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299)
돌이끼의 작은생각 (110)
돌이끼의 문화읽기 (477)
다문화·건강가족 얘기 (20)
경남민속·전통 (14)
경남전설텔링 (74)
미디어 웜홀 (142)
돌이끼의 영화관람 (21)
눈에 띄는 한마디 (8)
이책 읽어보세요 (76)
여기저기 다녀보니 (92)
직사각형 속 세상 (92)
지게차 도전기 (24)
지게차 취업 후기 (13)
헤르테 몽골 (35)
돌이끼의 육아일기 (57)
몽골줌마 한국생활 (15)
국궁(활쏘기)수련기 (16)
Total
Today
Yesterday
11-27 02:25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활을 손에 쥐어본 지가 겨우 3개월 남짓한 신사(新射)가 다른 신사에게 주제넘게 가르침을 주려고 이글을 쓰는 것이 아님을 먼저 이해해주시고 읽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나는 활을 잡은지 겨우 2개월일 뿐만 아니라 시를 얹은지도 아직 한 달이 못되는, 그야말로 햇병아리 활잡이입니다. 아직 거궁의 철학적 이치도 모르고 만작의 기술적 기법도 정확하게 이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만 그동안 배우면서 깨닫고 알게된 것을 말씀드리면 혹시라도 다른 신사분들에게 도움이 조금이라도 될까하여 느낀 대로 풀어나가려 하니 혹시 다르게 생각하시는 부분이 있으면 댓글을 통해 지적을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1. 먼저 활을 잡는 마음 자세입니다.

 지금 활의 역할이 무엇인지 생각해봅시다. 활은 원시시대부터, 그 긴 기간에 비하면 어찌보면 최근까지 전쟁이나 수렵의 도구로 사용되었습니다. 활이 전쟁도구로 쓰이는 시대는 완전히 끝났으며 수렵의 도구로는 아직도 쓰이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그 기능도 거의 소멸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활의 역할이 무엇일까요.

 활은 이제 화살을 과녁으로 날려 명중을 시키는 스포츠 도구의 역할 외엔 없을 겁니다. 사람에게, 동물에게 쏘는 도구가 아니라 직사각형 판에 발갛고 동그란 문양을 겨냥해 화살을 날리는 역할만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활은 예전과 달리 이젠 무기가 아닙니다. 무기가 아닌 활로 과녁을 향해 화살을 날리는 이유가 뭘까요?

 그것은 바로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기 위함입니다. 신사분들 중에서도 몇 차례 소규모 대회라도 참석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사대에 섰을 때 얼마나 집중을 하느냐에 따라 시수는 천차만별입니다. 궁체와 궁력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집중마저 되지 않는다면 결과야 뻔하지요.

 그래서 집궁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첫 자세가 마음가짐을 바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몇 발을 맞춰야지 하는 생각이 아니라 회사의 일이나 집안의 일, 친구간의 일, 거래처와의 일 등 모든 일들을 다 놓아버리고 자신의 눈과 마음을 그저 과녁의 중심 꽂아서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 |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아내가 한국에 온지 만 6년이 되었습니다. 아내는 몽골 출신입니다. 울란바타르 외곽에 살았더랬죠. 어렸을 때엔 울란바타르 도심에서 살았더랬는데 부친이 돌아가시는 바람에 가계가 기울어 그리되었답니다. 그래서 대학을 다니지 못했지요. 공부와는 담을 쌓고 살았었는데...

외국어를 배운다는 것 쉬운 일이 아니죠. 내가 영어 공부를 30년 훨씬 넘게 공부했는데, 지금도 아이들이 영어를 물어보면 대답해줘야 하니 공부는 공부이지요. *^^* 그렇게 오랜 기간을 영어와 친하게 진해려고 했는데도 영어를 쓰는 외국인과 말이라도 한마디 하려면 거의 언어장애인이 되어버리니까요.

아내가 한국에 온지 6개월 정도 몽골말만 썼습니다. 내가 몽골어를 쓰면서 대화를 했지요. 한몽사전, 몽한사전을 옆에 끼고 말이죠. 발음이 안되면 사전을 찾아서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대화를 했습니다. 아내는 한국말을 배우려 하지 않았습니다. 나와 대화하는 것 말고는 한국의 모든 것과 담을 쌓고 살 정도였으니까요.

가족이 함께 모여 대화할 때도 알아들을 수 없으니 꾸어다 논 보릿자루였으며 나의 친구들과 만날 때에도 섞이지 못하고 외톨이가 되기 일쑤였지요. 그러니 아내는 사람 만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게 되었습니다.

