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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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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석과무대 문종근 감독이 제공한 마산 지역 극단과 대학극예술연구회 공연자료를 정리하다 보니 창원대 극예술연구회 자료를 정리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원대 극예술연구회가 올해 벌써 40주년이 된다. 얼마전 그 특별기념공연으로 <라이어, 라이어>라는 작품을 공연한 바 있다.


후배들의 공연을 가끔 보러가는 편인데 어쩌면 40년의 역사에 이 동아리에서 배출된 사람이 여러 수백명은 될 터인데... 그렇게 졸업 동문이 많음에도 선배들의 관심은 그다지 높지 않은 것 같아 많이 안타깝다.


방대한 자료를 한꺼번에 가져와서 정리하기엔 무리여서 일부를 챙겨와 촬영을 했다. 촬영을 하면서 너무나도 낯익은 팸플릿을 만났다. <몽아> 유진오닐 작품을 내가 연출했던 공연인데, 당시 정기공연 <산씻김>(최규민 연출)과 동시에 진행이 되다 보니 배우도 지원도 정기공연에 쏠려 정말 어렵사리 작업을 했던 기억이 있다.


팸플릿 제작 비용도 마련하기 어려워 스폰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돌이켜봐도 정말 그렇게 열악한 상황에서 어찌 공연을 올리려고 바둥거렸을까 싶다.




유진오닐의 이 드리미 차일드라는 작품은, 국내 번역 희곡으로 제목이 <몽아>란 요상한 제목이 붙긴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얼마든지 제목을 달리 붙였을 수 있었을 텐데 싶긴 하다.


하긴 처음 내가 잡았던 작품은 <카사블랑카여 다시 한번>이라는 블랙코미디였다. 등장인물이 좀 많긴 한데,,, 그해 4월 <들소>라는 작품을 올리고 나서 공연 성공의 영향으로 많은 학생들이 극회에 가입했었기 때문에 충분히 감당할 수 있었다. 그런데 정기공연과 맞물리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카사>를 포기하고 배우 수에 고르고 고른 것이 이 <몽아>였다.


하니, 작품이 마음에 들 수가 없었다. 궁여지책으로 작업은 하지만 내 마음 속엔 <카사>가 떠나질 않았으니 연출도 지금 생각하면 건성으로 했던 것 같다. 연습도 빈 강의실을 이용했고 연습 시간도 한 달 여 정도밖에 없었다. 


팸플릿 제작할 사람도 '내갈 할게'하고 나서는 사람이 없어 내가 디자인해 인쇄했던 것 같다. 기획을 맡은 후배들이 또 이리저리 스폰서를 찾아 도움을 받았던게 그나마 다행이기도 했구. 그래도 비용이 턱없이 부족해 팸플릿을 인쇄하지 못하고 복사집에 맡겨 만들게 되었는데.... 지금 이 팸플릿을 다시 보니 참 어설프기 짝이 없다. 


31년 전의 일이 이렇게도 또렷이 기억나는 것은 이 팸플릿 때문일 것이다. 정말 오랫동안 잊고 지냈다. 내가 만든 이 팸플릿을 내가 갖고 있지 않았으니, 이렇게 만난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싶기도 하다.


창원 쪽은 창원대부터 시작해 문성대, 그리고 극단 미소, 창원예술극단, 극단 나비, 지금은 없어진 극단 부족의 자료를 차근차근 기록에 남길 생각이다. 그러고 나중에 경남 전역의 연극 공연보가 만들어지게 되면 경남연극관이 만들어졌을 때 아주 괜찮은 사료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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