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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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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4.01 난, 발명가가 되고 싶어요 1
  2. 2008.03.30 혈세(血稅)에 대하여
  3. 2008.03.29 안전장치 없는 고공 용접 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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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 3학년인 우리집 둘째 아이는 장래희망이 발명가랍니다. 장영실이나 에디슨처럼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드는 게 소원이랍니다. 발명가가 되려면 공부도 잘해야 한다며 은근슬쩍 열심히 공부하도록 유도하지만 얼마 가지 못합니다. 수학책을 펴놓고 공부하는가 싶더니 어느새 나무젓가락을 가지고 로봇을 만들거나 고무줄 총을 만들고 있습니다. 나는 아이에게 하루종일 만들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은데 솔직히 그러지 못합니다. 아이의 학교성적이 형편없기 때문입니다. 자식이 학교에서 공부 잘하길 바라는 것은 인지상정인가 봅니다. 제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해줘야지 하면서도 시험 성적이 좋지 않으면 자연히 속상해지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하고싶은 공부해도 되는 세상>


 큰아이는 중학생인데 장래희망을 정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때까지만 하더라도 유치원 선생님이 되고 싶다거나 동영상 만화를 그리는 애니메이터가 되고 싶다더니 지금은 그런 꿈조차 꿀 여유가 없다고 합니다. 큰아이는 학업성적이 좋지 않아 한동안 학원에 다녔는데 학교서나 학원에서나 하루종일 공부하는 것이 국·수·사·과 위줍니다. 이러니 공부하는 것이 즐거울 리 있겠습니까. 공부하는 시간밖엔 텔레비전 드라마를 봅니다. 한동안 넋을 놓고 보다가 옆에서 공부하란 얘기만 들리면 그냥 스트레스를 받는 모양입니다.


 아마도 아이들이 고등학교 들어가고 나면 그 마음고생이 더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 되고 싶었던 꿈을 하나 둘 포기하면서 개성 없는 인간성을 지닌 채 사회로 배출되겠지요. 획일화된 능력을 요구하는 대학에 들어가고자 정해진 공부만 죽으라고 하고는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전공학과와 상관없이 취업공부에 매달려 또 기나긴 시간을 소비하다시피 하면서 나이를 먹겠지요. 회사에서 원하는 능력을 갖추었거나 재수가 좋으면 월급을 좀 많이 주는 회사에 들어가 일을 할 테고 경쟁에서 밀려나면 또 몇 년간이고 취직시험 공부하느라 부모 속을 썩이겠지요.


 나는 정말 이런 사회구조가 싫은데 어찌할 수가 없습니다. 다른 부모들처럼 내 아이가 다른 아이와 경쟁해서 이기길 원하고 나중에 좁은 취업구멍을 통과하기 위해선 다른 경쟁자를 물리쳐주길 바랄 수밖에 없게 되었으니까요.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요? 요즘 누가 그 말을 믿겠습니까. 교육정책이 요구하는 공부를 잘한 아이는 흔히 '좋다'고 하는 대학에 들어갑니다. 그리고는 돈을 많이 주는 회사에 취직해 부러움을 삽니다. 반면 학교 다니면서 제 하고 싶은 것을 혼자 해온 아이들은 경쟁에서 밀려 결국 부모·친지·친구로부터 비난을 삽니다. 지금의 비정규직 사람들처럼 차별을 받으며 살 수도 있겠지요.


 가끔 언론을 통해 자녀가 아직 어린 초등학생 정도밖에 안 되는 데도 외국으로 떠나는 사람들을 봅니다. 하나같이 갑갑한 우리의 교육현실이 싫어서라고 합니다. 나도 그럴 수 있을 만큼 여유가 있다면 그러고 싶습니다. 어느 재벌 회장이 그랬습니까? 천재 한 명이 10만 명을 먹여 살린다고. 또 20%가 80%를 먹여 살린다는 말도 진리인 것처럼 돌고 돕니다. 그 말에 나라의 교육을 꾸리는 사람이 부화뇌동해 20%의 엘리트만을 배출하려고 정책을 펴는 것은 아닐까 여깁니다. 100%의 국민이 100%의 국민을 먹여 살리는 정책을 펴면 정말 안 되는 건지 묻고 싶습니다.


<교육감 직선제에 희망을 건다>


 대통령 선거와 함께 도교육감 선거도 보름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번 교육감 선거는 처음으로 도민들이 직접 투표에 참가해 선출하는 첫 직선제여서 관심을 더합니다. 어떤 후보가 우리의 교육 현실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 사람인지 유심히 봅니다. 이들이 제시한 비전과 공약을 살펴보았습니다. 지금까지 두 분 다 어느 공약에 어느 정도의 예산을 들일 것인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아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또 나름대로 정책을 펴놓으면서 의욕을 담았겠습니다만 도민을 상대로 공약을 내건 첫 사례여서인지 교육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아무리 교육자치라고 하지만 대한민국의 획일화된 전체 교육기조를 거역할 수 없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나는 이번 교육감 직선이 우리 교육에 작은 희망의 씨앗을 뿌리는 것이라고 봅니다. 직선제인 만큼 후보들은 좀 더 바람직한 교육풍토에 대해 고민하게 될 테고, 결국엔 아이들이 입시에 매달리지 않고 좋아하는 공부를 하면서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2007.12.04 경남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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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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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에게 가혹한 세금을 매겨 '혈세'를 거둬들이는 국세청?

