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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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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4 22:35

가을 맞은 주남저수지 코스모스 바람에 한들한들

해맑은 하늘에 뭉게구름과 어울린 코스모스 풍광 중순 이후 절정 이룰 듯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가을 바람이 반팔 티셔츠 차림의 팔뚝에 보란듯이 소름을 돋게 한다. 아직 낮시간엔 미련이 남은 무더위가 반쯤은 기가 꺾인 채로 땀방울을 짜내지만 얼마든지 견딜 만하다. 추석이 지나면 그나마 남아 있던 더위는 거의 물러가고 산들바람이 가을을 재촉할 것이다.


가을을 재촉하는 식물, 그래서 가을의 전령사라고 불리는 식물이 ‘코스모스’다. 해마다 피던 자리에 코스모스가 다시 꽃잎을 진분홍으로 연분홍으로 또는 하얗게 꽃을 피워 바람에 한들거리기 시작했다.


도내에 코스모스가 장관인 곳이 몇 곳 있다. 하동 북천역 인근 코스모스가 메밀꽃 축제와 함께 제법 유명하다. 지난 2일 개막한 거제 둔덕면 코스모스 축제도 청마문학제와 어울려 개최돼 잘 알려져 있다.


함양 상림의 연꽃단지에도 코스모스가 연잎과 어울려 피는데 많은 사람이 찾는다. 밀양 삼문동 밀양간 둔치의 코스모스도 밀양강은 배경으로 화려한 풍광을 연출해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다.




창원에도 코스모스가 황금들녘과 어우러져 멋진 그림을 연출하는 곳이 있다. 바로 주남저수지 동쪽 뚝방길이다. 주남저수지 동쪽 끝 주천강 입구에서부터 북쪽으로 주남갤러리 인근까지 1.3㎞ 거리 산책코스에 코스모스와 해바라기가 심어져 있다. 한여름 꽃인 해바라기이지만 조금 늦게 심어 코스모스와 조화를 이루게 했다.


주남저수지 코스모스 뚝방길을 다녀온 지난 4일엔 간간이 비가 뿌렸다. 늦은 장마 탓인지 습도가 높은 데다 무더위가 완전히 물러가지 않은 상태라 후텁지근했다. 그럼에도 이곳은 찾는 시민들이 제법 많았다. 바야흐로 코스모스 시절인 게다.


위성지도


주남저수지 탐방로 입구. 오른쪽 방향으로 200m 정도 걸어가면 본격적인 코스모스 산책로가 나온다.


길을 따라 조성된 코스모스밭.


흐린 날씨이긴 하지만 이런 하늘과 어울린 코스모스의 색상이 산뜻하게 느껴진다. 특히 주남의 코스모스는 건너편 대산들녘의 황금색과 어울려 더 매력이 있는 듯하다. 우산은 쓴 듯 양산을 쓴 듯 오고 가는 시민들의 발걸음에는 여유가 있다.


걷다가 마음이 동하면 함께 온 지인들과 ‘셀카’를 찍으며 즐거워 한다. 스마트폰으로 이리 저리 카메라 각을 다양하게 잡으며 찍고는 찍은 사진을 서로 비교해보기도 한다. 어떤 이는 코스모스를 헤치고 밭 안으로 들어가 포즈를 잡는다. 만면에 미소가 가득하다.


“김치! V(손가락 두 개를 펼친 모양)”


좀 더 예쁜 사진을 찍으려고 코스모스 밭으로 몸을 내밀려 스마트폰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탐방객.


코스모스 꽃을 확대해보니 오각형 별 모양의 암술들이 빽빽이 들어 있다. 수술은 이런 암술 아래쪽에서 자라 올라오며 노란 꽃가루를 지니고 있다.


‘코스모스’란 말을 우리말로 번역하면 ‘우주’란 뜻으로 통용된다. 코스모스 속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5각형의 암술들이 빽빽하게 들어 있는데, 우리가 인식하는 별모양을 닮았다. 멕시코가 원산인 한해살이 이 풀꽃 속에 이렇듯 수많은 별들이 가득 들었으니 우주가 아니고 무엇이랴. 그런데 널리 알려지기로 이 꽃이 ‘코스모스’란 이름을 갖게 된 배경은 따로 있다.


코스모스란 말은 카오스(혼돈)과 대응되는 말로 질서란 뜻인데, 코스모스의 여덟 꽃잎이 질서정연하게 빙 둘러 피었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이렇든 저렇든 코스모스란 이름이 어울리는 꽃이다.


지금에야 전국 어디에나 볼 수 있는 꽃이 되었지만 사실 코스모스는 광복 이전엔 국내에서 볼 수 없는 꽃이었다. 1930년대 서울 지역의 ‘식물상(해당 지역의 식물 목록)’에 코스모스란 이름이 없는 것으로 보아 학자들은 광복 이후에 들여온 것으로 보고 있단다.


왼쪽으로 억새군락이 이뤄져 있는데 키만큼이나 높이 무성하게 자랐다.


전에 없이 연꽃이 크게 분포한 주남저수지 너머로 백월산이 보인다.


탐방로 곳곳에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어 탐방객들이 주남의 새들을 관찰할 수 있다.


연잎 위에서 왜가리가 날개를 펄럭이며 노닐고 있다.


