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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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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노동자도 경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노동이사제(근로자이사제)'를 도입한다고 했다. 경향신문 5월 11일치 1면 보도.

 

공식명칭은 '근로자이사제'다. 법률상 공식명칭이 '노동자'가 아닌 '근로자'이기 때문이란다. 거야 뭐 어쨌든. 서울시가 이런 제도를 도입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박원순 시장이기 때문에 가능한 게 아니었을까 싶다.

 

노동자와 경영자가 대립되는 개념(실제로 기업 운영에 있어서 경영과 노동이 대립하는 게 아님에도 그렇게 비춰진 경향이 짙다)이 아니라 동반하는 것임을 이번 제도 도입으로 사회적 인식변화가 기대된다.

 

근로자 이사는 노동자 30명 이상인 서울시의 15개 출연기관에서 뽑게 되는데, 공개모집 혹은 임원추천위에서 추천해 선출한다. 그리고 비상임 이사로 보수가 없다. 또 이사이기 때문에 노동조합은 탈퇴해야 한다.

 

노동자 출신 이사는 다른 이사들과 마찬가지로 사업계획, 예산, 정관개정, 재산처분 등 기관의 주요 사항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한다.

 

이런 제도를 두고 경영자총협회는 "한국사회의 경제체계나 현실을 도외시한 제도로 부작용과 피해가 우려된다"며 반대 성명을 냈다. 무슨 부작용, 무슨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인지 참. 해보지도 않고 걱정부터 하는 걸 보니 이들의 노동자를 보는 시각이 어떤 건지는 알겠다. 오히려 그런 시각 때문에 피해가 발생할지는 모르겠다.

 

지금까지 경영자들은 노동자들에게 아무런 권한도 주지 않으면서 '주인의식'을 가져달라고 외쳐왔다.그러한 외침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이번 서울시의 '근로자이사제'처럼 실질적인 제도가 있어야 했다. 이제야 그런 외침이 실천되는 것이다. 시작이다. 잘될 것이다.

 

비록 이사제는 아니지만 노동조합의 경영참여 제도를 마련해 실천해온 경남도민일보의 사례가 그렇다. 오늘 5월 11일, 경남도민일보의 창간 기념일이다. 겸사겸사 반가운 소식을 듣는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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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과 그림자극의 앙상블 ‘잠자는 숲속의 미녀’

가정의 달 맞아 가족음악회 기획공연…창원시립교향악단&극단 ‘영’ 협연


창원시립교향악단이 가정의 달을 맞아 자녀들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공연을 기획했다. 차이콥스키의 발레곡 ‘잠자는 숲속의 미녀’다. 그림의 동화책에 수록되어 널리 알려진 동화를 발레곡으로 만든 작품이다. 극단 ‘영’과 함께 준비한, 클래식과 그림자극이 어울리는 가족음악회다.


창원시향은 “이번 음악회는 클래식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편견을 가진 어른들과 어린이들을 위해 클래식과 고전발레가 쉽고 재미있다는 것”을 알려주려고 마련했단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차이콥스키의 3대 발레 음악 중 하나다. 발레 음악으로는 보기 드물게 음악적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번 공연에선 발레리노, 발레리나가 나와서 춤을 추는 것이 아니라 동화의 캐릭터들이 그림자로 등장해 음악과 함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형식으로 공연된다.





이날 연주될 곡은 먼저 전주곡에 이어 프롤로그가 연주되는 동안 그림자극의 스토리가 진행된다. 도입부의 스토리는 오로라 공주의 탄생을 축하하는 파티가 무르익어가는 가운데 마녀가 등장해 공주에게 저주를 하고 파티장을 떠나는 장면까지다.


1. 공주의 열여섯 번째 생일 파티가 한창인데 마녀가 나타나 저주를 읊조리자 공주는 물레에 찔려 쓰러진다. 이때 라일락 요정이 공주를 100년간 잠들게 하는 마법을 걸고 가시덤불로 성을 뒤덮어버린다.


21. 100년이 흘러 이웃나라의 데지레 왕자가 사냥을 하는데 라일락 요정이 나타나 왕자에게 오로라 공주의 환상을 보여주며 도움을 청한다. 왕자는 공주를 구하기 위해 가시덤불로 가득한 성으로 향한다.


22. 라일락 요정은 마법으로 마녀의 악한 힘을 잃게 만들고 데지레 왕자는 가시덤불을 헤쳐나가 용을 물리치고 잠들어 있는 공주에게 키스를 건네자 100년의 잠에서 깨어난다.



김인호 부지휘자와 극단 ‘영’의 그림자극 장면./창원문화재단


3. 오로라 공주와 대자레의 결혼식장으로 온 축하객들이 모여들어 결혼을 출하하는 춤을 춘다. 장화 신은 고양이와 흰 고양이, 빨간 모자 소녀와 늑대, 등등의 축하가 이어지고 오로라 공주와 데지레 왕자는 결혼한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에 대해 좀 더 깊이 들어가면, 이 이야기는 독일 북부지방의 전래동화를 그림이 동화로 만든 작품이다. 같은 소재의 페로가 쓴 동화도 있지만 월트디즈니에서 그림의 동화를 바탕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들었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이야기는 그림의 작품이다. 페로의 동화엔 마법사 대신 여덟 명의 요정이 등장하고 공주도 100년이 지난 후 왕자의 키스가 아니라 스스로 잠에서 깨어난다.


