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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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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파워인맥…제장명 지음 / 행복한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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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불장군'. 아무리 똑똑하고 용맹한 장수라도 혼자서 전쟁을 승리로 이끌지 못한다. 그럼에도 역사는 최고 사령관 만을 주인공인 양 기록하고 우리는 그 주인공만을 기억한다. 흔히 하는 질문으로 "거북선을 만든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부분 '이순신'이라고 대답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초등학생뿐만 아니라 한국의 역사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주인공으로 부각된 인물만을 기억하게 하는 역사교육의 문제점이 바로 드러나는 현상이다.

우리 역사에서 영웅으로 칭송받는 '성웅 이순신' 역시 주변의 현명하고 충직한 여러 장수들이 없었다면 결코 임진년부터 시작된 7년 전쟁을 승리로 이끌지 못했으리라. 뿐만 아니라 주변 여러 인물의 역할이 없었대도 영웅의 반열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다. <이순신 파워인맥>(제장명 지음)은 역사를 보는 시각을 새롭게 제시하고 있다. 영웅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그 영웅의 주변인물을 부각함으로써 진정한 역사의 의미를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마침 최근 경남도가 남해안권 발전사업과 연계해 '이순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중이어서 이 책의 출간은 시의적절하다 하겠다.

경남도에서 추진하고 있는 '이순신 프로젝트'의 자문위원이기도 한 지은이가 주목한 이순신의 인물은 막하인맥 중에서도 31명이다. 조선 수군 최고의 돌격장인 정운을 비롯해 이순신의 마음을 읽은 장수 권준, 영남물길을 인도한 어영담, 7년 동안 협조와 갈등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었던 원균, 그리고 정유재란 때 후계자로 떠올랐던 유형 등이 소개된다. 책을 읽으면서 얼마 전 KBS1 역사드라마로 방영됐던 <불멸의 이순신>에 등장했던 역사 인물들의 활동과 비교해보는 것도 묘미다.

◇책에서 재조명한 31명

△정운 = 조선 수군 최고 돌격장이 되다 △권준 = 이순신 마음을 읽다 △어영담 = 물길의 달인 7년 전쟁을 승리로 이끌다 △김완 = 유연한 사고의 탁월한 장수였다. △이순신(李純信) = 전쟁 준비를 탄탄하게 하다 △나대용 = 조선 최고의 전투선 거북선을 설계하다 △이봉수 = 화약 제조 1인자가 되다 △이언량 = 거북선의 돌격장이 돼 전쟁을 승리로 이끌다 △정사준 = 정철 총통으로 화포의 효율성을 높이다 △유형 = 이순신 후계자로 우뚝 서다 △송희립 = 현장 전술의 귀재로 노량해전 승리에 이바지하다 △송여종 = 절이도해전의 일등 공신이 되다 △안위 = 명량해전을 승리로 이끌다 △이의온 = 해로통행첩 제도로 군량미를 확보하다 △최희량 = 조선수군 재건의 중핵을 맡다 △옥형·유습·자운 = 이순신의 혼을 지키다 △이후백 = 이순신에게 공직자의 자세를 전수하다 △정언신 = 이순신 장군의 스승이 되다 △유성룡 = 이순신의 멘토가 되다 △정걸 = 최고의 전선, 판옥선을 만들다 △원균 = 라이벌로 협조와 갈등 관계를 만들다 △이억기 = 이순신과 연합함대를 구성하다 △정탁 = 이순신의 목숨을 구하다 △진린 = 이순신에게 감복하여 노량해전에 참여하다

참고로 지은이는 옥형·유습·자운, 이 세 사람은 이순신의 혼을 지킨 공통점 때문에 한 사람으로 묶었다고 했다.

이 책은 위에 언급한 인물들에 대해 재조명을 함과 동시에 7년 전쟁에 대해서도 역사적인 의의를 재평가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순신의 전승에 대해 '23전 23승'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이를 '43전 38승 5무'로 정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록에 나타난 7년 해전에 대한 분석을 통해 드러난 결론이다.

