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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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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2일부터 경남중장비직업전문학교에 들어가 지게차 공부를 시작했다. 국비로 공부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여서 매일 아이를 어머니께 맡기느라 아침부터 분주하게 보냈지만 2개월만에 자격증을 손에 쥐니 고생한 보람이 뿌듯함으로 다가온다.

 

 

결과가 아침부터 발표된 모양이다. 북면 중장비 실습장으로 출석을 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무실에 사람들이 웅성웅성한다. 집에 돌아가서 인터넷으로 검색해볼 수도 있지만 내 점수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

 

수험번호가 생각나지 않아 집에 있는 큰딸에게 전화를 걸어 수험번호를 확인하고 황 실장(89기인 우리 기수를 가르친 중장비 강사)에게 득점을 알아봐달라고 했다. 결과는 81점. 별로 만족스럽지 못했다. 시간은 좀 걸렸지만 실수를 한 게 하나도 없었는데... 81점이라니...

 

의아해하면서, 우리 기수 중에서 가장 정확하게 지게차를 운행하는(누구나 인정하는 바다) 박모씨의 점수를 물었더니 81점이란다. "뭐!" 어찌된 것일까. 시험을 칠 때에 한 번도 실수하지 않고 거의 완벽하게 시험을 쳤는데 그도 81점이라니... 여러 사람에게 물어보니 점수 대가 81점이 가장 높고, 그 다음이 79점, 75점 정도의 분포다. 실수를 좀 한 사람도 그 밑으론 내려가지 않았다.

 

하기야 기능 자격증에 점수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합격이면 된 것이지만 선뜻 이해할 수 없는 점수 결과에 이러쿵 저러쿵 말도 많았다. 어쨌거나 오늘 발표도 난 김에 후딱 창원 교육단지 내 폴리텍 대학 옆에 있는 산업인력관리공단 경남지사를 찾아갔다. 자격증을 받기 위해서다.

 

 생애 처음 받는 자격증이다. 나이 마흔 일곱에 이런 선물이 생길 거라곤 꿈도 못 꿨는데 말이다. 이 자격증을 교부받는 덴 3000원이 든다. 그런데 이 자격증만으론 지게차를 운행하지 못한다. 지게차를 몰려면 면허증이 있어야 한다. 자동차 운전 면허증처럼. 건설기계에 속하는 것이면서 바퀴를 기관으로 굴려서 도로를 주행하는 것이어서 따로 면허증이 더 필요한 모양이다. 그것을 교부받으려면 시군청 건설과에 가야한다. 마산은 마산종합운동장내 차량등록사업소로 가야 한단다. 이때에도 2000원이 든다는데... 돈이 좀 아깝다. 이왕이면 업무를 통합해서 '쯩'도 하나로 하고 발급 업무도 한 번으로 끝내는 행정이 아쉬운 부분이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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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7월 22일 오전 9시 30분. 경남중장비직업전문학교가 있는 경남 창원시 북면 산중턱. 맑은 하늘에 태양이 이글거리며 열을 내뿜고 있다.
 

개기 일식이 시작한다기에 마시던 막걸리잔을 급하게 놓고 식당을 뛰쳐나가 차에 있던 카메라를 들고 하늘을 향했다. 컬러 모드여서 그런지 빛이 많이 번진다.

선글라스를 대고, 또 흑백모드로 바꿔 셔터를 눌렀더니 일식의 윤곽이 드러난다.

다른 사람의 선글라스를 빌려 두 개로 겹쳐 태양을 찍으니 더욱 또렷한 모습이 나타난다.

신문지에 펀치로 구멍을 내어 백지에 그림자를 드리우니 초승달처럼 변한 태양의 형상이 드러난다.

참 신기하다. 태양이 작은 구멍을 통과해 제 모습을 이렇게 비출 줄이야... 몰랐던 사람도 많았으리라.

선글라스 두 개를 겹치는 것이 하나로 렌즈에 대고 찍는 것보단 훨씬 빛의 번짐을 막고 선명하게 찍을 수 있다. 물론 눈으로 확인할 때에도 눈부심을 적게 할 수 있다.

달이 3시 방향에 와서 태양을 가렸을 때다. 부메랑 같기도 하다.

컬러 모드로 변환해 찍어봤다. 선글라스 두 개여서 그런지 이것도 괜찮다. 가장 절정에 달한 일식현상이다. 오전 11시 1분 12초에 찍은 모습이다.

달은 1시 방향에서 7시 방향으로 미끄러지듯 내려왔다.

제법 시간이 흘렀다. 몇몇 사람들은 일식구경을 그만두고 다른 일에 열중이다. 카메라를 들고 하늘에 대고 연신 셔터를 눌러대던 나는 아쉬움이 하나 생겼다. 제법 괜찮은 카메라라고 생각했는데 선명하지 않은 태양의 윤곽에 더 괜찮은 카메라는 어떨까하는 욕심이 슬슬 일었다.

