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나중에 아주 나중에 할배가 되면 해볼까
“배우는 감정이입이 필수걸랑. 그 사람들이 그냥 막 외워서 하는 게 아니란 말이지.”
“당신은 그런 말도 못 들어 봤나? 진짜 인생이 더 드라마라고.”
단칸방에 살고 있는 70대 노부부. 이들의 유일한 낙이었던 TV드라마를 천둥번개가 치는 통에 무엇이 고장 났는지 볼 수 없게 되자 직접 드라마를 펼쳐보인다.
“이왕 할 거 배우들처럼 멋 좀 내 보자구요.”
할머니는 장롱에서 자식들에게서 선물받은 옷을 하나 둘 꺼내 맞춰본다. 천둥번개가 또 한 번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번쩍이면 젊은 시절로 돌아간 두 사람. 배우가 되고 싶었던 남편과 생활을 강조하며 남편의 꿈을 포기하게 한 아내.
그리고 막내의 사망 등 요란했던 세월을 보내면서 살아온 두 사람의 인생, 그것이 어쩌면 진정한 드라마가 아닐까.
오는 5일 오후 5시 밀양연극촌 가마골소극장에서 공연하는 <노부부의 연극놀이>에 대한 이야기다.
이 연극은 ‘극단 가마골’이 제작했다. 극단 가마골은 부산에서 활동하는 연극단체다. 이들의 무대는 ‘한결아트홀’, 옛날 가마골소극장이다. 현재 가마골소극장은 밀양연극촌으로 옮겨왔다. 극단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 극단은 밀양연극촌의 연희단거리패와 뿌리가 같다.
‘노부부의 연극놀이’라는 이 작품, 원제는 최보영 작가의 ‘드라마’다. 2014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작이다.
아옹다옹 평생을 살아오면서도 결국 서로를 이해하고 감싸줄 수 있는 사람은 부부라는 것을, 이 노부부의 ‘드라마’를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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