또 글쓴이는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에 대해 일본 망언이나 역사 왜곡 움직임을 보일 때마다 왜군을 무찌르는 모습을 나타내 국민의 울분을 풀면서 단합과 애국심을 고취하는 데 긍정적 기능을 했다고 평했다. 그러나 드라마 진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선 역사적 사실을 정확하게 표현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를테면 첫 회 방영에서 권준을 '전라좌수사'라고 표기한 점, 녹도만호 정운이 당시엔 등장하지도 않은 폭탄을 몸으로 덮쳐 자폭하는 모습이나 등이다.

그리고 과연 이순신은 '성웅'인가? 글쓴이는 이순신에 대한 평가에서 이 부분만큼은 전혀 다른 생각을 내비친다. "이순신은 훌륭한 인품을 지닌 영웅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그렇다고 하여 공자나 석가, 예수 등 성인군자의 반열에 올릴 수는 없다"고 했다. 왜냐하면 이순신은 역사상의 여느 군 지휘관들과 마찬가지로 군법 안의 범위에서 인명을 참하기도 했고 교묘한 계략으로 많은 수의 적을 물리치기도 했으니 성인들의 이미지와는 맞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글쓴이는 이순신을 훌륭한 전략가로 평가하고 그 배경과 사상적 특징을 추적해 밝힌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이순신이 '나홀로 영웅'이어서가 아니라 그와 관련된 여러 인물이 각각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냈기 때문에 전쟁에서 연승할 수 있었으며 결국 그 공은 '이순신의 인맥'이 함께 이룬 역사적 성과인 점을 강조하고 있다.

경상남도에서 추진하고 있는 '이순신 프로젝트'가 지나친 성웅화로 흐르지 않게 충고하고 있다는 느낌도 지울 수가 없다. 행복한 나무. 416쪽. 1만 8000원.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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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총질하는 장면은 어쨌든 신난다. 두두두두... 픽픽 피를 튀기면서 쓰러지는 악당들의 모습은 속을 후련하게 하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어쨌든 주인공이 죽으면 정서에 맞지 않으므로 최소한 적이 10명 이상 죽어야 약간의 상처를 입는다. 그래야만 시청자에게 도리를 다하는 것이다. 만약에 나쁜 놈들이 세명도 죽지 않았는데 주인공이 죽어버리면 관객모독이다. 왜냐하면 현실이야 어쨌든 영화는 영화이므로 정의롭고 착한 주인공은 되도록 적을 많이 죽이고 오래 살아남아야 한다. 죽더라도 적이 모두 죽고 난 이후, 주인공이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관객이 느낄 때 그때 죽어야 한다.

우리는 그렇게 만들어진 영화의 코드에 맞춰 인식을 하는 법을 배운다. 아니, 길들여진다고 해야 할 것이다. <거침없이 쏴라>는 그런 관객의 욕망을 100% 만족시켜주는 매력적인 영화다. 영화를 보면서 인간의 존엄성 따위를 애기 꺼내려거든 몰래 알아듣지 못할 흥얼거림 정도로 이야기해야 한다. 누군가 알아듣게 얘기했다간 따귀에 불붙기 딱이다.

<거침없이 쏴라> 장면 중에서 내가 보기엔 스카이 다이빙하면서 총질해대는 장면이 압권이다. 공중제비 넘으며 온갖 지랄들을 다하는 것은 동방불패를 닮았고 구름을 뚫고 씽씽 날아다니는 모습은 슈퍼맨을 닮았다. 주인공 한 명을 상대로 최신식 따발총을 갖추고 달려드는 적(?)들이 얼마나 많은지, 무슨 총싸움 게임이나 하는 듯 무수한 총알이 핑핑 날아다닌다. 불공평한 장면 중의 하나를 소개하자면, 나쁜 놈의 편에 있는 자는 총 한 방에 바로 죽고 주인공에게 빗발처럼 쏟아지는 총알은 항상 빗나간다. 어쩌다 한 방 맞더라도 꼭 팔이나 다리, 어깨, 이런 데를 맞아 다친다. 어떤 때엔 심장에 맞아도 어지간해선 죽지 않는다. 이쯤이면 불멸의 주인공 답다.

