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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가지 결정>
105인이 추천한 한국사를 바꾼 역사적 결정 108건
역사에는 '만약'이란 것이 있을 수 없다. 그런데 그 과거에 '만약'이라는 편광기를 들이대면 역사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할 수도 있다.
만약에 한글이 창제되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지금 어떤 문자를 쓰고 있을까? 당시에 쓰던 한자를 계속해서 사용하고 있을까? 그러면 영어몰입 교육에 얼마나 찬성할까? 어쩌면 중국어를 국어로 쓰고 있진 않을까? 또 만약에, 이성계가 위화도에서 회군을 하지 않았다면 어찌 됐을까? 그때 요동을 회복했더라면 지금 중국이 동북공정이니 하는 일들을 과연 획책할 수 있을까?
역사학자들은 '공동체 구성원들의 운명을 바꾸고 역사의 흐름을 가르는 결정적 선택이 있다'고 말한다. 물론 이 선택의 앞에는 주류와 비주류의 논쟁과 갈등이 있게 마련이다.
이 책은 한국사의 흐름을 바꾸어 놓은 역사적 결정 108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이이화·박노자·이덕일·신용하·정현백 등 역사학자 105인이 추천했다.
저자가 매긴 한국사 40대 주요 결정 중 고려 태조 왕건(왼쪽)의 대신라 햇볕정책은 31위를, 흥선대원군(오른쪽)의 쇄국 정책은 17위를 각각 차지했다. 세종대왕의 한글창제가 1위, 조선 태조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이 2위였으며 5·16 쿠데타는 4위, 한국전쟁은 7위, 박정희 암살은 9위를 각각 차지했다. /책 속 사진들 한국사에서 최초의 역사적 결정은 기원전 194년 '위만의 쿠데타'라고 이 책은 소개하고 있다. 위만이 자신을 받아준 고조선의 준왕을 배신하고 왕검성의 새 주인이 된 사실이다. 이 책은 위만의 배신에 대해 "아무튼 이 시점에서부터 '현실'은 비로소 문자의 옷을 입는다. 대의도 명분도 입에 발린 소리일 뿐 힘과 기회만 있다면 은혜를 베풀어준 상대도 배신하며 폭력과 기만으로 권력을 쟁취하는 '보통 인간'의 역사가 시작된다"고 풀이했다.
108개 역사적 결정 중에서도 이 책은 순위(부록)를 매겼다. 1위가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다. 왜 1위인가. 우리 민족 고유의 언어를 갖게 함과 동시에 민족적 주체성을 깨우쳤으며 우리 문화의 물줄기를 완전히 바꾼 위대한 역사적 사건이라는 것이 학자들의 공통된 이유다.
2위는 위화도 회군(한국의 한반도화 고착과 조선 건국), 3위 나당동맹(삼국통일과 한민족의 중국문명권에 편입), 4위 5·16쿠데타(개발독재 근대화의 시작), 5위 동학농민운동(근대적 민중운동의 시작)이다. 총 40위까지 사안의 중요도와 영향력에 따라 매겨놓은 것이 흥미롭다.
최초는 '위만 쿠데타'…1위는 세종대왕 한글창제
출판사는 서평에서 "한국사의 결정적인 국면을 연출한 역사적 선택들의 영향력이 얼마만큼 오랫동안 유지되면서 우리들의 삶을 강제하는지 실감할 수 있다"고 평했다.
가령 15위인 단독정부 수립과 33위 반민특위 습격은 각각 남북분단 확정과 친일청산 좌절이라는 근현대사의 원죄를 안겨주어 오늘날까지도 냉전과 수구문화의 수렁에서 허덕이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7위인 한국전쟁, 15위 단독정부 수립, 16위 김구 암살, 29위 한반도 분할점령과 같은 결정들은 '우리끼리 싸우면 우리만 좁아진다'는 역사적 교훈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책에 소개된 108개 결정 중에서 가장 많은 결정을 내린 사람은 누구일까? 공동 1위가 나왔다. 세종대왕과 박정희다. 세종은 한글창제, 대마도 정벌, 4군 6진, 갑인자 주조, 숙신옹주 친영(시집살이 기원), 공법개혁 등 6개이며 박정희는 5·16군사 쿠데타, 경부고속도로 착공, 베트남 파병, 한일회담, 한글전용, 10월 유신 등 6개다.
당대의 선택에 의해 이루어진 역사가 오늘날 어떤 모습으로 진행되고 있는지를 흥미롭게 보여주는 책이다. 488쪽. 1만 6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