6개월, 그 때부터 난 몽골어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아마 그 후로 2년 정도는 몽골어를 잊고 살다시피 했습니다. 아내가 한국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창원여성의 전화에 가서 배우기도 하고 경남종합사회복지관에 가서도 배우고 집에선 아이들과 대화를 하면서 점점 한국어 실력을 쌓아갔습니다.

약간 알아듣기 시작했을 때 한국 드라마를 열심히 본 것이 도움이 많이 되었지 싶습니다. 알아듣지 못해도 상황이 이야기를 해주니까 점점 무슨말인지 이해를 하게되더라는군요.

특히 나와 야후 메신저로 혹은 네이트온으로 채팅을 수년동안 한 게 글쓰기 실력을 키우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처음엔 맞춤법이 엉망이더니 이제는 엔간한 학생들보다 더 정확한 맞춤법을 구사합니다. 한국어 맞춤법이 엔간히 어렵습니까.

아내가 초등학교 학생들 앞에 서서 강의를 합니다. 얼마전부터 초등학교 다문화 교육 강사로 나서게 된 것입니다. 경남이주민센터에 간사로 취업하면서 여러가지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공부하기 싫어하던 아내가 산재보험관련 법 해설서를 들고 와서는 열심히 번역을 합니다.

법 관련 용어는 어지간히 배웠다는 사람도 이해하기 쉽지 않은데 그것을 몽골어로 번역하여 몽골출신 이주노동자들에게 강의를 합니다. 경남이주민센터에서 일을 하고부터는 법원, 경찰서 등을 다니며 통역을 해주고 있습니다. 아내의 나이도 어느정도 있는 데다 큰언니같은 성격이라 여러모로 일이 잘 풀리는 것 같습니다.

이곳저곳 많이 다니다보니 몸은 피곤한데 은근히 보람이 있는지 자랑을 많이 합니다. 하루에 몇 사람을 도와줬다면서 말이죠. 동생뻘 되는 몽골출신 노동자 청년이 말을 잘 안들으면 꿀밤도 주곤 한답니다. 한번은 어떤 청년이 하도 말을 안들어서 화를 벌컥 내면서 어떻게 한 모양인데 나중에 경남이주민센터에 무서운 누나가 있다는 소문을 다 낸 모양입니다. ㅎㅎ.

아내가 카카오톡으로 사진을 한 장 보내왔습니다. 몇 주 전에 교육을 받았던 '다문화 강사 교육' 과정을 이수했다는 증서였습니다.

불과 두어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모텔 청소일을 할까, 휴대폰 회사에 취직할까 하면서 생활 걱정을 했는데 이제는 더욱 많은 사람들을 어떻게 도울까 고민을 하는 사람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이런 때에 아내가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오늘 쉬는 날이라 이것저것 정리하다 아내가 보내온 사진을 보면서 '글쓰고잡이' 기운이 발동하여 후딱 컴퓨터로 달려와 앉아 몇 자 적어봤습니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 |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아들은 아빠가 퇴근하면 가장 먼저 내놓는 게 있습니다. 

바로 자신이 그린 그림입니다.

요즘 만화 그리기에 빠져 사는데 은근히 대견하기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아빠 역시 어렸을 때 만화를 곧잘 그리곤 했는데, 아들은 내 당시의 실력에 비하면 훨씬 수준이 높은 편이어서 칭찬을 하지만 한편으론 시험이 며칠 남지도 않았는데 시험공부는 둘째고 만화만 그리고 앉았으니 걱정이 되는 겁니다.

주변에서 아이가 좋아하는 걸 하도록 내버려 두라고 합니다. 어쩌면 억지로 공부를 하라고 하는 것보다 지금은 공부를 못해도 자신이 언젠가 공부도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을 때가 있겠지 하고 마음을 고쳐먹기도 합니다.

그냥 한 번씩 "시험이 언제지?"하고 약간의 압박은 가합니다만, 오래 가질 않습니다. 공부하는 척하다가 곧바로 공부하는 책에다가 그림을 그리고 말지요.

아, 얼마전에 책에다 낙서한 게 선생님한테 들켜서 혼도 났다네요. 짜슥, 그것을 자랑이라고 아빠한테 얘길하고 말이야....

죽자고 그림만 그리는데 계속 장려를 해야할지 고등학교라도 제대로 들어가게 공부도 좀 하게 구슬러야할지 고민이네요.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