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을 읽다가)농협 하나로마트의 수입과일 판매, 뭥미?!
읽다보니 은근히 농협의 '무개념'에 화가 치민다. 농협은 나름대로 이유를 댄다. 뭐라고 했나면.
"수입농산물을 찾는 내방 고객 구매 욕구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관내 타 대형 유통매장과 경쟁 속에서 수입 농산물 미취급에 따른 기존 내방 고객들의 이탈이 심화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원스톱 쇼핑제공과 매출신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바나나와 오렌지, 파인애플 등을 국내선 과일과 동일하게 매장에서 진열 판매할 계획이다."
이 대의원 총회의 의결로 이천농협은 수입 과일을 판매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셈이다. 그러나 당장 실현하지는 않고 있단다. 왜 농민들의 반발이 거센 데다 자칫 전국적인 사안으로 이슈화할 문제이다 보니 섣불리 실행에 옮기기 어려운 측면도 있을 것이다.
농협의 수입 농산물 판매는 해당 농협의 문제만은 아니다. 이천농협에서 대의원 의결 대로 수입 농산물을 매장에 내놓고 판다면, 전국에 있는 다른 농협에서도 따라할 선례를 마련하는 것이다.
농협은 대부분 농민이 조합원으로 이루어진 조직이다. 농민을 바탕으로 농민을 위한 조직이 바로 농협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농협에 농민은 안중에 없어지는 듯하다. 대출을 하려해도 어떤 때엔 농민보다 담보 든든한 비농민 대출이 더 수월한 때도 많다. 농협 관련 기사를 보면 조합장 임의로 특정 기업인에 대한 특혜 대출로 언론의 입방아에 오른 일이 어디 한두 건인가.
급기야 농협이 농민을 떠나려고 안간힘을 쓰는 흔적이 역력한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 전국에 있는 농협에서 모두 바나나를 수입해 팔고 파인애플도 팔고... 또 그러다 수입 포도도 팔고, 수입 멜론도 팔고, 수입 쇠고기도 팔고, 수입 돼지고기도 팔고, 수입 쌀도 팔고,....
처음 시작할 때가 중요하다. 아무리 큰 둑이라도 작은 흠짐에서 붕괴는 시작된다. 지금은 '바나나'만 판다지만 같은 명분으로 얼마든지 품목을 확대할 수 있다. 아무리 먹고 살자고 하더라도 지킬 것은 지켜야 한다. 수입산 과일을 매장에 진열하지 않고도 농협이 경쟁력을 갖추고 인근 대형마트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없지 않을 것이다
농민에게, 주민에게 더욱 가까이 가려고 노력하는 농협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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