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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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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나온 영화 <인천상륙작전>과 <제이슨본>을 언제 시간을 틈타 보려고 계획했었다. 그러던 차에 오늘 경향신문에 난 강유정의 영화로 세상읽기란 글을 읽었는데, '기억'이라는 화두로 <제이슨 본>과 <덕혜옹주>를 풀어나갔다. 개인의 기억과 집단 기억을 논했다. 그 둘을 기억이라는 키워드로 연결짓기에 약간의 무리수가 있긴 하지만 <제이슨 본>에서 다룬 몸의 기억과 뇌의 기억이 철저한 개인의 기억이라면, <덕혜옹주>의 기억은 개인의 기억이지만 그것은 우리 역사에서 나타난 우리 민족의 집단기억이라는 점에서 공감대가 형성되는 거겠다.

사실 강유정의 이 글을 읽으면서 나는 또 나대로 개인의 기억이 되살아난 상황에 처했다. 어쩌면 이다지도 잘 잊어버리고 사는지 한심할 정도이긴 한데, 덕혜옹주는 불과 2년 전쯤 책으로 읽었다.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는지 어떤 경유로 책을 접해 읽었는지는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도 여유없이 단 시간에 너무 많은 정보를 머릿속에 꾸역꾸역 집어넣었기 때문이리라. 그래도 그 줄거리만큼은 희미하게나마 떠오르는 것은 책을 읽으며 영화처럼 장면들이 기억에 소묘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랬던 기억과 강유정의 글이 오버랩되면서 불운한 시대를 살다 간 조선 마지막 공주의 이야기를 담은 <덕혜옹주>를 봐야겠단 충둥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손예진의 연기에서 덕혜의 모습이 제대로 각인되기를 기대한다. 


<덕혜옹주>영화 스틸컷


‘덕계옹주의 기억’과 ‘집단의 기억’

강유정의 영화로 세상읽기(경향신문)


2000년대 액션 영화의 패러다임이 된 본 시리즈는 기억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최종병기 몸을 가진 남자가 기억을 잃었다. 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기억하고 있는 것들을 뇌가 기억하지는 못한다. 생각보다 먼저 몸이 움직이고 판단보다 실행이 앞선다. 열심히 몸을 움직이고 반응하던 남자는 스스로를 그렇게 단련한 몸의 주인, 그러니까 기억을 찾고자 한다. 자기가 자기 자신을 찾는 이야기, 이 새로운 서사 위에 몸과 몸이 부딪치는 실제적인 액션이 얹혀졌다. 이 아이러니가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수 있었던 본 시리즈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9년 만에 맷 데이먼과 폴 그린그래스 감독이 함께한 본 시리즈가 개봉했다. 이번엔 제이슨 본이 기억의 상당 부분을 되찾았다. 잃어버린 조각들을 찾아 헤맨 게 지난 시리즈였다면 이번엔 대략적인 그름을 맞춘 후라고 할 수 있다. 기억을 찾는 과정이 줄거리 복원이었다면 그 이후의 작업은 서사의 재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 ‘무엇을’을 따라다니는 전작과 달리 이번 영화의 주된 질문은 ‘왜’이다. 나는 무엇인가가 아닐, 왜 ‘나’를 살인병기로 만들었고, 왜 아버지가 살해되었는가로 질문의 부사가 달라진 것이다.


오래된 이야기이긴 하지만 결국 존재란 몸과 기억의 결합체이다. 제이슨 본이 자신의 진짜 이름을 찾고 기억을 찾았다고 해서 거기서 바로 삶의 이정표를 얻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기억을 되찾자 질문이 찾아온다. 몸과 기억이 합쳐지자 그는 질문하는 존재로 바뀐다. 삶이라는 것도 그렇다. 사람은 오히려 자신을 찾게 되면 질문을 하기 마련이다.


<제이슨 본>이 재구성하고 추적하는 것은 철저히 개인의 역사이다. 비록 그가 정보원이라는 신분을 가지고 있고, CIA라는 배경을 갖고 있다고 해도, 제이슨 본은 개인이다. 이는 본 시리즈가 애초에 허구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미국의 음모, 정보기관의 완력, 권력기관의 야비함 등은 일종의 상징으로 읽힐 수 있다. 트레드스톤 프로그램이나 아이언헤드 프로그램들 역시 개연성은 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집단기억 즉 역사는 아니다. 제이슨 본의 복수가 최종적으로 개인의 복수가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어떤 개인의 기억이 집단 기억과 밀접하게 닿아 있다면 그 개인적 역사의 복원이 지니는 의미는 달라진다. 같은 시기에 개봉하는 영화 <덕혜옹주>의 경우가 그럴 것이다. 영화는 구한말에 태어나 일제강점기를 거쳐 살아야 했던 한 여자 이덕혜의 삶을 그리고 있다. <제이슨 본>이 모두는 알고 있지만 본인은 모르는 개인의 기억을 찾아가는 영화라면 <덕혜옹주>는 본인은 알았으나 아무도 몰랐던 이덕혜라는 인물의 역사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중요한 것은 덕혜가 만일 20세기 초, 조선에서 태어난지 않았더라면 어쩌면 오히려 더 그녀를 기억해낼 필요도 없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덕혜는 20세기 초에 태어났기 때문에, 그녀의 개인사적 기억은 개인의 기억에 머물 수가 없다. 우리의 집단 기억 속 일부와 덕혜의 삶은 기억의 DNA를 공유하고 있다. 그녀의 삶은 그저 개인의 삶일 수만은 없는 것이다.


