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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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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17:42

한달 전...

 

당시 찍었던 사진을 열어 파일 정보를 보니 4월 23일이라고 되어 있네요.

 

이날 막내 학교에 가는 걸 배웅하러 동네 버스정류소에 나갔지요.

 

내가 사는 동네는 창원 북면 대천이라는 곳입니다.

 

요즘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공단이 들어서니 뭐니 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어서

 

촌이라 해야 할지 도시라 해야 할지...

 

개발이 한창이라 덤프, 레미콘 같은 대형 화물차가 끊임없이 먼지를 일으키며 다니고 있습니다.

 

그것도 길 옆으로 걸어다닐 때 위협을 느낄 정도의 속도로 말입니다.

 

이런 동네에 살다보니 초등학교 1학년 아이를 혼자 버스정류소까지 보낸다는 것은

 

부모의 만용일 듯하여 항상 아내가 배웅을 해주고 있었지요.

 

마침 그날 늦게 출근을 해도 되는 날이어서 내가 아이를 배웅했던 거지요.

 

대천 정류소의 아침 풍경은 참새같은 아이들의 지저귐으로 소란스럽습니다.

 

그네를 타는 아이, 뺑뺑이에 타서 미끄럼틀 위에 올라가 있는 아이에게 같이 놀자고 소리치는 아이, 공을 차는 아이...

 

 

한 아이가 미끄럼틀에서 튕겨 차도를 가로질러 굴러간 공을 주워 돌아오고 있으며 승용차 한 대가 지나가고 이어서 레미콘 차량이 달려오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공이 미끄럼틀 다리에 튕겨서 도로 쪽으로 굴러갔습니다.

 

"어~~~~?"

 

멀리서 쳐다보고 있는데 한 아이가 겁도 없이 도로쪽으로 달려갔습니다.

 

다행히 차는 아직 먼 곳에서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아이가 공을 줍고 자동차를 한 대 보내고 다시 놀이터로 달려왔습니다.

 

아찔한 순간은 아니었지만 아이들이 저렇게 정신없이 노는데 잠차져 있다간 분명히 사고가 나겠다는 불안감이 들었습니다.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 창원시청에 어린이 보호 난간을 설치하라고 건의했지요.

 

다음날인가 사흘 후인가 담당자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자세히 설명을 해달라더군요.

 

설명할 것도 없이 사진만 보더라도 이해가 될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미주알고주알 설명을 했습니다.

 

그러고 일주일인가 보름인가 후에 다시 담당자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현장이라면서.

 

그런데 이장이 이 담당자에게 어떻게 이야기를 했는지 난간을 설치하면 동네사람들이 버스를 타는데 불편하다는 말을 나에게 건네며 정말 설치하기를 원하느냐는 식으로 묻더군요.

 

이 장소가 아이들에게 위험한 장소임을 느꼈으면 그것으로 행정을 진행하면 될 것인데

 

동네 다른 사람의 의견은 다르다며 어린이 보호 난간을 설치할까 말까 망설이는 모습이 상상이 되어 슬쩍 짜증도 났습니다.

 

 

사흘전 늦게 퇴근하면서 버스에서 내리니 난간이 설치되어 있더군요. 이 난간이 왜, 얼마나 불편을 주는지 난 아직도 그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불편한게 문제냐, 정말 재수없이 사고라도 나면 그땐 가슴을 치고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 아니냐 하면서 또 설명을 했지요.

 

공무원도 공무원이지만 버스타기 불편하니까 안된다는 사람이 더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그까짓 불편, 목숨보다 중한가싶기도 하고요.

 

어찌됐든 한 달만에 내가 원하는 대로 난간이 설치되었는데 기분이 좋네요. 늦었긴 했어도...

 

아이들이 그나마 잘못해서 공을 도로쪽으로 보내더라도 정신없이 쫓아 나가는 돌발행동을 1차 저지할 장애물이 생긴 셈이니 위험 수위는 조금 줄어들었겠지요.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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