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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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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7월 16일 수요일 아침. 마산 석전동. 하늘에서 쏟아지는 빗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아이들이 등교하던 7시 30분에서 8시까지는 여느 비오는 날처럼 그러려니 했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나서 이리저리 정리할 것 하고 막내를 데리고 나서려는데 세다. 빗줄기가 주룩주룩 내리는 것이 아니라 쏴하고 쏟는다. 대개 이렇게 강하게 내릴 땐 얼마 못가서 숙지근해지는데 그렇지 않다. 하는 수 없이 빗속에서 아이 인형이다, 가방, 이런저런 것들을 차 안으로 옮기고 막내를 차에 태워 출발했다.

 

8시 40분. 9시 20분까지 출석카드를 찍어야 하는데 딸막딸막하다. 석전초등학교 쪽으로 해서 큰길에 나가려는데 차들이 많이 밀린다. 경남은행 본점 앞에서 좌회전하지 않고 직진했다. 아이쿠. 뒷길에 물이 너무 많이 찼다. 바퀴의 반은 물에 잠긴다. 여전히 비가 내리 붓는다. 막내는 뒷좌석에서 잘 논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앞으로 해서 큰길로 나왔다. 도로의 반은 황톳물로 잠겼다. 1,2차로 정도는 차를 몰고 다닐 만하다.

 

합성동을 지날 때 머리를 굴렸다. 창원대로길에서 북면으로 들어가는 곳이 낮은 지대이므로 물에 찼을 것 같다. 철길 옆 교차로에 들어섰을 때 구암동 쪽으로 좌회전했다. 아무래도 지대가 높으니 물이 차지는 않았을 것이었다. 예상대로 였다. 그길로 북면 도로로 차를 올려 달렸다. 굴현터널에 당도했을 때 입구쪽에 교통통제가 있었다. 1차로 하나만 차량이 통행하도록 유도하고 있었다. 이유는 오른쪽 산위에서 물이 폭포처럼 쏟아져 내렸기 때문이다.

 

터널을 지나고 나서부터는 물에 잠기거나 위험지역은 없었다. 북면 집까지 안전하게 도착했다. 대문앞에 차를 세웠을 때 마침 비도 조금 잦아들었다. 아이를 집안에 들여놓고 도시락을 챙겨 다시 시동을 걸었다. 감계리 산중턱에 있는 지게차 학교 실습장으로 가기 위해서다. 시간이 빠듯하다. 3분 남았다. 지각은 면하지 못하겠다.

 

올라가는 길에는 자갈들이 길에 쏟아져 나와 차가 털털거렸다. 시간은 없는데 속도를 낼 수가 없다. 도착하니 차가 별로 없다. 넉대 정도 비를 맞고 서있었다. 사무실로 들어가 카드를 긁으니 9시 20분 50초다. 50초만 당겼어도 지각은 아닌데...

 

진해팀이 오지 않는다. 석진씨가 전화를 하니 물에 잠겨 시동이 꺼졌단다. 창원 홈플러스 앞에서. 보험사에 전화를 해봤지만 레커가 오지 못하는 사정이란다. 다른 때엔 오라지 않아도 살짝 박기만 해도 총알같이 달려오던 레커가 오늘만큼은 배짱인 것인가? 아마도 오늘 같은 날 레커가 가장 바빴지 싶다. 물론 교통관련 공무원이나 사고지역 사람들도 바쁘긴 했겠지만.

 

구조대가 출발했다. 나중에 이야기를 들으니 동승했던 원생들이 물 속에서 차를 밀고 쇼를 했다는데... 진익 씨는 그 와중에도 담배 사러 가야 한다며 차에서 빠져나갔단다. 다른 사람들의 원성을 뒤로한 채. 숙희 씨의 이 진술은 농 반 진담 반으로 들렸다. 구조대가 가서 일단 점퍼로 시동을 걸어보니 다행히 걸렸단다. 물먹은 차는 카센터로 가고 나머지는 실습장으로 왔다.

 

이 와중에도 진 부장의 지시에 따라 원생들은 열심히 지게차 연습을 했다. 모의 주행 시험을 쳤는데 다들 속도가 늦다. 벌써 수중 운전을 한 게 나흘째다. 시험을 치는 내일은 날씨가 좋아야 할 텐데 일기예보가 반갑지는 않다.

 

뉴스에선 산사태도 나고 가옥이 무너지고 침수 사망 실종사건도 터져 난리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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