아, 이 이야기를 하려고 손가락 아프게 자판 두드리고 있는 것이 아니다. 정확히 세어보진 않았지만 <거침없이 쏴라>에서 정확히 죽은 사람이 몇 명인지 세어보지 않았다. 최소한 50명은 그냥 총 한 방에 생을 마감한다. 영화에서 줄거리 중간에 죽은자들은 무슨 악한 행위를 했는지 모르겠다. 단지 나쁜놈의 편에 서있었다는 이유로 허망하게 주인공의 총에 떨어져야만 한다. 우리의 영웅과 같은 주인공도 별스런 고민 없이 총질해댄다. 눈감고 쏴도 적은 총탄에 맞아 죽는 수준이지만 별 죄의식이 없다. 당연히 보는 사람도 상대를 향해 방아쇠를 당기는데 고민을 기대하지 않는다. 저 놈 총 제대로 맞았나 보게 될 뿐이다. 다만 동물을 향해 쏴야 할 때엔 엄청난 양심의 발전기가 가동한다. 죽음에 대한 무감각이 그나마 제동 걸린 것이어서 다행이랄까.

한국엔 아직 총기가 보편화되진 않았지만 미국이 그러니 미국 따라해야 한다는 사람들이 워낙 많은 국가이다보니 우려되는 점이 있다. 그렇게 멀지 않은 미래에 '내 총 내가 사서 내가 쏘아 대는데 니가 무슨 참견이야'할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이라크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갔다. 미군 사상자도 수를 헤아리기 힘들다는데 이라크 사람들이야 오죽하랴. 한국에서 파병된 사람들이야 직접 전투에 나서고 있진 않다지만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누가 언제 어떤 마음을 먹고 니죽고 내죽자 식으로 대들지 어떻게 알아서. 그런데도 그런 전장에 사람들을 자꾸 보낸다. 미국의 위정자들이 눈이 희끄덕해서 덤벼드는 것에 덩달아 우리도 파병계획을 세우고 알랑방구 뀌느라 정신없다.

지 배에 바람구멍 나는 것이 아니므로 총맞고 사람 죽는 것을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없다. 군대에서나 파병가서나 어디 좀 잘려나가면 일계급 특진해서 위로 좀 하고, 죽으면 돈 좀 들여 가족 불러 거창하게, 눈물도 좀 뽑으면서 장례식 치러주면 그것으로 끝이다.

이 영화를 이야기하는 것은 '봐라'고 하는 게 아니다. 더군다나 영화평을 적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인간 생명을 단지 총 한 방에 아무런 꺼리낌없이 날려버릴 수 있다는 문화를 몰지각한 상업주의가 만들고 있음에도 우리는 의식없이 받아들이고 공부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을 들여다보면 그야말로 '석양의 무법자'들이 판을 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데 한국도 서서히 그렇게 변해가는 듯하다. 여기 저기 발생하는 연쇄살인 사건이 그 징조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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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23일치 1면 사진으로 지구 둘레를 에워싼 인공위성들.


지구를 둘러싼 수만 개의 인공위성. 꼭 전구가 폭발하는 순간 유리파편이 튀어퍼지는 듯한 느낌이다. 그런데 곧 이어지는 상상은 스스로를 소름돋게 한다. 이것들이 다시 중력에 의해 급속도록 지구로 흡착되는 것이다. 어디 아주 튼튼한 지하 벙크에라도 들어가 있는 사람은 화를 모면하겠지만 지표상에 노출된 대부분의 사람들은 참혹한 비극으로 종말을 맞게 될 것이다.

또 한가지 배알이 뒤틀리는 상상을 하게 되는데... 그런 비극의 주인공은 하필이면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던 그야말로 순진무구한 지구인이 대부분일 거라는 상상이다. 잘못은 선진국이랍시고 자랑하는 나라에서 자랑삼아 다투듯 하늘에다 쇳덩어리를 띄워 올려놓고는 쓸모 없게 되었을 때 아무도 수거하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불안이다.

내가 눈을 들어 하늘을 보았을 때 인공위성 '인'자도 안 보이더니 멀리 떨어져서 보면 또 보이는 모양이다. 어쩌면 지구인들은 멀리 볼 줄 모르는 근시안들임에 틀림없다. 지구는 무책임한 정치모리배들과 제 잇속만 챙기려는 자본주의 부라퀴들에 의해 서서히 죽어가고 있지만 이를 살리려는 사람들의 숫자는너무 턱없이 부족하다. '푸른 별 지구'라고? 검은별 지구가 될 날도 그렇게 머지 않았으리라.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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