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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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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월 6일. 전국 일간지 1면 메인 기사는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이 집행유예로 풀려났다는 뉴스다. 거의 1년 만에 구치소에서 나왔는데, 재판부에선 전형적 정경유착을 찾을 수 없고, 강요에 의한 피해자란 삼성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다만 승마 관련 사안만 뇌물로 인정해 징역 2년 6월 집유 4년을 때린 것이다. 시민단체선 재벌 봐주기 판결이라며 반발했다. 구치소를 당당하게 걸어나오는 이재용의 모습, 무엇을 보여주려 한 것일까...




이 기사와 함께 눈에 확 들어오는 또 다른 뉴스가 있다. 바로 검찰이 이명박을 국정원 특활비 상납지시 주범으로 지목한 건이다. 경향신문엔 이재용 기사 하단에 제법 굵은 글씨로 4단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관련기사는 6면 머리로 향후 수사사항을 정리해 보도했다.


국민일보도 이재용 기사 옆에 2단으로 세워서 관련 기사를 내보냈다. MB측의 발언도 함께. "전형적인 짜맞추기"라고 한 말. 관련 기사는 10면에 실었다. 집사 김백준이 돈 수수부터 사용까지 구체적으로 진술했다는 내용이다. 


동아일보, 이재용 기사와 함께 1면을 장식한 기사는 '초등학교서 보기드문 남자 교사'와 '문대통령 개헌 국회 압박' 기사로 구성됐다. 이명박 기사는 안내도 없다.


서울신문은 이재용 옆에 1단으로 길게 세워서 보도했다. 관련기사는 9면에 MB 뇌물 주범 기소 배경을 다뤘다. 세계일보도 2단으로 오른쪽 하단에 실었다. 역시 관련 기사를 10면에 제법 크게 다뤘다. 뇌물수수 개요를 그래픽으로 담기도 하고 또 다른 기사로 MB겨냥한 다른 혐의를 다뤘다. 


아시아투데이. 이재용 기자를 머리로 싣고 관련기사를 2, 3, 14면에 풀었으면서도 MB기사는 1면에 전혀 언급이 없다. 포커스로 펜스-김영남 만날까 하는 기사와 지난해 경상수지 784억 달러로 20년째 흑자행진한다는 기사, 북 예술단이 만경봉호로 온다는 소식, 중국 낙후지역에 애플이 데이터센터 짓는다는 소식으로 구성됐다. 다만 11면에 3단짜리 기사로 김백준 "MB가 특활비 수수 지시"란 제목으로 짧게 다루긴 했다.


조선일보 역시 검찰의 MB 주범 지목 기사가 1면에 보이지 않는다. 이재용, 문대통령 개헌, 만경봉호, 역사교과서 등으로 구성했다. 12면에 다루긴 했는데 머리 기사가 아니고 2단짜리로 담백하게 다뤘다. 눈에 띄는 다른 기사들에 파묻혀 잘 보이지도 않는다. 대단한 편집 기술이다.


중앙일보. 이재용 석방 기사 엄청 크게 다뤘다. 법원 "정경유착 없었다" 이재용 석방이라 쓰고 그 아래 이재용이 도무도 당당하게 걸어나오는 모습을 똭! 박아놨다. MB기사는 인덱스로 소개했다. 만경봉호, 한미금리역전 안내 다음으로. 12면에 보니 '법원제출 공소장 내용 보니'라는 문패를 달아 다뤘고 MB측의 이야기를 4분의 1 분량으로 상당량 실었다. 사실관계 벗어났고, 절차, 법논리가 상식을 벗어났고, 확인 없이 MB를 주범으로 몰았고, MB는 국정원 특활비 시스템 몰랐고, 문재인이 평창 개막식에 오라고 신신당부해놓고 망신주느냐 등등.


한겨레는 이재용을 1면 머리기사로 통편집을 했다. 문대통령의 개헌은 2단, MB기사는 3단으로 처리했다. 관련 기사는 3면에 채웠다. 검찰 '주범' 적시한 이유와 남은 과제. 검찰 소환 불가피한 MB 다스, 댓글 수가도 남았다는 것.