코스모스 산책길로 조성된 이 탐방로를 걷다 보면 주남저수지를 끼고 도는 왼쪽으론 억새가 무성하게 자라 있다. 이 억새와 갈대는 비슷하게 생겨서 헷갈려 하는 사람이 많다. 주남저수지 남쪽 뚝방에 이 두 가지가 섞여 있다. 억새와 갈대의 구분법은 간단하다. 억새의 가장 큰 특징인 잎 가운데 하얀 줄무늬만 확인하면 된다. 말하자면 잎을 반으로 쉽게 접을 수 있는 것이 억새란 얘기다. 갈대는 줄기가 대나무처럼 마디가 져 있으므로 그것으로 구분해도 구분이 어렵지 않다.


왼쪽 주남저수지엔 연잎으로 가득 메워져 있는데 아직 연꽃들이 듬성듬성 피어있다. 대부분 꽃은 떨어지고 연밥만 남았다. 주남저수지 입구 쪽에 연뿌리를 판다는 가게를 봤는데 주남생태학습관 뒤쪽에서 재배한 그 연에서 채취한 것이겠지.


연근이라고도 불리는 연뿌리는 당절임 반찬으로 많이 먹는 뿌리채소다. 물론 연밥처럼 생식하기도 한다. 주남저수지에 연이 과다 분포되었다는 뉴스도 있던데 저걸 채취해서 식용으로 활용할 방법은 없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주남저수지 코스모스 산책로엔 해바라기도 함께 식재됐다. 아직 얼굴을 활짝 펴지 못한 어린 해바라기들이 많다. 빨리 자라서 노란 얼굴을 펴서 해바라기하고 있는 녀석들은 코스모스와 잘 어울려 산책하는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산책로 가에 심어져 있는 해바라기.


해바라기는 색상의 대조 때문인지 코스모스와 잘 어울린다.


해바라기 꽃 속에서 나비 한 쌍이 정신없이 꿀을 빨고 있다.


산책을 즐기던 시민들이 해바라기를 만나면 어김없이 스마트폰 카메라를 들이대고 셔터를 누른다. 해바라기는 코스모스와 어울릴 뿐 아니라 산책객들과도 잘 어울린다. 해바라기란 말은 중국말 ‘향일규(向日葵)’를 번역하면서 지어진 것이라고 한다.


따지고 보면 잘못 지어진 이름이란 생각도 든다. 이 해바라기가 이름처럼 해를 따라 도는 것도 아니요, 고개를 바짝 들고 해를 바라보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연유야 어찌 됐건 ‘해바라기’란 이름이 익숙해서인지는 몰라도 꽃 이름 어감은 좋다.


꽃이 있는 곳에 벌 나비가 없을 리 없다. 벌들도 이꽃 저꽃을 옮겨다니며 꿀을 탐색하고 나비들도 코스모스 밭을 휘저으며 날아다닌다. 이런 광경은 사진 마니아들에게 아주 즐거운 먹잇감(?)이다. 망원렌즈를 단 카메라의 ‘방아쇠’가 쉴새 없이 당겨진다. “촤르르르르…”


코스모스 뚝방길 절반쯤 가면 원두막 쉼터를 만난다. 안쪽엔 재두루미쉼터란 편액이 걸려있다.


코스모스 밭 너머로 대산 들녘이 펼쳐져 있다. 누렇게 물들어 가는 상황으로 보아 추석 지나면 황금빛으로 출렁일 듯하다.


길가에 핀 강아지풀이 하늘을 배경으로 멋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뚝방 코스모스 산책로 절반쯤 가면 원두막이 두 개 있다. 하나는 벤치형이고 하나는 평상형이다. 두 개 모두 ‘재두루미쉼터’란 이름을 가졌다. 주남저수지 남쪽 뚝방길부터 걸었다면 1㎞ 남짓한 거리이고 주천강 입구에서부터 걸었다면 650m 정도 되는 거리다. 날씨도 후텁지근한 것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가까이 있는 재두루미쉼터1로 들어가 나무 벤치에 걸터앉았다. 이미 와서 쉬고 있는 이들도 이곳에서 간식거리를 꺼내 먹고 있다. 봄이면 봄 대로 가을이면 가을 대로 이런 여유가 매력인 놀이가 꽃놀이 아닐까 싶다.


억새와 함께 어울려 피어있는 강아지풀이 보드라운 털을 파르르 떨며 바람을 맞고 있다. 한들거리며 바람을 원두막 쉼터로 보내는 듯하다. 온갖 자세로 사진을 찍느라 땀을 많이 흘려서인지 바람이 뜻밖에 시원하다. 양팔을 벌려본다. 몸속으로 바람이 스며드는 듯하다.


원두막 쉼터에서 바라본 코스모스 산책로. 아직 만개하지 않아 연초록인 코스모스 밭과 사람들의 옷색깔이 어울린다.


코스모스에 앉은 나비가 날개를 팔랑대며 꿀을 찾고 있다.


산뜻한 색깔의 코스모스가 바람에 춤을 추고 있다.


주천강 쪽 출발지점부터 중간 재두루미쉼터까진 그나마 코스모스가 제법 꽃을 피웠다. 다음 주 정도만 되어도 제법 만개할 것 같다. 하지만, 이 쉼터를 지나면 파종이 늦어 그런지 아직 봉오리만 살짝 밀어올린 것들이 많다.


추석이 지나면 산책로 전체가 흐드러진 코스모스로 가득할 듯하다. 만개하면 만개한 대로 또 갓 자랐으면 갓 자란 대로 예쁜 게 꽃이니 언제 찾아도 산책의 즐거움은 있을 듯하다. 바야흐로 코스모스의 계절. 해바라기와 함께하는 주남저수지 동편 뚝방길을 걸으며 가을의 여유를 만끽해보는 건 어떨까.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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