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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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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일리지 쪽지는 홈플러스가 10주년을 맞이해 일정 금액 이상을 구매한 소비자에게 사은품을 지급한다는 증서입니다. 한번 구매에 7만 원 이상을 사면 스티커 한 개를 주는데 스티커 3개를 모으면 홈플러스 상표가 새겨진 '핸드캐리어'와 라면 한 상자를 주고 다섯 개를 모으면 압축쓰레기통, 일곱 개를 모으면 바베큐그릴과 슬로우쿠커 중 하나를 준다고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이 행사 때문에 홈플러스 고객들이 불만이 여기저기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나 역시 스티커 세 개를 모았으나 원하는 사은품을 얻지 못해 서운한 마음입니다. 홈플러스 장보기수레는 예전 행사 때 받은 거라 필요가 없어 라면을 한 상자 달라고 했더니 다 떨어지고 없다고 하네요. 지난 일요일에 갔을 때에도 라면이 없어 고객들이 불만을 털어놓는 것을 봤는데 곧 본사에 얘기해 보충을 하겠다던 얘길 들었는데 이틀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라면 사은품을 지급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하네요.

다른 고객들도 나와 같은 모양입니다. 안내 데스크에서 고객들이 하는 얘길 들어보니 "라면 사은품 받으려고 일부러 금액을 맞춰 구매했는데 다 떨어지고 없다고 하면 사기 아니냐? 라면 사은품이 다 떨어지고 없으면 미리 알려야 하는 게 아니냐." 일면 일리있는 주장입니다. 아무리 마일리지 쪽지에 '사은품 조기 소진시에는 대체 사은품을 지급합니다' '안성탕면, 70개점 4만5천 개 한정'이라는 문구가 있긴 하지만 이것만으로 고객의 불만을 불식시키긴 어려워 보입니다.

나 같은 경우 어쩔 수없이 장보기 수레를 또 받는다면 두 개가 됩니다. 한 개를 남에게 선물한다면 받는 사람이 좋아할지는 모르지만 두 개를 한꺼번에 끌고 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짐밖에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이런 상황에서 홈플러스의 마일리지 행사는 나에게 무의미한 것이 되어버렸습니다. 괜히 금액 맞춘다고 과소비한 것 같고 그렇습니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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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금요일, 그러니까 3월 27일 진동 진관사에 어머니와 함께 갔다. 오랜 만에 지원이를 데리고 절에 가보고 싶은 생각이 갑자기 들었기 때문이다. 아마 날씨가 너무 좋아서였을지도 모른다.

 어머니를 모시고 갈 때마다 자가용을 이용했었는데 이번에는 절 버스를 탔다. 버스에 오르는 할머니마다 지원이를 두고 한마디씩 한다.

"아이고 예쁘네. 엄마랑 왔나? 할머니랑 왔나?"

아빠가 옆에 앉아있는데도 아빠는 안 보이는 모양이다. 평일 낮에 아빠가 절에 가는 버스에 오른 게 자연스럽지 못한 모양이다. 어쨌든 지원이는 아직 대답을 못한다. 즐겨 듣던 질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즐겨 듣던 질문에도 대답을 하지 못한다.

"몇 살이고?" "......" 아마 아빠의 혼란스런 상태를 알아차리고 그 할머니의 질문에 묵비권을 행사한지도 모르겠다.

버스에서 내리니 지원이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광경이 강아지 집이다. 강아지 집보다 훨씬 큰 불상이 세 개나 있건만 그건 지원이의 관심밖이다. 가까이 가니 강아지가 아니라 큰 개다. 짖는 소리부터 변성기를 훨씬 지난 티가 난다. 그래서인지 지원이는 그 개의 짖음에 대꾸를 할 때도 '멍멍'하지 않고 '월월'한다.

할머니가 한참 불공을 드리고 있는 대웅전 옆길로 올라가자 자그만 암자와 돌로 만든 불상들이 있다. 갑자기 지원이가 소리쳤다.

"돼지, 돼지!"

지원이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을 보니 정말 돼지가 한 마리 지원이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이게 돼진 줄 어떻게 알았어? 정말 닮았네."

지원이는 이제 겨우 그림책에서 각종 동물을 익히고 있는 중이다. 아, 그러고보니 TV만화에서 돼지의 응용된 그림을 보긴 했겠다. 그래도 나무토막을 보고 돼지를 연상한다는 것은 '대단한 걸'.

나무토막은 누군가 일부러 돼지 모양을 알아차리도록 배치한 듯 놓였다. 스님이 그랬을까? 아니 그랬을리는 없겠다. 노스님까진 아니라도 연세가 상당한 분인에 이런 유치한 배려를 했을 리 없다. 그렇다면... 부처님의 소행이라고 여기는 수밖에.

