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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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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24일) 오랜만에 무학산에 올랐다. 

컴퓨터에 저장된 사진 파일을 검색해보니 2016년 11월 16일이다. 이번 산행에 빠진 최상호 팀장과 함께 갔었군.

이 당시 내가 등산을 시작할 무렵이다. 이후 이일균 국장과 허진도 부국장이 합류해 4인조로 구성돼 지금까지 월 1회 산을 타고 있다.

 

앵지밭골이라는 지명을 종종 들었더랬는데, 이번에 그 이름의 의미를 알게됐다. 물론 표지판에 나타난 것처럼 유래가 정확한 것은 아니다. 앵지는 연계, 연개, 앵기에서 변화했다는 설이 있다. 여튼 우리는 마산여자중학교 입구에서 출발했다.

 

무학산 등산로 종합안내도. 우리는 마여중-광명암-봉화산 약수터-서마지기-무학산정상-학봉-서원곡유원지 코스로 길을 잡았다.

 

봉화산 약수터. 초장부터 헉헉거리다 보니 자신이 없어진다. 한 주 내내 술을 안 마신 날이 없었다. 산행에 영향을 안 미칠 까닭이 없다. 약수터를 만난 김에 시원스레 두 바가지 연거푸 들이켰다. 그러고 의자에 앉아 물끄러미 약수터 간판을 쳐다보는데, 웬걸. '약수터 시설 폐쇄 공고'란 문구가 눈에 '퍽' 들어온다. 한 방 먹은 느낌. 뭐야, 이거. 

 

그런데 주민들은 예사로 물을 마신다. 이곳을 종종 찾는 듯한 주민이 말한다. "며칠 전 동사무소에서 다녀갔어요. 검사한 지 3년이나 지났는데 다시 검사하지 않느냐는 얘기가 많으니 이제야 왔다간 모양이에요."

 

이젠 비소가 검출되지 않으려나. 사람들이 몸에 해로운 비소를 들먹이며 이야기를 나누자 어떤 중년의 아저씨가 한마디 덧붙인다. "내는 몇십 년을 이 물 먹었는데 아무 이상 없어요."

 

위치로 유추하면 이곳이 만남의 광장일 가능성이 크다. 등산로가 몇 군데서 만나는 곳인데다 이런 표식이 있는 것을 보면. 가운데 쑥 튀어나온 봉에 '마산회원구 지리적 중심점'이라고 적혀 있다. 마산회원구의 중심지역이라는 얘기겠지. 

 

서마지기에 다다른 곳. 경사가 심하다. 핵핵!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다. 근데 앞선 두 사람 왜 그리 할랑한고. 전혀 지치지도 않고 설렁설렁 올라간다.

 

서마지기. 산꼭대기에 이런 평지가 있다는 게 그리 낯설진 않다. 화왕산에도 이런 곳이 있고 재작년에 갔던 신불산에도 이런 평지가 있었고 재약산 수미봉 사자평도 이런 평지다.

 

무학산 정상. 고생한 보람. 바다 반대쪽, 내서 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다. 볕이 심해 점심할 곳을 찾으려 학봉 쪽으로 내려갔다.

 

산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 마산 시내와 앞바다가 훤히 내려다 보인다. 멀리 보면 섬들이 바다를 균형있게 채워놓은 게 꼭 다도해같다.

 

우린 이 바위를 보고 꼭 지리산 칼바위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문득, 스펀지밥 뚱이 머리같다는... ㅋ~

 

서원곡으로 내려왔다. 

 

조금 더 내려오니 무학산 둘레길을 만났다. 그러고 보니 아직 이 둘레길도 걷지 못했군. 이날 하루 걸음은 총 1만 4000보. 일주일 치 운동은 한 셈이겠지. ㅋ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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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로 그림 아테네학당에 숨겨진 비밀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성희 미학자.

라파엘로 그림 아테네학당에는 유일하게 여성이 있다. 히파티아. 각 그룹에서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재구성할 수 있도록 그렸다. 오직 한 명이 서사로부터 독립되어 있다. 바로 히파티아. 하얀침묵. 강사는 히파티아를 두고 그렇게 표현했다. 그렇다면 라파엘로는 굉장히 의도적으로 그렸을 수 있다. 모두 각자 서사 속에서 눈빛을 교환하고 있다. 단 한 사람 정면을 보고 있다. 히파티아. 그만이 관람자를 응시하고 이야기하고 있다.

 

사실 그림 속에 정면 응시 하는 사람 2명 더 있다. 오른쪽 구석, 라파엘로 자신. 자화상은 항상 정면일 수밖에 없다. 당시 그림에 자화상을 끼워넣는 것은 유행. 한 명이 더 있는데 이는 아직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한 소녀가 그림 밖을 쳐다보고 있다. 이 소녀는 철학자도 아니고 누구인가. 연구한 것은 있지만 결론은 아니다. 이 소녀는 스핑크스다. 괴물이다. 스핑크스의 수수께끼. 

