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1대 1 농구
직사각형 속 세상 / 2009. 8. 8.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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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학년 아들. 언제 이렇게 농구 실력이 좋아졌는지... 번번히 공을 빼앗긴다. 아, 10킬로만 적게 나가도... 아쉬움은 잠시다. 아들은 팔팔 뛰면서 골대에 공을 집어넣기 바쁘고 나는 이마에서 턱밑으로 흐르는 땀줄기를 닦아내기 바쁘다.
토요일 오후, 온가족이 창원 만남의 광장으로 향했다. 아이들은 방학인데도 일주일 내내 집안에서만 맴도니 그것이 갑갑하기도 했다. 오전엔 인터넷 영화로 시간을 보내고 오후엔 화석화되어가는 몸을 유연화하려고 자전거며 농구공이며 배드민턴 채를 챙겨서 차에 실었다.
창원 만남의 광장은 토요일 오후 5시임에도 한산하다. 게다가 오늘 같이 햇살이 강하지도 않고 바람도 심심치않게 부는 날인데... 덕분에 모르는 사람과 어깨 부딪힐 염려 없이 맘놓고 놀순 있었지만, 거참 오늘 무슨 날인가.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있는데 어떤 아저씨 둘이서 이야기를 나눈다. "오늘 광장에 사람들이 참 없네." "그러게. 아마도 휴일이라서 멀리 캠핑이나 간 모양이지."
아내의 농구실력도 무시못할 정도다. 비만도는 나와 비등해도 나만큼 지치진 않는다. 농구 1차전을 마치고 저녁으로 싸온 기밥을 먹었다. 이젠 종목을 바꿔 배드민턴. 바람이 너무 시원하게 불어 땀을 식히기엔 좋지만 셔틀콕이 바람을 타는 바람에 채를 휘두르기엔 적절치 않다. 실력이 없는 것은 아닌데... 셔틀콕을 주우러 다니기가 일이다.
막내가 혼자서 잘도 페달을 젓는다. 지금까진 자전거를 탈 때 항상 뒤에서 밀어줬는데... 혼자서도 잘 할수 있다니... 중학생 큰 아이는 이제 카메라 앵글에서 벗어나기 일쑤다. 일부러 피해다니는 것은 아닌데 카메라 렌즈는 큰 아이보다는 막내를 주인공으로 삼는다.
오랜 만에 잘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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