한국일보는 이재용을 머리 기사로 크게 쓰고 이명박은 제호 아래에 1단 기사로 다뤘다. 인물사진까지 넣어서. 그리고 관련 기사를 6면 전면에 다뤘다. 헤더 제목은 "MB가 특활비 수수 주범"이고 검찰이 MB 구속 안하면 형평성 어긋나고 그래서 올림픽 후에 소환할 거란 내용을 큰 제목으로 실었다. 수사상황을 그래픽으로 담았고. 등돌린 측근 진술이 결정타란 기사에 MB측이 모욕주기 짜맞추기 수사란 반발 기사도 따로 떼어내 다뤘다.


동아, 조선, 아시아투데이, 중앙일보. 아직은 MB와의 우정(?)을 간직하고 있나 보다. 신문사 성향이 그런 걸 뭐라 따지고 싶지는 않다만 1등 신문입네 하며 한국 언론의 뭔가 되는 듯이 거들먹거리는 짓은 안했으면 좋겠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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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은 문학적으로 상당히 의미 있는 작품이다. 카프카의 이 문학적 성향은 실존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으로 이어지는 문학사조의 단초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름 때문인지 국내 전환기 문학 중에 유난히 관심을 가졌던 '카프', 그러니까 프롤레타리아 문학예술동맹의 활동과도 뭔가 관련이 있어 보였던 그의 소설이었다.


오랜만에 그의 소설 '변신'을 읽었다. 그것도 만화로. 고향의 봄 도서관에서 빌린 이 책은 채우리 출판사에서 만든 '서울대 선정 문학고전 17'번 서적이다.



만화로 보니 텍스트로 읽을 때와는 다른 스토리의 형상화가 일어난다. 물론 읽기도 편하다. 명작들이야 청소년기 거치며 다들 읽는 것들인데, 세월이 흘러 만화로 다시 접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변신>에서 주인공 그레고르는 어느날 아침 일어났을 때 자신의 모습이 벌레로 변한 것을 알게 된다. 사람이 벌레로 변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니까 이 작품은 당시 만연했던 소설 풍토인 사실주의와 완전 다른 색이었다. 물론 사람이 벌레로 변할 리 없다. 다분히 상징, 메타포를 활용한 서술기법이다. 카프카는 가장이나 다름 없던 한 인간을 벌레로 치환해버림으로써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고자 했다.


책에 소개된 카프카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자.


카프카는 그의 문학작품이 지향하는 분위기와는 다르게 그렇게 가난하지 않은 집안에서 태어났고 폴란드 프라하대학에서 박사 학위까지 받은 엘리트다. 준 국가기관인 보험회사에 다니면서 그가 좋아하는 글쓰기를 이어갔고 작가로서의 꿈도 버리지 않았다. 하지만 오랜 세월 이러한 이중생활은 그의 건강을 극도로 악화시켰다. 1883년에 태어나 1917년, 1900년을 중심으로 전후 17년씩 산 카프카는 서른넷 젊은 나이임에도 폐병으로 생을 마감했다.


이 책에서 주인공 그레고리가 벌레로 변신한 것은 "어쩌면 현실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한 도피의 수단일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난 무시당하고 비난받는 자신의 모습을 비관적으로 표현한 것 아닌가 생각했다.



실존주의 문학에 대해 잠깐 언급하자면, 크게 기존 가체 체계에 대한 거부, 그리고 개인의 결단과 자유의지를 중시한다는 점이 특징이라 하겠다. 대표적 작가로 <구토> <존재와 무> <벽>을 쓴 사르트르, <이방인> 작가 카뮈. 그리고 카프카를 들 수 있다.


우리나라에선 장용학의 <요한시집>이 대표작이라 하겠다. 사르트르의 <구토> 영향을 많이 받은 작품이란다. 읽어보진 않았는데, 설명을 보니 "동굴 속에 갇힌 한 토끼가 빛을 찾아 동굴을 빠져나왔을 때 홍두깨같이 찌르는 빛의 충격에 눈이 멀어버린다는 우화를 도입해 인간의 진짜 삶의 모습과 자유의 참된 의미를 암시하고 있다"고 한다.


또 우리나라 대표 실존주의 작품으로 <오발탄>을 들 수 있다. 작가는 이범선이다. 이범선은 일상적 이야기를 소재로 간결한 시적 분위기를 많이 나타내는데 그의 이러한 서정성은 보편적 생활영역에 머물게 하며 종교의 문제를 인간 내면의 문제로 변화시키고 있단다. <오발탄>은 한국전쟁 전후 피폐한 사회상과 분단의 고통을 표현하고 있다.


