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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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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뭘볼까]우리가 가족임을 느끼자면 ‘만리향’

극발전소301 만리향 3호점 15일 오후 7시 함안문화예술회관 공연


극단 이름인 ‘극발전소301’은 그렇다 치더라도 부제에 달린 ‘만리향 3호점’은 대체 무슨 말인지 의아해할 독자들이 많겠다. 우선 이런 궁금증부터 풀고 가자. 가족 이야기를 다룬 연극 ‘만리향’은 중국집 이름이다.


1호점은 출연배우가 2014년 초연 멤버인 김효숙, 성노진, 이교엽, 백선우, 김지은, 문학연으로 구성되어 있고 2호점은 2015년 재연 때의 멤버로 전재홍, 김경남, 배소현, 김효선, 송영주로 이루어져 있다.


이번 함안문화예술회관에서 무대에 올리는 팀이 올해 구성된 3호점으로 TV와 영화에서도 종종 얼굴을 볼 수 있는 권오중과 장원영 등이 속해있는 팀이다. 엄마역에 유안, 첫째에 장원영, 둘째에 권오중, 셋째에 최은경, 아내 김지은, 유숙 역에는 송영주가 맡았다.



‘만리향’은 만리장성·북경반점만큼이나 많이 사용하는 중국집 이름이다. 흔하디 흔한, 그래서 너무나도 평범한 우리 일상의 여느 가족과 다를 바 없는 존재다. 뉴스에 나올만한 사연도 없고 주목받을 만한 대상도 아니지만 그 속을 유심히 들여다 보면 ‘책을 열 권을 써도 모자랄’ 사연들이 가득한 게 또 우리들의 삶인 것처럼 ‘만리향’ 가족에게도 나름의 아픈 상처들이 있다.


만리향은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이다. 가족, 국어사전엔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얘기는 이런 혈연에 의해 구성된 가족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럼에도, 가장 가까이 있는 존재들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물고 뜯고 싸우기 쉬운 대상도 가족이다. 하지만, 있을 땐 몰라도 없으면 그 빈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지는 존재 또한 가족이다.


‘만리향’ 이야기는 중국집을 운영하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뒤를 이어 공부만 했던 유학파 첫째 아들이 가업을 이어받아 운영하는 중에 어머니가 시장 나갔다가 우연히 실종된 막내를 봤다면서 찾으러 나가는 대목에서 시작된다.


이 가족의 내력을 들여다 보면,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만리향은 ‘맛집’으로 소문이 날 정도로 손님이 북적였던 중국집인데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유학생활을 하던 첫째가 물려받으면서 주방을 맡게 된다.


극발전소301 홍보동영상 갈무리 화면.


하지만 요리를 제대로 배운 적이 없는 그의 요리가 맛이 있을 턱이 없다. 아버지에게서 어려서부터 요리를 배운 둘째는 이 중국집에서 평생 썩는 게 두려워서 벌써 8년 전에 집을 나간 상태다. 점점 가세가 기울자 유도 선수로 잘나가던 셋째딸도 운동을 접고 큰오빠 가게에서 배달을 하는 처지다.


이 집에 막내가 있었다. 막내는 지적장애를 지녔는데 5년 전 갑자기 실종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느 날 어머니는 시장에서 우연히 막내를 본듯하다며 찾아 나서려 한다. 첫째와 셋째가 말려도 소용이 없다. 이 때문에 집을 나갔던 둘째도 돌아와 흩어졌던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게 된다.


자식들은 모이자마자 티격태격이다. 지금까지 지녔던 서로에 대한 서운함과 상처를 부풀려 공격한다. 첫째는 둘째에게만 요리를 가르쳐 준 아버지가 원망스럽다. 둘째는 중국요리는 알지도 못하면서 고집만 피우는 형이 밉다. 셋째 역시 이런 가족 때문에 자신이 운동을 포기해야 할 수밖에 없었던 일이 원망스럽다.


이런 가운데 어머니의 한숨에 땅이 꺼진다. 더욱 막내를 찾아야겠다는 마음이 이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 불쌍한 것이 어찌 되었을 거라는 불안한 마음 역시 가슴을 짓누르는데 자식들은 이러한 어미의 불안한 마음을 안정시키고자 가짜 무당 굿판을 계획한다.


만리향’ 커튼콜 모습./극발전소 페이스북 갈무리 화면.


가짜 무당은 셋째의 운동 동료이자 앙숙인 유숙이 맡았다. 그가 무당을 맡게 된 것은 단지 돼지를 통째로 들 수 있어야 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엉성하고 이상했던 굿판은 어느샌가 진지해지고 형제들은 그동안 감췄던 진실과 속내를 털어놓기 시작한다. 그런 중에 서로 울고 웃고 비로소 이해하고 위안을 받게 된다.


희곡 ‘만리향’은 200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봄날에 가다’가 당선돼 데뷔한 이후 ‘칼슘의 맛’ ‘만선’ ‘도로시의 귀환’ 등을 써 무대에 올린 김원의 작품이며 연출은 극발전소301 대표인 정범철이 맡았다. 이 작품은 2014년 서울연극제에서 대상을 비롯해 희곡상, 연출상, 신인연기상을 휩쓴 만큼 스토리 전개와 플롯이 탄탄하다는 평가다.


일반 15000, 함안문화예술회관 유료회원은 1만 원. 문의 : 055-580-3608.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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