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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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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면을 느짓 깬다라. 춘면이면 봄잠이요, 느짓느짓 느릿느릿 아주 게으르고 태평한 모습이렷다. 따스한 햇살 몽롱한 기분으로 두 눈을 껌뻑이며 길게 하품하면서 잠에서 깨어나는 그림이 그려진다. 한때 나의 모습도 저랬으려니. 그래, 춘면을 느짓이 깨어나 아주 나무늘보보다도 더한 슬로비디오 속도로 정신을 차리는데 어디서 가야금 소리, 해금, 피리, 대금 소리와 함께 가인의 청아한 목소리에 실린 가곡이 귓전을 간질이면, 그래 그래, 봄이로구나 봄.


가곡전수관 올해 2018 목요풍류 프로그램이 지난달 시작해 내일이 두 번째 정기연주회. 작년에 두어 작품 봤나보다. 올해는 몇 작품이나 감상할 수 있을는지. 많은 사람들이 가곡을 어려워 한다. 그 마음을 나도 안다. 실은 나도 내가 죽었다 깨어나도 모르는 단색화니 추상화니 희한 요상한 그림들을 볼짝시면, 한참을 노려보다가도 고개를 흔들고 말았던 일이 어디 한둘이냐.




가곡도 그랬다. 고등학교 다닐 적에 시조를 접하고 무슨 노래가 이래? 했던. 뭐 그때야 시조의 '시'가 '詩'라고 알고 있었을 때였으니. 시절이 하 수상하니. 시절가조나 읊어볼까 하고 들었던 그 시(時)조에서 내가 발견한 그 음률은 친구들에게 자랑하기 딱 좋은 깨달음 아니었겠나.


당시 부산공고 문예부가 시조에 두각을 나타냈었는데... 어쨌거나 말았거나.


어찌어찌 세월이 참 유수로다. 가곡을 제대로 알게 된 것은 3년 쯤 전 목요풍류를 취재하면서였으니 뒤늦게라도 시절가조와 연이 닿았나보다.




춘면곡, 국가무형문화재 제41호로 지정된 12가사 중 하나다. 뭐 내일 가곡전수관을 찾아 직접 들어봐도 좋으련만 뭐 들을 때 듣더라도 미리 가사를 알아두면 좋을시구. ^^


춘면을 느짓 깨어 죽장을 반개하니

정화는 작작한데 가는 나비를 머무는 듯

인류는 의의하여 성긴 내를 띠웠세라

창전의 덜괸 술을 이 삼배 먹은 후에

호탕하여 미친흥을 부질 없이 자아내어

백마금편으로 야류원을 찾아가니

화양은 습의하고 월색은 만정한데

광객인 듯 취객인 듯 흥을 겨우 머무는 듯

배회고면하여 유정히 섯노라니

취화주란 높은 집에 녹의홍상 일미인이

사창을 반개하고 옥안을 잠깐들어

웃는 듯 반 기는 듯 교태하여 맞아들여

추파를 암주하고 녹의금 비껴 안아

청가일곡으로 춘흥을 자아내니

운우양대에 초몽이 다정하다

사랑도 그지없고 연분도 깊을 씨고

이 사랑 이 연분이 비길데가 전혀 없다

...


근데 가사가 생각보다 기일구만. 베껴 쓰는 것은 여기까지.


이 춘면곡은 18세기 풍류방에서 즐겨 연주되던 곡이란다. 아마도 여전히 이날 조순자 선생께서 해설을 맡으실 터. 나는 못 보면서 보라카이 좀 거시기한데... 많은 관심, 관람 바라옵나이다. 055-221-0109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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