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실 전방위 불법사찰, 조중동은 왜 모른체 하나
총리실의 전방위 불법사찰 문제가 날이 갈수록 심각한 사회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배후가 청와대라는 신빙성도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30일 아침 경향신문과 한겨레, 한국일보, 서울신문 등 조간은 이 사안을 1면에 다뤘습니다. 이 중에 경향과 한겨레, 한국일보는 머릿기사로 크게 다뤘으며 경향은 4면에 총리실의 사찰문건을 통째로 갈무리해 실었습니다. 대문짝만한 정도가 아니다. 이 문건을 두고 경향은 ‘청와대 하명 뚜렷한 사찰보고서’라고 표현했습니다.
(경향신문 30일 치 4면 광고 위 통째로 실린 사찰보고서 문건)
반면 조선일보와 중앙, 동아일보, 국민일보, 세계일보 등 조간은 이 사안을 외면하다시피 했습니다.
조선일보는 30일 1면에 <“나는 커서요... 항의할 땐 길부터 막을 거예요”/ 어른들의 불법행위/ 아이들이 닮아간다>는 내용의 기사를 왼쪽 상단에 배치했습니다. 조선일보는 10면에 가서야 <“총리실 사찰 증거”라며 일부 문건 공개/ KBS파업노조 2600건 입수>란 제목으로 다뤘습니다. 기사 서술 표현이 마지못해 다룬 뉘앙스가 다분합니다.
중앙일보는 같은 날 외쪽 상단에 <만주 옥수수밭 흙먼지/ 12시간이면 서울 도착/ 급행 황사 잦아진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이날 관련 기사는 전혀 다루지 않았고 다만 사설에서 <불법사찰 수사, 내부 의혹부터 규명하라>면서 논평만 내놓았습니다.
동아일보는 논평조차 없이 아예 ‘눈가리고 아웅’해버렸네요. 국민일보는 ‘데스크시각’이란 코너에서 논평을 냈으며 세계일보는 1면 하단에 3단 기사로 처리했습니다.
‘조중동’ 등 재벌언론의 이러한 보도태도는 지난 2007년 7월 노무현 정부 때 국정원 TF팀의 보고누락 사안을 다룬 기사와는 크게 대비됩니다.
당시 조선일보는 이 문제를 <‘정치사찰’ 없앴다고 자랑하더니.../‘이명박 TF’로 논란 확산...‘최대업적’ 물거품 될듯>이란 제목으로 1면 머릿기사로 다뤘으며 여기에 더해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원 정치개입 관련 발언>이란 제목으로 표까지 삽입해 보도했습니다.
당시 경향이나 한겨레는 관련 기사를 1면과 주요 면에 싣되 차분하게 팩트 위주로 보도했더군요. 언론의 성향에 따라 사안을 보는 시각이나 풀이하는 해법이 다를 수는 있지만 팩트 자체마저 누락하거나 축소·왜곡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그런점에서 조중동을 위시한 보수언론들의 편향된 시각이 대한민국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한 올바르고 균형있는 사회가 되기는 난망해 보입니다.
(조선일보 2007년 7월 18일 치 1면 머릿기사, 노무현 정부 향해 노골적으로 비난을 가함.)
(동아일보 2007년 7월 17일 치 1면 머릿기사, 국정원의 사찰 청와대 보고를 비중있게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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