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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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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공부 삼아 정리해본다. <한국연극> 1월호에 실린 이 기사의 본 제목은 '새 정부 예술정책 수립을 위한 예술지원체계 혁신방향 토론회'다. 예술 지원을 어떻게 혁신적으로 이룬다는 얘긴가 궁금해서 읽어봤다. 아니 다 읽어본 건 아니다. 읽다가 이건 좀 정리 좀 해둬야겠다 생각이 들었다. 그냥 눈으로 다 읽고 나버리면 정리할 여유를 찾지 못할 테니까 아예 읽으면서 정리를 해버리는 게 좋을 듯 싶기 때문이다.




1. 토론회는 2017년 12월 7일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문체부 새 예술정책 수립 특별전담팀의 예술지원체계 분과위원회 주체로 진행됐다. 문재인 정부에서 예술정책에 TF를 꾸릴 만큼 관심을 쏟는구나 싶어 속으로 환영하는 나를 발견한다. ㅋㅋ.


2. 1부 주제는 '예술지원의 현실과 지원체계 혁신 방향'. 이원재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소장이 발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를 언급하고 "진실 규명은 물론 이후 문화행정의 정상화가 앞으로의 구조와 맞닿아 있다" 했는데... 그래서 "행정 절차에만 초점이 맞춰진 기존 예술지원 정책에서 벗어나 새로운 예술지원 방향을 가져야 한다"고. 새로운 예술지원 방향이라... 현장 예술생태계의 자체적인 주체 형성, 하청계열화에서 벗어난 주체적인 협력체계 형성, 사회자원의 분배와 공유 중심으로 사업 프로세스 재구조화, 성과와 결과보다는 경과와 과정이 존중되는 행정체계, 평가와 성찰이 있는 정책 등이 새로운 예술지원 방향이라고 제시했다.


3. 다음 발제, '예술지원체계 재구성 방향과 예술지원기관 혁신 의제'. 예술지원기관을 혁신해야 한다? 사실 기존의 지원기관의 현실을 모르는 상황에서 혁신 방향을 제시하면... 이해하기 쉽지 않겠지만 읽어보자. 발제한 메타기획컨설팅 최도인 본부장은 먼저 '예술지원 공공기관이 누구를 위해 존재했던 것일까'란 질문을 꺼냈다. 예술가와 창작자 위에 보이지 않는 힘의 실체가 존재했다는 것이다. 뭐 그러니 블랙리스트가 생겼겠지. 최 본부장은 "새 예술지원체계가 자율성, 다양성, 창의성이라는 기본 가치를 담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예술위원회의 역할을 강조했는데, "관료적 행정에서 벗어나 예술가, 창작자의 편에서 예술의 사회적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환기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4. 세 번째 발제. 서울문화재단 이규석 창작지원본부장의 '예술지원 협치 체계 재구성 방향'. 협치라.. 거버넌스를 얘기하나 보다. 그는 확장된 예술정책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위해선 중앙과 지방이 분절된 체계로 된 것을 "문화거버넌스위원회를 설치해 상설적 정책협력 네트워크 운영, 예술지원기관의 독립성과 자율성 강화, 분권형 예술지원체계로의 개편, 민관거버넌스 정책패널제도와 참여예산제도 도입, 지원사업 심사제도 개편" 등을 실천과제로 꼽았다.