영화 <덕혜옹주>는 그저 한 개인, 한 여자의 삶을 보여준다. 많은 부분은 그녀의 구멍 난 기록처럼 유실되고 비어 있다. 가령, 대마도 번주와 결혼한 이후 어떤 삶을 살았는지 그녀의 딸과는 어떤 삶을 살았는지는 구체적으로 그려져 있지 않다. 어떤 점에서는 그녀의 삶 자체가 영화에 역사적으로 재현되어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13세의 나이로 일본에 가 1962년에야 되돌아왔다. 영화에서 그려지는 것도 이 이상의 역사적 사실을 담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절절하게 다가오는 것은 우리가 문학적 상상력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고립감과 고독감, 그리움이라는 보편적인 감정이다. 13세에 어머니의 곁을 떠나 일본으로 떠나야 했던 한 소녀, 유일하게 고국의 추억을 공유했던 친구이나 하녀인 복순을 떠나보내야 했을 심정, 결국 고국에 돌아오지 못했을 때 느꼈을 좌절감 그런 순간순간들이 영화를 통해 재현되고 또 공감의 언어로 전달된다.


결국, 역사란 그런 것일 테다. 허구의 인물 제이슨 본이 기억을 되찾아서 마침내 도달한 감정이 아버지를 잃은 분노와 슬픔이었던 것처럼 덕혜를 복원해 몰랐던 기록의 한 퍼즐을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지만 개인의 삶을 온전히 살 수 없었던 시절의 한 인물을 들여다보는 것, 간접체험 말이다. 이는 곧 공감의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역사를 읽고 공부하고 되돌아보는 것 역시도 타인의 삶에 대한 공부이자 이해이며 공감의 방법이다.


어떤 점에서 우리는 개인의 삶을 살고 나의 역사를 가질 수 있는 시기에 살 수 있음을 감사해야 할 것이다. 어떤 기기에 태어났느냐에 따라 개인의 역사는 결코 개인만의 것이 될 수 없는 때가 있다. 잔혹하고도 큰 사건들은 한 사람, 한 사람의 다른 상대적 삶의 다양성을 허용하지 않는다. 엄혹한 시절일수록 사람의 삶은 비슷해진다. 모든 행복한 가정은 비슷한 이유로 행복하고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 불행하다면 그건 불행의 얼굴이 다양하다는 뜻일 것이다.


잔혹한 시대는 그 불행의 다양성마저 빼앗는다. 개인의 기억이 개인의 기억일 수 있는 것, 그것이 사소하기에 가치 있는 삶을 지키는 길이기도 하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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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go즐기go]29~84일 경남의 공연·전시


창원


<공연>


△한여름 밤의 시네마 ‘라푼젤’ = 30일 오후 830. 성산아트홀 어울림마당. 무료. 055-719-7814.

△가족영화감상회 ‘주먹왕 랄프’ = 30일 오후 3. 경남도립미술관 지하1층 다목적홀. 무료. 055-254-4600.

△가족영화감상회 ‘빅히어로’ = 31일 오후 3. 경남도립미술관 지하1층 다목적홀. 무료. 055-254-4600.


<전시>


박남순작 ‘꿈꾸는나무’.


△디카교실 사진 작품 전시회 = 29일까지. 3·15아트센터 제4전시실. 무료. 055-222-5043.

△창동예술촌 박남순 개인전 ‘꿈꾸는 나무’ = 87일까지. 창동예술촌 리아갤러리. 무료. 010-4666-5775.

△응감 ‘나의 인드라망 너를 그리다’ = 83~8. 성산아트홀 제2전시실. 무료. 010-7550-0169.

△제19회 창원미술청년작가회 정기전 = 83~8. 성산아트홀 제3전시실. 무료. 010-4079-9868.

△송영은 서양화 초대전 = 30~812. 구복예술촌. 055-221-8797.