달이 6시 방향에 걸렸다. 11시 34분 24초의 모습이다. 짧은 시간이지만 역사적인 순간을 지켜봤다는 데 좀 더 나이가 들었어도 추억이 되겠다.

선글라스 두 개로 일식을 관찰한 아이디어는 아주 좋았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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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영화 '버킷리스트'를 봤다. 버킷리스트는 살아생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쭉 적어보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왜 버킷, 즉 바가지라는 이름이 붙었는지 유래는 알 수가 없지만 영화에서 감명은 좀 받았다. '좀'이란 수식어를 쓴 이유는 회계사 출신의 돈 많은 회장이 남은 6개월의 삶을 돈으로 칠갑하는 건 따라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버킷리스트의 진정한 의미를 퇴색시켰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카터와 에드워드, 생활형편이 판이한 두 사람은 한 병실에서 처음 만난다.

둘은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 하나하나 실천해나가는데 그 첫째가 스카이다이빙이다. 두 영감쟁이 얼마나 쫄았을까.

이집트 피라미드 앞이다.  혹은 다른 피라미드 꼭대기일 수도... "어떻게 내려가지"하는 대사로 눈치를 긁었다만. 저런 델 맘껏 다닐 수 있는 여유가 내게 있더라면...

카터가 먼저 세상을 떠난다. 히말라야 어느 산정에 묻혔다. 유골은 커피 깡통에 담겨. 역시 6개월 시한부 생을 살던 에드워드도 카터가 묻힌 산정에 나란히 잠든다. 장엄한 세상을 죽어서 직접 보면서 말이다. 아주 장엄한 세상을 내려다 보면서...

 영화를 중간에서부터 본다면 두 영감쟁이는 오랜 친구로 막역한 사이인 줄 착각하기 딱 맞다. 그런데 두 영감은 만난지 3개월도 채 안 되어 함께 스카이다이빙과 카레이스를 즐기고, 함께 세계일주를 한 데는 한 가지 공통적인 이유가 있어서다. 바로 죽음이라는 것이 그 두 사람의 앞에서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병원 2인 병실에서 만난다. 정비사인 카터(모건 프리먼)가 있는 병실로 재벌 사업가 에드워드(잭 니콜슨)가 입원한다. 사실 이 병원은 에드워드의 병원. 한 병실에 침상 두 개를 원칙으로 내세웠기 때문에 자신만이 독실을 쓸 수 없었기에 카터와 함께 있게 된 것. 두 영감의 성격은 판이하다. 카터가 모범생 스타일이면 에드워드는 바람둥이 기질에 만사 적극적인 사람인 듯하다.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이란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영화는 그런 주제의 측면에서 강열한 메시지가 있다. 카터가 학생 때 교수로부터 숙제를 받은 '버킷리스트'를 이제야 병실 침대에 누워 끼적였는데 이를 에드워드가 몇 가지를 추가해 실행에 옮긴다.

 대여섯 가지가 있었는데 생각나는 대로 나열하자면, 눈물이 나게 웃어보기, 모르는 사람 도와주기, 정신병자가 되지 말기, 장엄한 것 직접보기... 뭐 이정도에 에드워드가 추가한다. 아름다운 소녀와 키스하기, 스카이다이빙하기, 문신하기...

 순박한 카터의 리스트에 비해 에드워드의 추가 리스트는, 말하자면 도발적이다. 45년 동안 정비사로서, 가장으로서, 가족을 사랑하며 생활해왔던 카터는 뭔가 빠진 듯한 것을 느껴왔다. 그것이 무엇인지 확실히 몰라도 에드워드의 리스트 대로 한다면 해갈이 될 법도 하다. 그 발칙한 제안을 받아들인다.

 프랑스, 티벳, 홍콩, 이집트 등엘 전용기를 타고 다닌다든지, 중국의 만리장성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는 모습은 멋지긴 하나 나같은 프로박테리아는 언감생심 상상도 할 수 없는 뜬구름에 불과하다.

 그렇담 내게 맞는 버킷리스트는? ........ 어찌 퍼뜩 떠오르는 일이 이리도 없을까? 남은 평생 노동자로 살기, 이건 좀 별론가? 뉴질랜드엔 꼭 한 번 가보기. 또... 다른 사람에게 감명을 줄 수 있는 소설 한 편. 그리고 또... 아, 떠오르는 게 없다. 버켓리스트, 별 소망 없이 지금껏 살았나보다. 카터처럼 누군가를 아주 조금이라도 전혀 모르게 도와주는 것도 괜찮겠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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