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뭘볼까]수채화 ‘풍경’ 속으로 ‘풍덩’
경남도립미술관 12월 4일까지 3층 4, 5전시실서 ‘경남100경100작’전
여러 미술 작품을 보러 다니다 보면 아무래도 우리 정서에 풍경화는 수채화에 담는 게 어울린다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잦다. 물론 유화에 담은 풍경도 나름대로 ‘맛’이 있긴 하다. 대신에 수채화는 살짝 물감이 번지면서 만들어 내는 묘한 몽롱함이 풍경을 더욱 운치 있게 표현하게 되는 것 같다.
미술관 입구 프로그램 안내판.
경남도립미술관이 오는 12월 4일까지 미술관 3층 4, 5전시실에서 신종식 작가의 ‘아름다운 경남 100경 100작전’을 열고 있다. 경남의 아름다운 풍경 100개를 선정해 화폭에 담았다는 얘기다.
경남의 100경이라. 신 작가는 경남의 어디 어디를 선정해 그림을 그렸을까? 그가 선택한 경남의 100경의 그림을 들여다 보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을 듯하다.
제5전시실 입구.
제4전시실 전시 풍경.
거제시와 양산시 풍경을 담은 수채화들.
창원의 경우, 저도연륙교와 주남저수지, 경화역 벚꽃, 천주산 진달래, 무학산 학봉, 진북면 편백나무숲, 창동예술촌을 꼽았다. 그리고 진주시의 풍경은 촉석루 가을, 문산 배꽃, 금호지 능수벚꽃, 경남수목원 가을, 남강유등축제, 남강습지공원 등이다.
통영시는 동피랑마을, 욕지도, 소매물도 등대섬, 사량도, 산양읍 야소마을, 한산면 추봉도, 사천시는 대방진굴항, 초양도의 봄, 산수도, 남일대코끼리바위, 선진리성 벚꽃, 김해시는 천문대, 주촌 이팝나무, 화포천, 분산성, 연지공원 등이며 밀양시의 풍경은 호박소, 만어사 경석, 위양지의 봄, 백운산 백호바위, 제약산 억새 평원 등이 선택됏다.
거제시는 공곶이의 수선화와 바다에서 바라보는 바람의 언덕, 신선대, 바다에서 바라보는 해금강, 대금산 진달래, 대소병대도, 양산시는 홍룡폭포의 가을, 원동매화마을, 배냇골 여름, 천성산의 여름, 통도사 홍매화 등이다.
의령군은 정암루 솥바위, 황산 철쭉, 성황리 소나무, 봉황대, 탑바위, 함안군은 무진정, 연꽃테마파크, 강주마을 해바라기, 법수면 뚝방길, 무기연당, 그리고 창녕군은 우포늪의 여름, 남지 유채밭, 화왕산 진달래, 대봉늪, 영산줄다리기 등이 꼽혔다.
산청군의 지리산 실비단 폭포.
밀양시의 백운산 백호바위. 숲속에서 흰호랑이가 걸어가는 모습이다.
합천군 남산제일봉과 해인사의 가을, 그리고 황매산 철쭉 풍경.
고성군은 상족암, 병풍바위, 촛대바위, 고성평야의 가을, 거류산에서 바라보는 당동만, 남해군 금산 보리암, 독일마을, 가천 다랭이마을, 두모마을 유채밭, 지족 갯벌, 지족 죽방렴, 하동군은 섬진강 재첩, 형제봉의 철쭉, 화개 십리벚꽃, 북천역 코스모스, 삼성궁 등.
그리고 산청군은 지리산 천왕봉 일출, 지리산 청왕봉 설경, 지리산 실비단 폭포, 경호강 래프팅, 남사예담촌 부부나무, 지리산 제석봉의 여름, 함양군은 상림숲의 가을, 지안재, 군자정, 서상면 대소로 마을, 월봉산 설경, 북동마을 다랭이논, 거창 금원산 이끼계곡, 수승대의 여름, 황산신씨 고택, 고견사 은행나무, 덕천서원 벚꽃, 월성계곡 수승대, 합천군은 가야산 만물상, 매화산 남산제일봉, 해인사의 가을, 황매산 철쭉, 백련암의 가을, 황강 등이 풍경화에 담겼다.
신 작가가 수채화에 담은 풍경은 대체로 유명한 곳이다. 그림을 보면 하늘에서 내려다 보는 그림이 많은데 그는 어떻게 이런 앵글에서 풍경을 담을 수 있었을까?
경남도립미술관에 비치한 팸플릿에 보면 그의 작품에 대해 ‘새의 시선으로 풍경을 보다’라는 소제목으로 설명을 해놓은 것이 있다.
“예로부터 인간은 하늘을 나는 꿈을 꿔 왔다. 그것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것데 대한 동경이자 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그래서 많은 예술작품에 하늘을 자유롭게 나는 새 또는 날개가 등장하곤 한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인간은 새가 되지는 못했지만 새의 시선을 가질 수 있게 됐고, 날개는 없지만 카메라에 날개를 달 수 있게 됐다. 드론을 이용해 카메라를 높이 띄워 평면의 시선이 아닌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본 풍경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수채화에 담긴 경남 도내 풍경을 감상하고 있는 관람객.
그의 많은 작품이 드론을 이용한 새의 눈으로 그려졌다. 그냥 어느 때고 드론을 띄워 하늘에서 내려다본다고 멋지고 아름다운 풍경을 담아낼 수는 없는 일이었을 터. 신 작가는 “그리고 싶은 곳이 가장 아름답게 표현될 계절과 시간을 찾는 것이 정말 중요했다.” 말한다.
“천왕봉의 새해 첫날 일출을 설경과 함께 담고 싶어서 12월 마지막 날에 산에 올랐어요.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새해 첫 일출을 다행히 카메라에 잘 담을 수 있었어요. 그땐 정말 뿌듯했죠.”
신 작가가 팸플릿에 소개한 소회다. 풍경이란 것이 상황과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이어서 같은 장소에서도 몇 번이나 촬영을 반복해야 했던 적이 많았단다. 그의 말대로 풍경수채화란 것이 사진과 달라서 작가의 마음이 화폭에 스며드는 것이 중요할 터이다.
“자연을 단순히 똑같이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물의 번짐과 붓 터치를 이용해 나름대로 해석을 더합니다. 조금 더 따뜻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 따뜻한 색감을 추가하고, 조금 더 다채로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 사진에 없는 색을 추가하기도 하면서 자연을 조절하는 거죠.”
이번 주말 경남의 100경 다채로운 모습을 신종식 작가의 풍경화를 통해 감상해보는 건 어떨까? 더불어 동시에 1,2,3전시실에서 전시되고 있는 ‘피카소와 세 개의 정원-거장들의 휴머니즘’전도 함께 관람한다면 더 풍부한 예술의 세계를 맛볼 수 있을 듯하다.
매주 월요일 휴관이며 성인 1000원, 청소년 700원, 어린이 500원의 관람료가 있다. 문의 : 055-254-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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