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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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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아침 큰집인 아파트 18층에서 차례를 지내고 고수레를 하였습니다. 알다시피 고수레는 고시래, 고씨네... 뭐 여러 말로 표현되기도 하는데 그런 만큼 어원이나 유래도 다양합니다. 어쨌거나 지금은 고수레를 표준어로 잡고 쓰니 그에 따라 고수레라고 합시다. 고수레는 야외에서 제를 지내거나 의식을 할 때, 혹은 음식을 먹을 때 음식의 일부를 떼어내어 귀신에게 주었던 일을 말합니다. 그것이 제사나 차례를 지낼 때 관습으로 굳어진 것 같습니다.

한 20년 전에는 큰집이 일반주택이어서 고수레를 하고나면 그 음식을 대문 앞에 놓았습니다. 의미야 동네 귀신들, 못먹고 떠돌아 다니는 귀신들 먹어라는 데 있지만 사실은 그 음식을 동네 개나 고양이가 배불리 먹었습니다. 그래서 설이나 추석은 집짐승에게도 풍요로운 명절이었던 거죠.

어찌보면 고수레는 짐승이나 야생동물들을 배려한 우리 조상들의 후덕한 인심이 아니었다 여깁니다. 그런 후덕한 인심이 관습이 되면서 아파트에서조차 이어지는데 사실 이젠 하지 않아도 될 관습이 '고수레'가 아닐까요. 아파트 계단에 개와 고양이가 다니는 것도 아니고. 귀신 먹어라고 내놓는다해서 진짜 귀신이 먹는 것도 아니고.

집집마다 차례를 지내는 양식이 다 다르다해서 가가례인데 고수레만큼은 차례 지내는 곳의 환경에 맞춰 방식을 달리 해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큰어머이, 그거 다 음식쓰레기 되는 거 아임니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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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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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자주 할 게 못되는군요. 특히 요즘처럼 개인정보가 곳곳에 등록된 현실엔 더욱 그렇습니다.

며칠 전 이사를 했습니다. 주민등록지를 옮기는 것과 아이들 전학문제, 또 건강보험이나 국민연금 같은 곳에 정보 변경하는 것이야 예전에도 했고 요즘도 해야 할 당연한 절차이지만 이외에 생활의 편리를 위해 가입한 사이버 상의 전화번호, 주소 변경 작업은 만만치 않더군요. 꼬박 반나절은 투자를 해야 하는 중노동이었습니다. 개중에는 아이디나 비밀번호를 잊어버려 찾아내느라 머리 쓴 것 보태면 정신, 육체 노동에 허비한 에너지는 아마 밥 다섯 그릇은 될 겁니다.

신문 하나 주소 변경하는 데 만도 최소한 3분은 걸렸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일이란 게 본론만 있는 게 아니듯 이리저리 준비하고 마무리하며 소요되는 시간을 포함하면 그 두 배의 시간은 족히 걸렸지 싶습니다.

정말 귀찮은 작업은 각종 카드회사에 주소 변경하는 것과 가입된 이동전화 회사나, 각종 쇼핑몰, 금융기관, 교육기관, 또 포털 사이트 등에 들어가 주소변경하는 것입니다. 내 경우 최소한 못 돼도 60개는 되었지 싶습니다. 걔 중엔 변경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것도 있어서 여남은 개는 건너뛰기도 했습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생활은 앉아서 쇼핑하고 앉아서 금융거래를 하는 것처럼 편리해진 것 같지만 또 그만큼 복잡해져서 어지간히 머리가 좋지 않고서야 적응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내가 가입한 사이트 중 좀 오래된 것은 아이디나 패스워드가 생각 안 나 머리를 쥐어뜯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으니까요. 생각 안 나는 것은 그냥 넘어가면 될 텐데... 성격이 문제겠죠? ^^

아직도 좀 남아있습니다. 몇 개는 가입했는지조차 기억 없는 것도 있겠죠? 일단 사이트가입 목록에 있는 것만 대략 정리를 했습니다만 뭔가 중요한 것이 빠진 듯해 여전히 찜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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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내리자 아이들이 아주 좋아합니다. 눈 보기 드문 경남지역이라 그런지 아이들은 눈이 내리자마자 옷도 챙겨입지 않은 채 쫓아나갑니다.

"야, 이놈들아! 옷을 입고 나가야지."

아이들은 눈싸움을 합니다. 마당 바닥에 얇게 쌓인 눈을 박박 긁어서 눈뭉치를 만듭니다. 막내는 이리 저리 언니 오빠를 따라다닙니다. 둘째 머스마는 네 누나에게 연속으로 눈을 던집니다. 누나는 피해다니면서 큰 눈뭉치를 만들어 복수를 하려는데 빨래 뒤로 숨어버린 둘째를 공략할 줄을 모릅니다.

"빨래 뒤로 숨는 게 어딨어? 나가!" 하고 내가 소리쳤더니 머스마는 누나의 사정거리를 피해 마당으로 다시 나갑니다. 누나가 눈을 긁어모을 때만 해도 서너번은 등을 맞췄습니다. 누나는 겨우 한 번 공격에 성공한 듯합니다.

"그만 놀고 들어와라!" 아이들 엄마가 창문을 열고 소리칩니다. 그러자 첫째와 막내는 쪼르르 집안으로 들어가는 데 둘째는 여전히 눈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것 뭐하러 모으는데?"
"...."
누나 들어갔는데 니도 들어가라."
"쩝"

눈오는 창원 농촌지역의 한 풍경이었습니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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