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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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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8.08 아들과 1대 1 농구 2
  2. 2009.08.07 오랜 만에 아이들과 함께 산에 걸음을 하다 2
  3. 2009.07.28 피서지의 겁 모르는 잠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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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학년 아들. 언제 이렇게 농구 실력이 좋아졌는지... 번번히 공을 빼앗긴다. 아, 10킬로만 적게 나가도... 아쉬움은 잠시다. 아들은 팔팔 뛰면서 골대에 공을 집어넣기 바쁘고 나는 이마에서 턱밑으로 흐르는 땀줄기를 닦아내기 바쁘다.

토요일 오후, 온가족이 창원 만남의 광장으로 향했다. 아이들은 방학인데도 일주일 내내 집안에서만 맴도니 그것이 갑갑하기도 했다. 오전엔 인터넷 영화로 시간을 보내고 오후엔 화석화되어가는 몸을 유연화하려고 자전거며 농구공이며 배드민턴 채를 챙겨서 차에 실었다.

창원 만남의 광장은 토요일 오후 5시임에도 한산하다. 게다가 오늘 같이 햇살이 강하지도 않고 바람도 심심치않게 부는 날인데... 덕분에 모르는 사람과 어깨 부딪힐 염려 없이 맘놓고 놀순 있었지만, 거참 오늘 무슨 날인가.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있는데 어떤 아저씨 둘이서 이야기를 나눈다. "오늘 광장에 사람들이 참 없네." "그러게. 아마도 휴일이라서 멀리 캠핑이나 간 모양이지."

아내의 농구실력도 무시못할 정도다. 비만도는 나와 비등해도 나만큼 지치진 않는다. 농구 1차전을 마치고 저녁으로 싸온 기밥을 먹었다. 이젠 종목을 바꿔 배드민턴. 바람이 너무 시원하게 불어 땀을 식히기엔 좋지만 셔틀콕이 바람을 타는 바람에 채를 휘두르기엔 적절치 않다. 실력이 없는 것은 아닌데... 셔틀콕을 주우러 다니기가 일이다.

막내가 혼자서 잘도 페달을 젓는다. 지금까진 자전거를 탈 때 항상 뒤에서 밀어줬는데... 혼자서도 잘 할수 있다니... 중학생 큰 아이는 이제 카메라 앵글에서 벗어나기 일쑤다. 일부러 피해다니는 것은 아닌데 카메라 렌즈는 큰 아이보다는 막내를 주인공으로 삼는다.

오랜 만에 잘 놀았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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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고 많은 것이 시간이고(마음 편한 시간은 아니지만) 쌔고 쌘 곳이 갈곳인데 어쩌다보니 주야장천 안방주사로 집구석에만 쳐박혀 뭐하는지도 모르게 하루의 시간을 흘려보내다가 정말 간만에 뒷산에라도 오르자하여 아내와 함께 아이들을 데리고 집밖으로 나섰다. 비가 올락말락한다. 거참.

나야 직장 그만 둔 지 1년을 다 채워가고, 아내는 다니는 목욕탕에서 불미스런 일과 물에 치명적인 건강상 악조건으로 일을 접은지 한 달을 다 채워간다. 갑자기 줄어든 생활비로 멀리 움직일 수도 없는 노릇이 되니 갑갑하기만 하다. 경기가 좋지 않은 탓인지 고용센터에 구직신청을 해놓아도 알선이 거의 없다. 논다고 장독 깰 수는 없는 노릇이고 뭐라도 해야 하는데 어지러운 심정을 달래는데 산밖에 더 좋은 데 있으랴.

큰 아이는 학교가야 한다며 6시 30분까지 이불 속에서 버텼다. 하는 수없이 나머지 식구들만 현관을 나섰다. 날은 벌써 밝았다.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난 막내가 제일 활발하다. 저 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 잔 엄마 아빠는 아직도 눈에 핏기가 서린 채 비몽사몽간이다. 그래도 둘째 머스마는 금방 깼는데도 싱싱한 활어같이 폴짝폴짝 뛰어다닌다. "괜히 힘 빼지 마라."

얼마나 천천히 걸었으면 아파트에서 나와 뒷산 초입에 들어설 때까지 무려 20분이 지났다. 몇 걸음 올라가니 팔각정이 나오고 허리 근육 풀게 설치한 기구가 있다. "쉬자." 사실 얼마 오지 않았어도 시간이 많이 걸렸으니 운동 많이 한 것이다며 이야기를 꺼내고 공감을 했다. 살찐 우리 부부끼리. "자, 돌아가자." 막내가 기구에 재미를 붙였는지 싫다 하고 둘째는 아무 생각 없다. 그냥 가자 하면 가는 것이다.

막내 손목을 잡고 끌었다. 완강히 버티는데 엄마가 "뽀로로 보러 가자." 하니 나보다 빨리 하산길에 나선다. 막내는 요즘 도로 경계석을 타고 걷는 게 취미다. 손을 잡아 주면 "엇자, 엇자"하며 잘도 건넌다. 우리는 팔도 흔들고 몸도 자주 틀면서 빨리 걷는다. 아내도 팔 다리 몇 군데 모기에게 빨대를 꽂혔다.

모기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둘째에게 문제를 냈다. "모기는 무는 것일까? 쏘는 것일까?" "무는 것 아녜요?" 했다가 "쏘는 거네." 했다가 왔다갔다 한다. 문다는 말은 아랫니와 윗니를 이용해 물체를 꽉 조이는 것을 말함인데, 모기가 그렇게 물어뜯는 모습을 본 적이 없으니 문다는 말은 틀린 것 같은데... 쏜다는 말도 맞지 않은 것 같고 똥침으로 벌이나 쏘지... 입으로 쏘는 벌레 본 적이 없으니...

따지고 보면 파리나 나비와 마찬가지로 주둥이로 쭉쭉 빨아먹는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은데. '모기에게 빨렸다?' 헐. 나비가 꽃을 문다고 표현하지는 않으니 모기도 문다고 표현하면 공평하지 않은 듯하다. 모기의 유전적이고도 오래된 흡혈 행동에 대한 표현의 한계는 아프면 물렸다고 생각하는 인간의 이기적이고도 표현력 부족에서 온 현상일 뿐이고... 좀 적절한 말이 없을까.

얼마 걷지도 않았으면서 막내가 업어달라고 난리다. 처음엔 제 엄마더러 안아달랬다. 두 번째엔 내가 목말을 태웠다. 많이 타지 않아 그런지 중심을 못잡고 머리카락 다빠지게 어지간히도 세게 손으로 잡아챈다. 집에 돌아오니 큰아이는 아직 출발도 안 했다. TV나 보고 있고 말이야. 우리 도착하는 소리 듣고 후다닥. "학교 다녀 오겠습니다." "오늘 비 온단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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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서지 잠자리는 정말 겁이 없다. 사람들이 자기를 해치지 않을 거란 믿음 때문일까. 가끔은 손에 안기도 한다. 개구장이들의 잠자리채에 갇혀 어떤 경우엔 짧은 생을 마감하기도 하지만 별로 괘념치 않는 듯하다. 그저 살면 사는 거고 죽으면 그만이라는 듯이... 일본 사무라이들이 그렇게 살다 갔을 것이다. 그런데 사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는 사랑을 해보면 느낀다. 아내를 사랑하고 자식을 사랑하고 스스로를 사랑한다면 건강에 겁도 생기고 회사에서 잘리는 것도 겁이 나고 변화에도 겁이 난다. 우리가 살면서 정말 필요한 것은 그 우려에 아주 조금 뭔가를 이루기 위한 용기가 더 필요할 뿐이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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