5. 이어진 토론을 짧게 정리했는데, 나는 더 짧게 정리할란다. 서울과기대 박소현 교수 '예술지원체계에 관한 추가적 단상들'에서 "현재의 예술지원은 지지 없는 도움이라며 사람 중심의 정책설계 필요"성 강조. 부천문화재단 손경년 대표 '문화적 전환의 시대-지원 시·구의 역할 재구성'에서 문화체육관광부의 편파적 이미지를 지적하고 한국문화정책연구소 염신규 소장은 '73체제를 벗어나기 위한 메모들'이란 제목으로 1973년 문화예술진흥법 제정이래 문화예술정책이 본질적 차원에서 변화가 없었다고 지적, 국가와 행정이 주도하는 국가주도성장 논리가 아닌 국민 문화창조권 측면으로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6. '예술과 예술지원 정책, 건강한 관계 맺기'로 이야기를 꺼낸... 음, 직함이 길구만, 적폐청산과 문화민주주의를 위한 문화예술대책위 이동민 운영위원장. "다양한 관계 맺기를 지원하고 예술생태계를 지원하는 개념으로서 예술정책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어려운 말이다. 예술생태계를 지원한다, 생태계 지원. 좀 고민을 해봐야겠다. 그리고 서울변방연극제 감독을 지낸 임인자 감독, '통제와 감시 체제로서의 예술행정에서 문화예술의 공공성 회복, 그리고 자율적인 문화행정을 위한 예술가 주도의 문화예술행정으로' 이 양반은 직함 대신 글 제목이 길구만. 그러다 보니 제목에서 할 이야기가 다 드러난 셈.


토론회 자료집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홈피에 있단다. 언제 이 자료가 필요하게 되면 찾아볼 수 있겠지. 일단 기본적으로 한국 문화예술정책의 흐름을 읽을 수 있었고 연극계의 방향제시를 가늠할 수 있는 것만으로 만족을.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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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나는 정치는 여자에게 더 어울리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내 집안 살림 돌아가는 걸 봐도 그렇다. 돈은 내가 좀 더 벌지만 아내가 집안을 통제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니까. 선천적으로 내가 돈 계산에 어두워서 그렇기도 하고.


정치는 호전적인 사람이 손대서는 절대 안된다. 또한 타인을 무시하는 사람이 해서도 안되는 분야다. 인류의 역사를 되짚어 봤을 때, 모계 중심의 원시공산부족사회에선 전쟁이란 게 없었다. 그저 함께 수렵을 하고 함께 나눠먹으며 살았다. 그런데 남자들이 힘으로 조직을 구성하고 자기가 다른 사람보다 좀 더 많이 가지려고 욕심을 부리기 시작하면서 싸움이 일어났다. 와중에 권력을 쥔 자는 그 권력을 이용해 더 큰 부와 권력을 탐냈고 자연히 전쟁을 일으켰다. 자기의 재산과 권력을 남이 아닌 자신의 자식에게 물려주는 세습이라는 장치를 공고히 함으로써 지배와 피지배라는 계급이 정착된 것이다. 역사가 그랬다. 남자가 권력을 잡고 정치를 하기 시작하면서 인류는 시도때도없이 전쟁을 일으켜왔고 그 전쟁의 중심에는 늘 남자가 있었다.


나는 이러한 인류사를 잊지 않는다. 조선시대 남자들만의 정치로 500년을 이어왔다. 성리학 정신으로 위민정치를 펼쳐왔고 정권은 안정되었으며 정당간에 합리적 논쟁으로 정사를 잘 이끌어왔던가? 사색당파, 툭하면 싸움질이요, 온갖 술수를 동원해 권력을 차지하는 것에만 치중하는 바람에 백성의 삶은 늘 피폐하지 않았던가.


칼럼을 쓰면서 그러한 감성이 온몸에 뜨겁게 흘렀다. 그러나 그런 말들은 표현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특히 경남이라는 이 좁은 땅덩어리 안에서만이라도 좀 더 많은 여성이 정치권에서 활동했으면 하는 바람만 몇 가지 사례를 들어 논거했다.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하는 나라 중 우리보다 여성정치인이 적은 곳 있으면 누가 알려줬음 좋겠다. 현재로선 남자들이 기득권을 놓지 않으면 여자에게 기회가 생길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기성정치인들,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어리석은 욕심 좀 내려놨으면 좋겠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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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읽고 있는 책은 집문당에서 낸 박상순의 <연극대본의 세계>다.  고향의 봄 도서관에서 대출했다. 박상순은 경민대 연극과 교수다. 파리서 연극기호학을 전공했다. 


책을 읽다 보면 기호학자로서 극의 이론을 풀이한 내용이 눈에 띈다. 책 앞쪽은 희곡에서 대본으로의 전환, 언어 텍스트로서의 대본, 대사의 기능, 극 언어의 종류 등등이 있는데... 대략 아는 내용들이고 극작을 위한 준비운동 부분이라 뛰어넘고... 본격적으로 스토리를 다루는 대본 전개 부분, 플롯에 대한 이야기로 오늘 읽어내려간 내용을 정리해볼까 한다.


