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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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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12:52

월초가 문단에 데뷔하여 금의환향한 이야기. 무엇보다 월초가 관심을 보였던 한현주라는 여성이 등장하는데 글을 베껴 쓰면서도 그가 경남연극에 어떤 역할을 했기에 한하균 선생이 주목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지 궁금하다. 문득, 현재 경남연극인들 중에 이런 이야기로 관심을 끌 수 있는 인물이 누가 있을까 궁금해진다.




일정 말기인 1930년대 말, 우리 나라의 유일무이한 문학전문지인 <문장>에 그렇게도 간절히 소망하던 문단 데뷔의 일차 관문을 통과하게 되자 월초는 그리운 고장 마산을 찾아와 온 시중을 휩쓸고 다녔다.


그 당시 마산 시중이래야 신마산은 70% 가까이가 일본인이 모여사는 신시가지였고 구마산은 거의 전부가 한국인이 취락하여 사는 보수색이 짙은 마을이었다. 다만 오동동만이 술집이 많이 있었지만 전통적인 노랫가락과 신판 유행가가 뒤섞인 이른바 '안방술집'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그러니까 이른바 술깨나 한다는 사람들은 초장술은 북마산에서 마시고 거나해지면 카페 '공작'과 '은하'를 찾아들게 마련이었다. 당시 마산에는 카페라고는 앞에 말한 두 곳뿐이었다.


지금 남성동 파출소 앞에 제일은행이 있고 그 제일은행 뒤편에 부림시장으로 들어가는 길이 있는데 그 길 왼편에 아주 조그마한 골목이 있었고 그 골목 초입에 '공작'(옛날 미도식당 자리), 그리고 그 건너편에 '은하'가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장래가 촉망되거나 그 미래가 보증된 사람의 주변에는 으레 술 친구가 모여들게 되어 있는데, 월초 자신의 말대로 '보증이 붙은 문학청년입네 하고 선배들이 곧잘하던 데카당 흉내를 내고 있었으니 주변에 술 친구가 없을 리 없다. 그러니 자연스레 마산 최고의 신식 사교장인 공작과 은하에 날마다 출근하다시피 했고, 그 중에 은하의 요정 현주를 만나게 된 것이다.


한현주. 그녀의 본명은 모른다. 술이 거나해지면 월초는 스스럼없이 옛일을 다 털어놓으시면서도 끝까지 그녀의 본명은 '어딘가에 살아 있을 그녀의 명예를 위해' 밝힐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그녀가 황해도 사리원 출신으로 서울의 풍문고녀(요즘의 여고)를 거쳐 이화여전(이화여대의 전신) 문과를 졸업한 아가씨라는 것만 밝혔다.


부산일보에 발표한 <세정무정(世情無情)>에서 이화여전 중퇴라고 쓴 것은 그녀의 신분을 노출시키지 않으려는 뜻에서였고 재학 당시 '메이퀸(5월의 여왕)'으로 뽑힌 적도 있는 재원이라는 것이다.


"이건 자네만 알아야 해"하고 몇 차례나 당부하신 뒤 "이화여전 연극반이 공연했던 체호프의 <3인자매>에 '아주 중요한 역할'(역시 역명을 밝히면 그녀의 신분이 노출되니까)로 출연했던 연극 광(狂)이었어"라며 처연하게 회상하시곤 했었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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