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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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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양궁이 아닌 국궁을 한 번이라도 당겨본 사람은 아마도 알 것입니다만 처음 보시는 분들이 많지 싶습니다. 아래에 있는 사진은 국궁에서 활 시위를 당길 때 쓰는 물건입니다. 이름은 '깍지'입니다. '깍지손을 끼다' 할 때 그 깍지와 같은 의미로 엄지손가락 깍지 마디에 거는 물건이어서 이름을 그렇게 붙인 듯합니다.

활쏘기를 시작한지 1주일 만에 사범으로부터 깍지와 손가락 보호대를 받았습니다. 희한하게 생긴 물건이란 생각만 들었지 이것을 어떻게 활용하는 건지 아리송했습니다. 엄지손가락에 끼어보라고 해서 끼웠지만 방향이 맞는 것인지 이걸 어떻게 하는 것인지 파악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가르침을 받고 바로 끼워 현의 가운데 걸어서 당겼는데, 이룬 ㅠㅠ, 손가락이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35파운드나 되는 활의 줄을 엄지손가락 하나로 당기는데 아프지 않다면 로봇이지요.

아파도 참고 몇 번을 당겼더니 손가락에 피도 몰리고 무엇보다 뼈마디가 우리한 게 병원에라도 찾아가야 할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사범 왈 "처음엔 다 그래요. 자꾸 훈련하면서 손가락에 굳은 살이 배겨 나중에 편합니다." 헐, 이 고통을 참아야 된다니... 궁도를 그만둘까? 순간적으로 그런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일단 전략을 새로 세웠습니다. 손가락이 아프면 빼고 좀 나으면 끼고 그렇게 하자. 괜히 무리했다가 손가락 못쓰게 되면 안 하니만 못한 거니까. 이후 몇 번이고 깍지를 뺀 상태에서 가죽을 현에 걸어 검지와 중지로 당겼는데 이를 두고 뭐라고 하는 사범이 없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처음 사범으로부터 받은 깍지는 이것이 아니었습니다. 진한 고동색이었는데 우궁 자세, 즉 왼손으로 활을 잡고 오른손으로 현을 당기는 자세가 불안하여 좌궁으로 바꾸었는데 왼손엄지에 낀 깍지가 너무 헐거웠습니다. 그래서 며칠동안 없이 활시위를 당기다가 사범에게 이야기하여 바꿨습니다. 그게 사진에 있는 깍지입니다.

참, 깍지에 걸린 가죽은 엄지에 끼었을 때 깍지가 고정되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가죽의 한쪽은 가늘고 다른 쪽은 굵게 만들어져 있는데 가는 쪽에서 굵은 쪽으로 당기면 깍지가 엄지에 꽉 끼어 안정적으로 됩니다. 너무 심하게 당기면 손가락 피가 안 통해 얼얼하기도 합니다. 지릿지릿하다고 해야 하나?

깍지를 바꾸면서 내 오른손 엄지와 왼손 엄지의 굵기가 다르단 걸 알았습니다. 그것도 깍지가 마디를 벗어나 쏙 빠질 정도로 말입니다. 눈으로 보긴엔 별 차이가 없는데... 오른손 엄지를 쓸 일이 많았나 봅니다. ㅋㅋ.

참고로 깍지엔 수깍지와 암깍지가 있는데 수깍지는 대체로 남자용, 암깍지는 여자용으로 인식됩니다. 암깍지는 궁력이 약해 파운드가 낮은 활을 사용할 때 적합하고 수깍지는 센활을 사용할 때 쓰입니다. 아무래도 힘을 많이 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겠지요. 그런데 이 수깍지를 사용한 지는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수십년 안쪽이라는... 듣기로는 경남지역의 한 궁사가 처음 시작해 전국으로 번졌다고 합니다.

대신 수깍지는 튀어나온 길이에 따라 길면 손가락에 힘이 덜 들어가고 짧으면 많이 들어가는데 고수일 수록 짧다고 합니다. 짧은 깍지가 명중률도 높고요. 아무래도 현이 깍지 안쪽에서 끝으로 미끌어져 가는 길이가 짧으니가 그렇겠지요. 일리가 있습니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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