오이디푸스는 과연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푼 것일까. 오이디푸스는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풀지 못했다. 오이디푸스는 모든 것이 시작된 것이란 의미가 있다. 그가 상징하는 것은 어머니의 생식기다. 오이디푸스는 그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답을 사람이라고 한 것은 푼 것이 아니다. 오히려 수수께끼 속으로 휘말린 것이다.

라파엘로의 그림에 스핑크스는 히파티아 뒤에서 다시 수수께기를 내는 느낌이다. 이것이 아테네학당 그림 속의 숨은 비밀이다. 

 

그 그림의 밑그림을 제출했을 때 히파티아가 중앙에 있자 주교가 난리쳤다고. 

그림에서 가장 흉측한 인물은 히파티아 앞에 있는 파르메니데스.

파르메니데스 불변 주장. 헤라클레이토스는 끊임없이 변화. 니체에 와서 인식이 뒤집어져.

 

파르미자니노 '긴 목의 성모'

 

파르미자니노 '긴 목의 성모'

송대방의 '헤르메스의  기둥'이 이 그림을 소재로 쓴 소설이다. 

당시 연금술이 유행하던 시절. 뉴턴도 연금술에 빠져 있었다.

이 그림을 매너리즘이라고. 기괴하게 과장된 그림. 몸이 물이 흐르듯 꺾여 있는 특징을 보인다. 너무 기교적이고 인위적이라는 비난을 받지만, 게다가 르네상스 시대에 말이지. 하지만 보이지 않는 속에 불안함도 있었다고.

서양에선 청색을 색으로 쳐주지도 않았다. 광물 안료는 귀해. 베르메르는 아주 아껴 썼다고. 이 그림은 청색이 칙칙해 비싼 안료가 아니다.

그림을 보면 아기 예수가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이 위태롭다. 다섯 명의 천사 혹은 목동. 성모의 몸을 닮은 길쭉한 물병. 송대광은 기둥에 주목했다. 그래서 미완성이라는 주장도. 실내인 것 같지만 실외. 위로 올라가면 기둥이 하나다. 아래 쪽은 여러 개인데. 이 속에 연금술의 비밀이 있다고.

프로이트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기둥은 남근을 상징한다. 하나이면서 여럿, 여럿이면서 하나. 대립적인 것이 일치한다. 연금술의 기본 철학이 그렇다. 신도 하나이면서 여럿, 여렷이면서 하나를 나타낸다.

그 비밀이 연금술사들이 만들어내고자 하는 것. 현자의 돌. 해리포터 1편, 마법사의 돌. 상통하는 주제. 

수태고지. 성령으로 임신. 마리아와 천사 사이에는 기둥이 있어. 기둥이 상징하는 것은 예수. 성육신.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에도 기둥이 나와. 예수를 상징. 십자가도 마찬가지. 연금술 현자의 돌. 동시에 예수를 상징. 결합하면 예수가 현자의 돌. 예수가 최고의 마법사라는 얘기.

연금술을 하기 위해 제일 먼저 하는 것은 금속을 먼저 죽여야 한다. 광물이 죽고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첫 단계는 죽음. 니그레도, 흑화단계다. 새로 태어나야 영웅이 된다. 예수도 거듭나라고 했음.

이 그림은 죽음의 단계. 예수의 상태가 위태. 아기 예수의 다리 부분에 얼굴이 있다. 미술사가들은 별로 중요시하지 않는다. 그래서 미완성이라고 말하기도. 그림은 예수의 얼굴과 흡사. 숨어있는 어둠의 이름은 죽음. 파르미자니노의 의도다. 

그러면 죽음은, 광물의 죽음은 어디에서 이루어지나. 병. 그것은 모태라고 볼 수 있다. 거기서 죽고 거기서 태어난다. 이 흑화를 나타내는 물병을 찾아라. 사실 마리아의 몸이 물병이다. 형태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전체 구도가 물병처럼 그려졌다.

성배가 무엇인가? 마리아의 몸이 성배다. 

이 그림 놀라운 비밀이 많이 담겨 있다.

그림 한 점 보려면 꽤 복잡하다. 이런 걸 들여다 볼 수 있으면 즐거움이 배가된다.

짝짝짝.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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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도서관 인문학 강좌 이성희 미학자의 '명화의 비밀코드에 접속하다' 

한 달 전 쯤에 이 강좌가 있는 줄 알았다. 미술에도 관심이 있는 터라 배너광고를 눈여겨 봤었다. 하긴 도서관을 2주에 한번씩 들락거리니 이런 정보도 알게 되는 거지.

미리 배포된 자료를 보니 장훤의 '괵구부인유춘도',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 파르미자니노 '긴 목의 성모' 등 그림 속에 어떤 비밀이 숨겨있는지 밝혀본다.

이제 막 시작한다.