오상원도 실존주의 문학 대표 작가라 하겠다. 1955년 한국일보에 <유예>라는 소설로 등단했다. <유예>는 전쟁의 현장에서 극적인 한 수간을 포착해 의식의 단면을 긴장감 있게 그려낸 작품. 우리나라 실존주의 문학을 한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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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루이 바로, 로저 블린은 이미지 연극의 선구자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텍스트 위주의 정통 연극에서 탈피해 현대 연극의 큰 물줄기를 이룬 이미지극의 기초를 이룬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이 두 사람이 샤무엘 베케트, 이오네스코, 주네, 아다모프 등 부조리 작가들의 작품을 발굴해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장 루이 바로(Jean Louis Barrault). 유튜부 영상 갈무리.


이 글은 공연과 리부 겨울호 99권에 실린 마틴 에슬린(박윤정 옮김)의 '이미지 연극'이란 기사를 정리한 것이다.


마틴 에슬린(1918~2002)은 연극 비평가다. 대화보다는 연극의 시각성을 강조하는 '이미지 연극'이란 표현은 미국 극평가 마란카가 1976년 사용한 용어다. 'A Theatre of Images'. 어쩌면 연극의 시작은 이미지극에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원시 제의가 텍스트와는 상관없이 하나의 퍼포먼스로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거기엔 아마도 다양한 이미지화된 표현 기법들이 동원되었을 것이기도 하고.


* 무대 드라마는 시각 예술이다. 그러함에도 이를 읽어야 하는 문학의 한 형태로 인식하는 이유는 무대 드라마 대부분이 대본이나 텍스트 형태로 전해왔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르네상스극이나 영국 엘리자베스 시대의 극, 중세 신비극 모두 많은 부분 시각적이고 스펙터클한 부분에 의존했다.

*19세기 연출자의 부상으로 극은 문학 텍스트의 족쇄로부터 점차 자유롭게 되었다.

*연극의 자연주의적 운동에 힘입어 파리의 앙뜨완느, 베를린의 브람 같은 연출가가 등장하면서 무대장치, 의상 디자인, 음악, 조명 등의 기술감독의 역할이 강조되었고 예술과 기술 분야의 필수 존재로 부각되었다.

*이미지 연극에 발레는 큰 영향을 미쳤다. 발레는 여전히 스토리 라인에 기대고 있으면서도 언제나 시각적이었다. 

*총체극(Gesamtkunstwerk)이라는 개념은 리하르트 바그너라는 연출가가 만들었는데, 스펙터클을 지향하고 연출자를 작품의 중심에 두는 우리시대의 선구자다.

*앙토냉 아르또. 등장인물과 플롯, 심리, 대사 등의 족쇄로부터 자유로운 극 이론을 만들어 낸 이다. <연극과 그 이중성>이란 수필집에서 표현한 그 용어는 '잔혹극'이다.

*1950, 60년대 번성했던 부조리극 스타일의 핵심은 대사의 격하와 불안정하고 유동적인 등장인물, 무대 이미지에 대한 강조에 있다.

*이오네스코의 <아메데>는 시체가 점점 자라나 이웃집 부부를 밀어내는데 이것은 어떤 메타포를 포함하고 있고 극 전체 역시 은유적인 이미지가 지배한다.

*1950, 60년대 이런 조류는 '해프닝'으로 가시화되었다. 이런 해프닝은 '참여'에, 무대와 대중 사이의 벽을 허무는 데 특히 역점을 두었다. 관객도 점차 무대 참여자로서 마술적인 경험과 자유로이 즉흥극을 하는 배우과 같은 존재가 되었다.


로저 블린. 유튜브 영상 갈무리.


*이미지극의 예술적 수단은 무궁무진하다. 멀티미디어 시대에 접어들면서 더 다양화되었고 TV와 영화에서 사용되던 기술적 조작이 살아있는 공연에 접목되어 갔다.

*이미지극은 고갈되지 않고 풍요롭다는 것이 첫 번째 매력이다.


부조리와 이미지가 이렇게 연관되는 줄을 몰랐다. 프란츠 카프카의 작품 <변신>을 실존주의 문학의 최고봉에 올려 놓는데... 여기서 작품은 구상에서 벗어나 추상이 되고 점차 존재의 의미를 밝혀내는 일에 천착하게 되는 모양이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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