극작가는 작품의 첫 단계로 전체적인 설계도를 구상한다. 올커니. 그게 극작가의 가장 큰 매력이기도 하지. 하지만 요즘 그 매력을 연출가와 반반 나눠먹기하는 경우도 많다는 사실.


설계도는 대략 발단, 전개, 위기, 반전, 종결이라는 구조를 가지는데 뭐 꼭 그 틀에 안 맞춰도 얼마든지 미학적 완성도를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싶구. 사실 나는 그런 스토리구조보다 플롯에 더 관심을 갖는다. 어떤 사건들이 어떤 방식으로 유기적 결합을 이루며 전개되는가 하는 거지.




플롯? 뭘까. E. 벤틀리라는 양반이 플롯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는군.


"플롯이란 인위적인 것이 아니면 단 된다. 플롯은 예술가의 지성이 게재되어서 나오는 것이다. 곧 자연이 혼돈의 상태로 버려둔 사건에 질서를 부여하는 것이다. 구성이란 고도의 교묘한 예술로서, 말하자면 인생과는 반대되는 개념인데 어떻게 구성이 인생의 모방이 될 수 있겠는가? 플롯은 인생의 모방이 아니다. 플롯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언급한 모방적 요소를 포용할 수 있지만 플롯은 동시에 인생의 변조이며 개선인 것이다."


이 양반, 아리스토텔레스 어르신에게 공개적으로 대들었구만. 그런데 벤틀리 너 누구냐? <드라마 인생>이란 글을 쓴 연극학자인 모양인데... 그리 대중적 인물은 아닌 모양이다. 인터넷에서 모습을 찾을 수 없으니... 쨌건.


대본의 주제는 하나의 사건과 다른 사건과의 관계에 의해 형성되고 그 인과성에 따라 재배열되는데 극작가가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사건을 배열, 구성하는데 이걸 플롯이라고 한다고 알아두라고....


아까 내가 언급했듯이 현대극은 일반적 사건배열을 무시하는 전개법을 많이 활용한다. 뭐 그게 사뮤엘 베케트의 기념비적인 실험극인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비롯되었든 말았든. 


<고도를 기다리며> 내용이야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테고... 해서 이 작품에 대해 박상순 교수가 설명한 것을 옮겨보면 이렇다.


"기승전결의 구조를 갖추지도 않고 사건과 사건 사이의 인과성도 매우 약하며 등장인물의 대사에서 비롯되는 갈등의 요소조차도 불분명함을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플롯의 거부라기보다는 또 다른 변용이라 이해할 수 있다. 종래의 대본이 갖는 일관성이나 논리성에 덜 집착하고 때로는 비논리적인 플롯을 활용할 뿐이다."


플롯은 어떤 속성을 지닐까?


1. 인간이 삶을 표현하는 영역이기에 개연성에 기초해야 한다.

2. 사건이 인과관계 속에서 질서화하고 재배열된다는 측면에서 통일성을 갖는다.

3. 사건의 전개과정을 연속화하여 완결된 사건을 완료한다는 측면에서 완결성을 갖춘다.

4. 의도된 사건 전개를 통해 관객에게 특정 반응을 유도하는 목적성을 갖는다.


극작가 하유상은 극의 전개에 대해 단순전개, 이중전개, 복합전개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는데... 요즘 극작가들 수준이 워낙 높아져서 복합전개 방식을 많이 사용하는데 그러면서도 궤도를 이탈하지 않고 여러 개별 사건들을 희한하게도 잘 묶어내는 걸 보면 어지간히 공부하거나 고민한다고 해서 따라잡을 수나 있겠나 싶다.


글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 하나 있다. 극을 쓸 요량이라면 많은 사건을 알아야 하고 그 사건의 속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 사건들을 어떻게 배열하고 연결짓는가, 이것이 앞으로 1년간 공부해야 할 과제가 아닐까 싶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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