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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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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다. 대권 출마 선언이 잇따른다. 지구촌 곳곳에서 출사표를 던지는 정치인들이 외치는 구호가 요란하다. 프랑스에서, 미국에서 그리고 한국에서 들리는 구호는 이상하리만큼 비슷하다. 양극화 해소, 일자리 창출은 전 세계 정치인들의 단골 메뉴다. 교육개혁, 금융 개혁이 시급하다고 외치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외부 원고 데스킹을 하다가 번번이 돌부리에 걸린 듯 주춤하는 표현이 있다. '출사표를 던지다'. 아마 과거 어느 나라 어느 시대에선가 장수가 전쟁터 출정에 앞서 '출사표'를 던진 일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그러지 않고서야 이런 표현이 생겼을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감히 일개 장수 따위가 왕에게 "충성!"을 외치며 출정을 해도 시원찮을 판에 "나, 전쟁터로 간다"하면서 출사표를 집어던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어쩌다, 아주 드물게 있었던 나쁜 이야기를 후세 사람들은 아주 좋게 평가하여 사용하고 있다.

 

나쁜 내용의 표현은 나쁜 용도로 써먹어야 하는데 왜 일상적 행위에 적용시켰을까? 출사표를 바치는 일을 떳떳지 못한 행위로 생각해서였을까. 그것도 아니면, 출사표가 뭔지도 모르는 누군가가 아무렇게나 써먹은 것을 멋도 모르고 '괜찮은 표현'이라고 여기고 마구 써먹어서 굳어져 버린 것일까.

 

'출사표를 던지다'가 '도전장을 내밀다'의 유사한 표현으로 이왕 굳어진 말이어서 교열할 필요는 없어졌지만 '출사표'가 무엇인지 아는 식견으로는 아무래도 사용하기 꺼림칙한 건 어쩔 수가 없다.

 

(네이버 삼국지 아카데미 자료실에서 갈무리한 장면 : 제갈량이 유선에게 출사표를 바치는 모습)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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