통제가 있었다. 1차로 하나만 차량이 통행하도록 유도하고 있었다. 이유는 오른쪽 산위에서 물이 폭포처럼 쏟아져 내렸기 때문이다.

 

터널을 지나고 나서부터는 물에 잠기거나 위험지역은 없었다. 북면 집까지 안전하게 도착했다. 대문앞에 차를 세웠을 때 마침 비도 조금 잦아들었다. 아이를 집안에 들여놓고 도시락을 챙겨 다시 시동을 걸었다. 감계리 산중턱에 있는 지게차 학교 실습장으로 가기 위해서다. 시간이 빠듯하다. 3분 남았다. 지각은 면하지 못하겠다.

 

올라가는 길에는 자갈들이 길에 쏟아져 나와 차가 털털거렸다. 시간은 없는데 속도를 낼 수가 없다. 도착하니 차가 별로 없다. 넉대 정도 비를 맞고 서있었다. 사무실로 들어가 카드를 긁으니 9시 20분 50초다. 50초만 당겼어도 지각은 아닌데...

 

진해팀이 오지 않는다. 석진씨가 전화를 하니 물에 잠겨 시동이 꺼졌단다. 창원 홈플러스 앞에서. 보험사에 전화를 해봤지만 레커가 오지 못하는 사정이란다. 다른 때엔 오라지 않아도 살짝 박기만 해도 총알같이 달려오던 레커가 오늘만큼은 배짱인 것인가? 아마도 오늘 같은 날 레커가 가장 바빴지 싶다. 물론 교통관련 공무원이나 사고지역 사람들도 바쁘긴 했겠지만.

 

구조대가 출발했다. 나중에 이야기를 들으니 동승했던 원생들이 물 속에서 차를 밀고 쇼를 했다는데... 진익 씨는 그 와중에도 담배 사러 가야 한다며 차에서 빠져나갔단다. 다른 사람들의 원성을 뒤로한 채. 숙희 씨의 이 진술은 농 반 진담 반으로 들렸다. 구조대가 가서 일단 점퍼로 시동을 걸어보니 다행히 걸렸단다. 물먹은 차는 카센터로 가고 나머지는 실습장으로 왔다.

 

이 와중에도 진 부장의 지시에 따라 원생들은 열심히 지게차 연습을 했다. 모의 주행 시험을 쳤는데 다들 속도가 늦다. 벌써 수중 운전을 한 게 나흘째다. 시험을 치는 내일은 날씨가 좋아야 할 텐데 일기예보가 반갑지는 않다.

 

뉴스에선 산사태도 나고 가옥이 무너지고 침수 사망 실종사건도 터져 난리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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