△배부순 현대공예전 ‘From the Series of 2001’ = 820일까지. 갤러리고운. 무료. 055-282-4922.

N아티스트2016-새로운 담지자 = 824일까지. 경남도립미술관 4, 5전시실 및 3층 전시홀. 유료. 055-254-4600

△신나는 미술관 ‘앨리스가 그곳에서 발견한 것’ = 824일까지. 경남도립미술관 1,2,3전시실 및 특별전시실. 유료. 055-254-4600

△문숙영 초대개인전 ‘염원’ = 29~824. 숲갤러리. 무료. 055-270-0800.

△창동예술촌 국제화 사업 특별 기획전 ‘안데르센과 만나다’ = 82~31. 창동예술촌아트센터 2. 무료. 055-222-2155.

△흔적 120인 전 = 831일까지. 대산미술관. 무료. 055-261-5237.

△인계용 사진 초대전 = 81~930. 경남교육청사갤러리. 무료. 055-268-1322.

△제9회 경남미술전시페스티벌 ‘자연: 감성&색’ = 1021일까지. 구복예술촌. 무료. 055-221-8797.


진주


<공연>




△가족뮤지컬 ‘프린세스 마리’ = 30일 오전 11, 오후 2. 경남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유료. 055-762-9053.


<전시>


△제53회 촉석회전 = 31일까지. 경남문화예술회관 제2전시실. 무료. 055-744-4119.


김해


<공연>




△꿈다락토요문화학교 창작뮤지컬 ‘세상을 바꾸는 사소한 시간들’ = 30일 오후 4, 김해문화의전당 누리홀. 무료. 055-331-0816.

GASC 애두름 페스티벌 ‘헤리티지 경남콰아어’ = 23일 오후 8. 김해문화의전당 애두름마당. 무료. 055-320-1234.


<전시>


찾아가는 미술관전 ‘Traveling Trunk-여행하는 코끼리’.


△서미자 초대전 = 28일까지. 더큰병원 숲갤러리. 무료. 055-340-0900.

△우당탕탕 아빠가 만든 놀이터 = 828일까지. 윤슬미술관 제3전시실. 유료. 02-548-5532.

2016 New Face & Artist in Gimhae = 828일까지. 윤슬미술관 제1전시실. 무료. 055-320-1261.

△찾아가는 미술관전 ‘Traveling Trunk-여행하는 코끼리’ = 921일깢. 김해공항 국내선 2층 로비. 무료. 055-340-7009.

△하이퍼리얼리즘 : 피그말리온, 생명을 불어넣다전 = 925일까지.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큐빅하우스 4, 5, 6갤러리. 유료. 055-340-7070.


밀양


<공연>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극단 가마골 ‘파출소 난입사건’ = 29·30일 오후 6. 밀양연극촌 우리동네극장. 유료. 055-355-2308.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애플씨어터 ‘아마데우스’ = 29·30일 오후 8. 밀양연극촌 숲의극장. 유료. 055-355-2308.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호산대 ‘당신 뜻대로 하세요’ = 31·81일 오후 8. 밀양연극촌 가마골소극장. 유료. 055-355-2308.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극단 수 ‘약간의 통증’ = 82·3일 오후 5. 밀양연극촌 창고극장. 유료. 055-355-2308.


거제


<전시>




△이미나 작가 ‘Time-Track’= 30일까지. 유경미술관 제2. 무료. 055-632-0670.

△오호숙 개인전 ‘존재의 행복’ = 30일까지. 유경미술관 제1. 무료. 055-632-0670.

△전시실로 떠나는 거제여행 = 815일까지. 거제문화예술회관 전시실. 무료. 055-680-1014.


사천


<전시>


△김희정 초대전 ‘밤의 일상’ = 30일까지. 사천리미술관 3. 무료. 055-835-2015.

△이지예 초대전 ‘Long time ago’ = 30일까지. 사천리미술관 2. 무료. 055-835-2015.

△문명숙 초대전 ‘노란 일요일에…’ = 83일까지 사천리미술관 1. 무료. 055-835-2015.


의령


<전시>


△의령예술촌 개촌 17주년 기념작품전 =29일까지. 의령예술촌 1~5전시실. 무료. 055-570-2971.


고성


<공연>


△고성오광대 정기공연 = 29~30. 고성오광대 전수교육관 및 고성시장 공영주차장. 무료. 055-674-2582.


창녕


<공연>




△어린이 뮤지컬 ‘출동 슈퍼윙스’ = 30일 오후 2·4. 창녕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유료. 055-530-1911..


<전시>


△조성제 사진작가 초대전 = 31일까지. 우포늪갤러리. 무료. 055-532-8989.


거창


<공연>


거창국제연극제 극연구집단 시나위 ‘바람바람’.