이성희 강사

그림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그림을 한참 보고 있을 때 이미지가 불쑥 튀어나와야 한다. 그래야 그림을 볼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림을 볼 때 눈에 보이는 것이 빙산의 일각임을 알고 숨겨진 것을 발견한다면 희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동서양 그림을 왔다갔다 하면서 설명.

 

장훤작 괵국부인유춘도

1. 장훤의 괵국부인유춘도

당나라 시절 그림. 괵국부인이 봄소풍 가는 모습. 말발굽 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림은 단순해 보이지만 잘 구성돼 있다. 빽빽한 곳과 성긴 부분이 잘 조화되어 있다. 말발굽을 보면 모두 다르다. 걷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장훤은 당 현종 때 사람. 이 시절 100년에 한 번 날까말까한 천재들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오는 시대. 이백, 두보, 장욱(개성적 글쓰기, 초성, 상투풀어 글씨 쓴 양반)

괵국부인은 양귀비의 언니. 현종은 한국부인, 진국부인, 괵국부인 칭호를 내렸는데... 이 중에서 괵국이 최고였다고.

괵국이 장안에 모습을 드러내면 화제가 되었다고.

담소. 이게 미인을 상징하는 말이 되었다.

이 그림은 상상화가 아니라 실제 장면을 보고 그린 작품. 장훤은 궁정화가. 그림 속 여성들의 헤어스타일. 말에서 떨어지면서 나타나는 헤어스타일. 당시 유행.

등장인물 8명. 남자들이 수염 없다. 남자가 아니라는 증거? 달덩이 같은 얼굴. 전형적인 당나라 여성상.

후보 8명 모두 괵국부인일 가능성. 

말을 보면 말일 달릴 때 장미라고 흘이 튀는 것을 막는 장치. 옷도 보면 흰색과 빨간색은 유니폼. 그러면 남은 두 사람 중에 뽑아야. 미술사가들은 뒤에 있는 사람중에 한 사람을 선택할 것인데... 다른 걸 주목해봐야 한다.

말 머리털 묶은 것을 보면 세번을 묶은 것. 삼화말이라고 하는데.. 이는 아무나 타는 말이 아니다.

안록사의 난때 사천으로 몽신할 때 명황행촉도에 보면 현종이 탄 말이 삼화말이다. 굉장히 높은 관직이 아니면 궁중에 있는 사람이란 의미.

괵부인은 젊은 사람. 그래서 맨 앞에 말을 타고 가는 사람이 괵국부인이다. 

왜 이 그림에 인문학이 입혔는가. 주역에 보면 곤괘: 곤은 여성성을 상징하는 괘. 암말 상징. 앞서면 어지러워지고 뒤서면 주인을 얻으리라. 여자는 앞장서면 안 된다는 인식이 팽배한 시대. 괵국부인은 이것을 뒤집고 있다.

당현종의 18번째 아들 명종의 아내. 양귀비. 현종이 금을 타고 양옥환이 춤을 추는 순간 당 역사는 변하기 시작한다. 

괵국은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는다. 아이들을 데리고 도망가다 군사들에게 잡히자 가족을 모두 죽이고 자신도 자결시도. 치명적인 상태에서 잡혀갔지만 결국 사망.

괵국은 리더십이 강한 여성. 그림 속에서 당당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라파엘로의 '아라테네 학당'

다음 그림.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

유심히 보면 딱 걸리는 부분이 있다. 프레스코화는 일필휘지로 그려야 한다. 너무 빨리 마르기 때문. 주교는 25살짜리 라파엘로에게 이 벽화를 그리게 맡겨. 그런데 당시 바로 옆에는 천지창조가 그려지고 있던 시점. 미켈란젤로와 대결구도.

아테네학당에 1000년의 천재철학자들이 다 모여있다. 

그리스시대엔 동성애를 조장했다. 제도적으로도.

중세엔 아리스토텔레스를 잊었다. 아나키만드로스, 피타고라스, 카르메이데스 디오게네스, 플로티노스, 조로아스트, 유클리드 등 최강의 멤버들 집약.

이 그림을 보면서 라파엘로에 깜짝 놀라. 이들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철학이 없으면 그릴 수 없는 그림. 라파엘로는 이들의 사상을 최소한 모두 알고 있다는 얘기. 

그래서 이 젊은 화가를 만만하게 볼 수 없다. 플라톤은 이데아 철학. 그래서 손가락을 하늘로 향해.

플라톤 옆에 선 사람은 땅을 이야기하고 책도 수평으로하고 있다. 두사람의 옷에서 그리스시대 4원소를 드러냈다. 물, 불, 흙, 공기.

전체 구도는 상단에는 유명 하단에는 무명, 중간에 디오게네스. 왼쪽엔 사변, 오른족엔 자연학. 심오한 분류로 배치했다. 그런데 이 속에 진짜 비밀이 있다. 휴식.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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