지원이는 돼지모양의 나무토막을 한참 만진다. 썩은 나무여서 혹시 세균감염이라도 될까봐 걱정이 된다.

"지원아, 내려가자!"

"아니, 아니. 재밌어."

'재밌어' '멋지다' '예쁘다' 이런 말들을 요즘 부쩍 많이 한다. 불과 두 달여 전만 해도 두 글자로 된 단어만 표현했는데 이젠 간단한 동사와 형용사를 사용할 줄 안다. 물론 아직 두 단어 이상을 한꺼번에 조합해서 말하진 못한다. 겨울 할 수 있는 말이 '엄마 어디?' '언니 어디?' '오빠 어디?' 정도다.

마냥 집에 있는 것보다 데리고 어디든 나갈 때 어학능력이 향상되는 것을 느낀다. 집에 있을 때엔 컴퓨터나 TV를 가리키고 "이거 뭐야?" 하는 정도에 그치지만 밖에 나가면 경치가 좋아도 "와, 멋지다."하거나 싸늘하면 "어, 추워." 동물병원을 지나며 강아지를 봤을 때 역시 한 마디 한다. "아이, 귀여워."

그런데 오늘처럼 햇살 좋은 날, 언니 오빠도 일찍 집에 온 이런 날 '방콕'과 '방글라데시'에 죽치고 앉았다. 언니 오빤 공부하고 우린 낮잠자고...

어제 지원이 낮잠 안 잔 대신 일찍 자는 바람에 어찌된 줄 아니? 깊게 잠들어야 할 한밤중에 깨어 우는 바람에 엄마 아빠는 선잠깨어 잠 못 들어 겨우 세 시간 정도밖에 못잤다는 사실을. 졸지에 아침 반찬을 아빠가 했다는 거 아냐? 오늘은 낮엔 푹 자거라. 안 놀러가도 되니.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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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막내는 아빠랑 시장에 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왜냐면 아빠가 끄는 장보기수레(쇼핑카트)를 타고 다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형마트에 갔을 때 타는 것보다 훨씬 더 재미있어 합니다. 아마 대형마트는 실내에서만 돌아다니지만 집에서 나서자마자 타는 장보기수레는 동네에서 일어나는 온갖 일들을 다 볼 수 있기 때문일 겁니다.

막내가 장보기수레를 타고 이동할 때엔 동네사람들이 다 쳐다봅니다. "시장바구니 안에 쏙 들어가네. 안 춥겠다야." "아이고마야, 저 아~ 봐라. 쇼핑카트가 안성맞춤이네." 또 어떤 아주머니는 농으로 이런 말도 합니다. "장보러 가는 기가? 장보고 오는 기가? "

한 20분 가량 시장을 다녀오는 동안 지나치는 사람마다 한마디씩 합니다. 막내도 장보기수레 안에서 사람들이 제 이야기를 하는 게 싫지 않은 모양입니다. 아주머니들이 손을 흔들면 저도 흔듭니다. 지나가다 강아지가 앉아 있으면 "멍머이, 멍머이!" 하면서 만지고 싶어 손을 슬쩍 꺼내기도 합니다.

아이를 이렇게 수레에 앉혀서 다니는 것이 힘들어 보일지 몰라도 정말 편합니다. 막내는 이제 27개월 되었는데 그냥 같이 걷게 되면 통제불능 모드로 변합니다. 손도 잡으려 하지 않고, 바닥에 물이 고인 곳만 보면 '첨벙'하고 꼭 밟고 지나가야 직성이 풀리고, 화단에서 꽃이라도 볼량이면 10분은 거뜬히 쪼그려 앉아서 감상하고야 맙니다.

그러니 제대로 시장도 볼 수 없고 병원도 빨리 다녀올 수 없습니다. 이런 때에 장보기수레는 정말 유용한 물건입니다. 아빠도 편안하고 아이도 좋아하고... 이런 걸 일거양득이라 하죠? 한 번씩 바람쐬러 나갈 때에도 이 수레를 들고 나갑니다. 아이는 장바구니 속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등을 기대어 걸터앉기도 합니다. 또 발판을 딛고 일어서서 가기도 합니다. 이땐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려 팔이 무척 아픕니다. 이런 때에 또 아이가 많이 자랐음을 실감하죠.

장보기수레가 이렇게 활용될 줄은 정말 몰랐는데, 요즘 아이에게 있어 가장 재미있는 놀이기구가 되었답니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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