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 강주마을 해바라기 축제
언젠가 영화에서 끝없이 펼쳐진 '해바라기' 밭을 보고선 그냥 뿅간 적있다. 해바라기가 무리지어 있으니 그 장면이 환상적이다. 어렸을 적, 열 살보다 작았던 나이, 진주의 작은 촌마을 평촌에서 해바라기를 보면서 자랐던 적이 있다. 길가에 듬성듬성. 그것조차 아름다웠던 기억이 생생한데... 함안 강주에서 해바라기축제를 한다는 언론의 안내에 그냥, 어쩌면 어린 아이츠럼 마냥 가보고 싶은 마음이었다.
둘째 머스마가 빠진 게 아쉽긴 한데... 그림 그리느라 워낙 바쁜 인사라 혼자 빠졌다. 해바라기 동네여서 그런가? 원래 날이 비온 뒤 후텁지근한 현상 때문에 그런가? 너무 더웠다. 그렇게 쨍쨍 내리쬐는 태양볕에도 아랑곳 않고 해바라기들은 여전히 전날 쏟아진 폭우에 맥이 빠져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도 간간이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태양을 향해 째려보는 놈도 있긴 있었다. 해바라기 밭이 제법 컸다. 이렇게 광활한(?) 모습은 태어나서 실제로 보긴 처음이다. 그래서 땡볕에서도 감동을 먹은 듯하다. 물론 감동의 원인에 작품사진 하나 만들어볼까 하는 막연한 기대치가 있었기에 그늘도 없는 볕길을 걸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군계일학이라고 그러던가? 아니다. 그건 적절한 표현이 아니다. 그냥 해바라기 밭에서 사람을 태운 말이 왔다갔다 하면서 사람들의 이목을 끈 것은 그저 덤이었다. 해바라기만 보면 지겨우니까 야간의 새롭게하기 전략일 것도 같은데, 어쨌든 말은 지나가는 관람객들에게 제법 관심을 끌었다.
보았던 것. 기록하지 않으면 잊힌다. 언젠가 이 사진들이 내 기억을 도와 회상의 장면을 또렷하게 해 줄 것이다.
언덕을 넘으면 광활한(?) 해바라기 밭이 펼쳐진다.
언덕을 오르기 전, 왼편으로 그림같은 해바라기 군락이 펼쳐져 있다. 이건 맛뵈기다.
해바라기 밭 위로 눈부신 하늘이 펼쳐졌다. 그 하늘에 비행물체, 잠자리다.
폭우가 쏟아진 다음날이라 그런지 해바라기들이 풀이 죽었다. 그런데 한놈만...
해바라기에 꿀이 들었는 모양이다. 꿀벌이 빨대를 꽂고 배터지게? ㅎㅎㅎ.
해바라기? 느닷없이 왜 이름이 해바라기인지 알쏭달쏭해졌다. 해를 바라본다 해서? 아님 해처럼 생겨서?
이런 곳에 가서 나도 사진을 찍는다고 카메라를 들이대다 보면, 나보다 더 좋은 카메라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보는데... 은근히 속에서 지름신이 충동질을 해댄다. ㅠㅠ
사람들이 아무것도 먹을 게 없는 해바라기 밭에 먼길을 마다않고 마냥 찾아오는 것을 보면, 정신적 만족의 가치가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하늘에 뜬 태양처럼. ㅋㅎㅎㅎㅎ.
말은 온순하다. 그러나 아이들은 겁을 먹는다. 결국 엄마가 뜯은 풀을 말에게 먹인다.
빨간 자전거 두 대. 이것도 보는 이에 따라 예술작품이 될 것 같다.
해바라기 밭에서 사진을 찍는 것은 단지 내가 여기 왔었다는 흔적남기기 차원은 아니다. 내가 하나의 오브제가 되어 예술작품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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