△거창국제연극제 국악콘서트 문화마을 들소리 ‘뜻밖의 외출’ = 29~31일 오후 8. 거창수승대축제극장. 유료. 055-943-4152.

△거창국제연극제 올드 앤 와이즈 시어터 ‘이수일과 심순애’ = 81~3일 오후 8. 거창수승대축제극장. 유료. 055-943-4152.

△거창국제연극제 극연구집단 시나위 ‘바람바람’ = 30일 오후 810. 거창수승대축제극장. 유료. 055-943-4152.


<전시>


△아트네이너 전시회 = 31일까지. 거창문화센터 전시장. 무료. 055-940-8464.


함안


<공연>


△원먼스 페스티벌 in 함안 ‘하우스 콘서트’ = 29일 오후 730. 함안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유료. 055-580-3608.


함양


<공연>




△뮤지컬 ‘정글라이프’ = 30일 오후 3·7. 함양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유료. 055-960-5531.

△고재경 마임 콘서트 = 84일 오후 7. 함양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유료. 055-960-5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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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로미오를 사랑한 줄리엣의 하녀’ 30·31일 오후 7시 아리랑아트센터 대극장


셰익스피어는 몰라도 줄리엣과 로미오가 누군지는 모를 사람이 없는 작품 ‘로미오와 줄리엣’.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에는 못 들어갔지만 두 젊은 청춘의 안타까운 죽음이 못내 아쉬워 5대 비극으로 한 자리 더 마련해 비극의 반열에 들어간 ‘로미오와 줄리엣’은 연극뿐만 아니라 영화로, 뮤지컬로 전 세계 수많은 사람에게서 사랑받은 작품이다.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 그러고 보면 로미오와 줄리엣도 어지간히 나이가 먹을 만큼 먹었음에도 이렇게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은 ‘클래식’이 되었다는 증거겠다. 클래식이 되다 보니 다양한 형태로의 변신도 이루어지나 보다.


27일부터 다음 달인 8월 7일까지 밀양연극촌과 밀양아리랑아트센터에서 펼쳐지는 제16회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에 출품된 ‘로미오와 줄리엣’은 두 형태로 무대에 오른다.




하나는 극단 목화가 ‘로미오와 줄리엣’이란 제목 그대로 첫날 밀양연극촌 성벽극장에서 공연을 펼치는데, 셰익스피어가 썼던 희곡 그대로 연출하는 것이 아니라 마당놀이가 가미된 우리의 호흡에 맞춰 재탄생됐다. 극단 목화의 대표 레퍼터리일 정도로 사랑받고 있는 작품이다.


주말 공연으로 소개할 ‘로미오와 줄리엣’은 제목부터 원작으로부터 상당한 탈출을 감행하고 있다. ‘로미오를 사랑한 줄리엣의 하녀’. 극단 가마골의 이 뮤지컬은 아예 줄리엣을 주인공 지위에서 빼버렸다. 대신에 그의 하녀인 ‘주리’를 로미오의 상대 인물로 배치해 원작을 상당히 비틀어놓았다.


‘로미오를 사랑한 줄리엣의 하녀’ 장면들./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조직위


그렇다면, 줄리엣은? 등장한다. 극의 배경 또한 400년 전이 아니라 오늘날의 프랑스다. 줄리엣은 파리의 대기업 러시앤캐플릿이란 회사 보스의 외동딸이고 로미오는 몬테규익스프레스사 보스의 아들이다. 두 기업은 서로 깔보는 앙숙 관계에 있다.


이러한 극의 전제만 보면 400년 전 몬테규가와 캐플릿가의 관계는 유지되면서 현대적 상황에 맞춰 옮겨놓은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줄리엣과 로미오를 정략결혼시켜야 하는 상황에서 줄리엣의 반발이 만만찮다.


줄리엣은 이미 사랑하는 남자가 있기 때문이다. 하킴이라고. 그래서 줄리엣은 자신의 하녀로 일하는 주리에게 자신처럼 변장해 로미오와 결혼하게끔 한다. 이쯤이면 우리나라에서 영화와 연극, 뮤지컬로 많이 알려진 ‘시집가는 날’ 또는 ‘맹진사댁 경사’가 떠오를 법도 하다.


극은 제목처럼 이러한 상황에서 줄리엣의 하녀인 주리가 로미오를 보자마자 첫눈에 반해버리는데…. 소극장 용으로 만들어진 이 작품은 출연배우들의 노래와 군무가 멋지게 펼쳐져 볼만하다.


‘로미오를 사랑한 줄리엣의 하녀’는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에 이어 거창국제연극제에도 출품해 8월 9~12일 오후 8시 축제극장에서 다시 공연된다.


유료. 055-355-2308(밀양) 055-941-0857(거창)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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