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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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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텃밭에 심었던 배추는 칠순의 아버지와 다섯해 젊은, 그래도 신체나이는 아버지보다도 훨씬 많은 어머니가 수시로 벌레도 잡고 물도 주고, 난리도 아니었는데... 배추 수확하던 날 한숨밖에 나오는 게 없었던 그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단지 농약만 안 쳤다 뿐인데 배추가 속이 텅 빈 데다가 잎마다 구멍이 숭숭 뚫려 징그럽게도 보였던 그 배추만 생각하면 '두 번 다시 배추는 심지 않는다'는 아버지의 각오를 떠올립니다. 아버지는 아무리 배추가 비싸도 사먹지 심지마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올해 또 배추를 심고 말았습니다. 텃밭 장소를 바꿔서 예전 포도나무 있던 곳에 배추 마흔 포기를 심었습니다. 양지바른 곳이어서 배추가 생각보다 잘 되었습니다. 아마도... 올해 배추가 이렇게 잘 된 데는 농약의 힘이 컸을 겁니다.

심을 때 퇴비를 한포대 다 뿌린 것도 영향을 받았을 것입니다. 배추 모종을 줄지어 심고 애매한 곁에 심은 것은 거의 자라지 않습니다. 그곳에는 퇴비를 뿌리지 않았거든요. 퇴비를 뿌리고 농약을 친 배추는 자라기도 잘 자라거니와 벌레도 별로 없습니다. 배추잎을 모아서 묶기 전에 한 번만 더 농약을 칠 계획입니다. 총 네 번 정도 치게 되네요. 농약이 쌓여 몸에 해로울 것 같긴 한데, 그래서 김장을 할 때 깨끗이 씻어서 절이려고요.

어차피 우리가 먹을 건데 괜찮아요. 좀 더 신경을 써서 김장을 할 수 있을 거니까요. 시장에서 산 배추는 그냥 예사로 흐르는 물에 한 번 흔들어 씻어서 담그게 되죠. 우리보다 더 농약을 쳤을 수도 있는데 모르고 그냥 지나치는 거죠.

우리 꺼는 농약을 네 번이나 쳤다는 것을 아니까 소홀이 할 수 없죠. 오히려 안전할 거란 생각이 드네요. 그런데 이 배추를 남에게 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농약을 무려 네 번이나 친 것을 남에게 줄 수는 없잖아요. 그런데 올핸 배추보다 양념값이 너무 비싸 김장할 엄두를 못낼 것이라 하던데...

아, 괜히 배추를 심었나.

배추 자란 화단 가에는 국화가 눈을 뜨고 있습니다. 배추에 치중했을 땐 다 베어버리고 싶었는에. 가을이 짙어지면 보람도 있겠지요.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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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오늘(10자) 4면에 박원순을 공습하는 기사를 실었네요. 묘하게도 나경원은 야구대회에서 시구하는 모습이 옆에 나란히 실렸고요.

누가 뭐래도 속이 뻔한 편집인데 부끄럽지도 않을까요.

박원순에 대해서는 나경원의 선대위 대변인의 말을 꺼집어 내서 "박원순 형제, 현역 안 가려 기획입양 의혹"이라고 크게 제목을 뽑았습니다.

홍준표도 "호적 공무원과 공모 의혹"이 있다고 한 말을 그대로 제목에 옮겼고요, 또한 "도덕성 치명적 문제"란 제목을 따로 뽑아서 공격을 했네요.

반면 박원순의 해명은 "제사라도 지내려고 입적한 것 병역 기피하려는 의도 없었다"란 궁색한 변명처럼 비치게 한 줄 넣은 정도이네요.

더욱 가관인 게 이 기사 바로 옆에 나경원이 야구 스타일을 갖춰 종황기 전국 사회인 야구대회에서 시구를 하는 모습을 실었다는 것입니다.

다분히 나경원을 띄우고 박원순을 깔아뭉개는 편집입니다. 이렇게 균형을 잃은 편집을 하는 게 소위 재벌언론들의 횡포입니다.

이런 재벌언론들이 미디어렙을 무시하고 제맘대로 광고 유치를 하게 놔둔다면 광고시장은 금세 혼돈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그렇잖아도 재벌신문에 보험성, 눈치성 광고가 넘쳐나는데 방송까지 종편을 장악했으니 미디어렙이라도 적용하지 않는다면 광고시장의 폐해는 정도를 가늠키 어려울 정도가 될 것입니다.

다시 기사와 관련해서 한마디 하자면 박원순 후보가 13살 때 입양한 것을 두고 병역을 기피할 의도라고 매도하고 있는데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초등학교 6학년때 벌써 군생활을 어떻게 할까 고민했던 사람인지 궁금하네요.

어찌 말도 안되는 소릴 자꾸 소 되새김질 하듯 하는지 참 어이가 없네요.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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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도가니>를 아내와 단둘이 보았습니다. '19금'이어서 아이들을 데리고 갈 수 없었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아내에게 말을 건네기는커녕 손도 잡지 못했습니다. 두 시간 동안 뭔가에 알 수 없는 고문을 당하는 듯한 고통을 겪어야 했습니다. 나만 그런 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영화가 끝나고나서 한동안 멍하니 자리에 앉아 있다가 아내가 먼저 말을 꺼냈습니다. "영화가 뭐 이래? 왜 이리 힘들어!" 나는 아내의 표현법을 알기 때문에 말은 이렇게 하지만 그 뜻이 무엇인지 압니다. 아내의 가슴 아주 깊은 곳에서부터 분노가 펄펄 끓어서 올라오고 있다는 얘깁니다.

어떻게 선생들이 그럴 수 있어? 하는 단순한 분노가 아니라 사회의 권력들이 약자에 대해서는 조직적이다시피 철저하게 짓밟는 구조 속에 내가 있다는 것이 화를 치밀게 할 뿐만 아니라 슬프게하고 마는 절망감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특히 자애학원 교장이 장애아이를 성추행하고 경찰에 잡혀 갈 때 떼거리로 찾아와 항의하는 모습은 저들이 과연 정신이 있는 집단인지 화가 났습니다. 단지 교회 장로이기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무조건 제편 감싸기'식의 행태를 보여준 이런 교회의 모습은 단지 영화 속 장면일 뿐만은 아닐 것입니다.

예전 <밀양>이라는 영화에서도 교회의 이기적이고도 비양심적인 모습을 보았던 것 같습니다. 교회 믿고 회개했으니 '하나님'으로부터 죄사함을 받았다는 유괴범의 뻔뻔함이 이 시대 교회를 대표하는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으니까요. 교회 장로이기도 한 파렴치범인 교장을 고발해서 구속하게 했으면 부끄러운 줄 알고 자숙해야 할 교회사람들이 인권단체 간사의 머리채를 잡고 환장하는 모습은 단지 영화 속 장면이 아니라 종교, 정치, 사회 등 여러 곳의 비슷한 장면으로 겹쳐졌습니다.

이명박 가카께서 서울시장을 할 때 서울시를 하나님께 바쳐버린 마당에 감히 하나님의 자식을 법에 걸어 처벌한다는 게 말이 되겠나 싶긴 한데 사회적 약자를 철저하게 짓밟고 뭉개버리는 이기적 권력의 모습을 보면서 마냥 먹먹해질 수밖에 없었던 기억은 그야말로 뇌와 가슴을 <도가니>에 넣어 푹푹 삶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언제까지 삶다가 꺼내어 식히게 될지는 나도 모르겠습니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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