사전에 보면 혈세를 ‘[명사]가혹한 조세’라고 쓰여 있습니다. 몇 가지 예문도 들었는데, ‘탐관오리가 백성들로부터 혈세를 거두어들였다.’ ‘가뜩이나 고생하는 백성들에게 군자금까지 내어 놓으라니, 그야말로 혈세 아닌가?’ ‘백성의 혈세를 범포한 영문 죄인들을 색출하시오!’등등.

그런데 신문이나 방송에서 이 혈세라는 말을 참 예사로 사용합니다. 사례를 볼까요.

“그것이 국민의 여론이고 그것이 환경을 지키는 길이고 국민의 혈세 낭비를 막는 길이기 때문이다.”(연합뉴스 2008.3.26)

“기자실을 대체하기 위해 1억여 원을 들여 만든 ‘기사 송고실’은 업무용 공간으로 바뀔 계획이다. 정부의 무리한 조치로 혈세만 낭비한 셈이다.”(문화일보 2008.3.25 천인성 기자의 취재일기)

“언제까지 혈세 낭비를 되풀이해야 합니까.” (동아일보 3.24 강정훈 기자가 경남지역 시민단체의 말을 옮기면서)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거짓말로 국민을 우롱하고 특검법을 날치기 처리해 혈세를 낭비한 점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정치적 만행”(조선일보 2.23 홍석준 기자가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의 말을 옮기면서 쓴 글)

이외에도 무수히 많으나 지적마저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까봐 이쯤에서 ‘왜 혈세라는 표현을 쓰면 안 되는지 설명하려 합니다.

가렴주구(苛斂誅求)라는 말이 있습니다. 무슨 뜻입니까. 세금을 가혹하게 거두어들이고, 무리하게 재물을 빼앗는다는 의미로 쓰인다는 것을 중학교만 졸업한 사람이면 대부분 알 것입니다. 이게 혈세와 어떻게 다릅니까.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아직도 ‘혈세’가 있다는 얘깁니까. 내가 받는 월급에서 세금이 꼬박꼬박 빠져나갑니다. 직장생활 20년이 다 되어가지만 아직 한 번도 그 소득세를 ‘혈세’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내가 사먹는 음식에도 세금이 빠져나갑니다. 그 부가세를 아직 한 번도 ‘혈세’라고 여겨본 적이 없습니다.

내가 집이 없으면 세금 내지 않습니다. 내가 소득이 없으면 세금을 내지 않습니다. 내가 사치스런 물건을 사지 않으면 그렇게 많은 세금을 내지 않습니다. 말하자면 내가 세금을 내는 것은 낼 만하니까 내는 겁니다. 그것으로 국가가 운영되고 자치단체가 살림을 사는 것 아닙니까. 그 세금이 가혹하다면 지금 시대에 국민들이, 시민들이 가만있겠습니까.

그러므로 언론이 ‘혈세’라고 자꾸 사용하는 것은 그야말로 ‘언어도단’이고 ‘혹세무민’입니다. 그리고 위 예문에서 조선일보의 글을 옮기면서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의 발언을 따왔는데 여당의 원내대표면 한 국가의 상당한 벼슬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이런 사람이 ‘혈세’라는 표현을 쓰다니요. 정부가 그럼 국민을 대상으로 ‘혈세’를 걷고 있다는 얘깁니까.

“국민의 피와 땀이 어린 세금이니 이는 혈세나 다름없다.” 이런 식의 표현이면 ‘혈세’라는 단어를 써도 됩니다. 하지만 대부분 언론이나 정치인들, 시민사회단체에서 ‘혈세’가 뭔지도 모른 채 마구잡이로 사용하는 것은 무식하거나 사실을 호도하는 두 가지 외에 다른 이유가 있음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영어 몰입교육에 앞서 우리말부터 제대로 쓰도록 공부 좀 하세요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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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엔 아무런 안전장치를 하지 않았다. 그냥 맨몸으로 아파트 3층이 넘는 높이의 철골 구조 위에서 용접을 하고 있다. 이 용접공은 전혀 무서움이 없는 것일까. 아니면 시공업체가 안전장치 하지 않는 것을 당연히 여겨서일까. 보는 사람이 아찔하다. 저 바닥에 떨어지면... 이 공사장 바닥은 얼마 전 시멘트를 깐 데다 그 위에 잔 자갈을 뿌렸다. 흠, 제법 아플텐데...

 다행히 해가 져서 이 용접공의 일은 끝났고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아마도 앞으로 이런 작업이 있다면 이 용접공은 언제나 그렇듯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높은 곳에 올라가 열심히 아크용접 불꽃을 피울 것이다.

 아크용접이라. 고등학교 때 이 용접을 해봤다. 산소통에서 나오는 가스에 불을 붙여 쇠를 접붙이는 산소용접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 아크용접은 불꽃이 엄청 밝다. 눈이 따가울 정도다. 아무리 용접마스크를 쓰도 평상시와 같은 시력을 유지시켜주지 못한다. 1분 정도만 용접하다가 고개를 돌리면 보이는 것이 하나도 없다. 그런데 이 높은 곳에서라니...

 장소를 옮긴다고 일어서서 뒤로 물러서는 모습을 보았다. 더듬더듬하면서 아주 조심스러웠지만 사고는 아차하는 순간이고 일어난 다음엔 아무리 후회해도 소용없다.

 사람들은 아주 무감각하다. 조심하는 것이 쫀쫀한 일인양 무시하기 일쑤다. 나 역시 마찬가지이다. 귀찮다고 안전벨트 하지 않았다가 딱지를 떼이고서야 돈이 아까운 줄 알았으니까. 그래, '유비무환'.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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