차이콥스키의 발레곡은 그림의 동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관현악곡으로 전체 5곡으로 이루어졌다. 그중에서 마지막 곡이 가장 긴데 화려한 왈츠로 구성됐다.



극단 ‘영’의 그림자극 장면./창원문화재단


이번 창원시향과 함께 공연을 펼치는 극단 ’영’은 클래식 음악의 보편적 가치와 그림자극의 창조성이 더해져 국내 유수의 교향악단 협연으로 지속적인 클래식 음악 동화를 공연해온 극단으로 알려졌다.


513일 오후 730. 성산아트홀 대극장. 무료. 055-299-5832. 사전예약 우선.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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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일 오후 6시 30분. 마산음악관 앞 야외광장에 사람들이 더 모이기 시작했다. 바로 앞에 진행했던 골든팝스 음악회가 끝나자 사람들이 빠져나갔던 빈자리에 새로이 시민들로 채워졌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마이크 점검이 있었다. 마이크 시설이 없었던 예전엔 어찌했을까 싶다. 왜냐면 가면을 쓰고 하는 연희기에 대사 전달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고성능 무선 핀마이크라도 그냥 사용하는 것과 가면을 쓰고 하는 것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가면을 쓴 채 마이크로 소리를 전달한다는 것은 여러모로 까다로운 테스트를 거치지 않으면 제대로 된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 

어쨌든 그런 테스트가 끝나고 악사들의 연주와 함께 길놀이와 고사가 진행됐다. 지금에야 오광대놀이가 연희로 거의 정착했지만 예전엔 동제 또는 특별한 행사에 열리면서 제의적 성격이 강했다. 길놀이와 고사는 그 흔적이다. 제1과장은 오방신장무 과장이다. 굿거리 장단의 음악이 울리면, 오방신장이 차례로 등장한다. 오방신장의 등장에 순서가 있을까? 있다. 오방신장 중 으뜸은 황제신장이다. 동서남북 방위로 치면 중앙을 뜻한다. 중국의 황제가 입는 옷이 노란색인 이유도 중앙이라는 상징이다. 그래서 황제이긴 하지만. 그다음은 청, 적, 백, 흑의 순으로 등장한다. 청은 동이요, 적은 남, 백은 서, 흑은 북이다. 동청룡, 남주작, 서백호, 북현무라는 말도 이를 증명한다. 

오방신장무, 마산오광대가 배포한 팸플릿을 보니 이 과장은 인간과 신의 매개자인 오방신장이 “춤을 추면서 신과 인간의 조화를 통한 민중들의 염원을 발원하고, 천신께 고하는 춤으로 관중에게 판붙임을 하는 춤”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오방신장무는 오광대 여러 과장 중에서 가장 제의적 성격이 강한 연희다. 그래서 관중들은 다른 과장과는 달리 오방신장무 과장에선 경건한 표정이 된다. 이렇게 분위기를 떨어트려 놓으니 다음 과장에서 관객들의 표정이 급격히 바뀐다. 감동을 이끌어내는 효과있는 구성인 셈이다. 

제2과장은 상좌·노장중 과장이다. “불도를 닦는 노장이 춘흥에 못 이겨 석교상을 건너 흔들흔들거리며 속가에 내려와 장삼소매를 휘날리며, 육환장을 걸쳐메고 한바탕 신명으로 춤을 춘다.”고 되어 있다. 석교상, 돌다리다. 아마도 이 노장은 곡주를 한 잔 걸쳤을 것이다. 춤을 제대로 추는가 싶다가도 흐느적거린다. 그런데 원래 대본대로라면 상좌중도 나와야 하는데, 이번엔 노장중 혼자 등장해 춤만 추고 들어갔다. 노장중을 희화한 상좌중의 창을 듣지 못한 게 좀 아쉽다. 

제3과장은 문둥이 과장이다. 이 과장은 조선시대 멸시받던 가장 하층민인 문둥이의 하소연을 표현한 과장이다. 문둥이의 소품은 소고와 북채다. 춤을 추면서 이것을 떨어뜨리고 다시 주워 춤을 추는 과정이 안쓰럽고 애틋하다. 그러면서 신명난 마지막 춤은 이들의 소망을 기원하는 것이라 하겠다. 

4과장은 양반 과장으로 예의 말뚝이와 못난 양반들이 등장해 입씨름을 벌인다. 청보양반은 그렇다 치더라도 차양반, 홍백, 눈멀이떼, 턱까불, 초라니, 콩밭골손 등의 양반들은 한결같이 신체나 정신에 문제가 있는 치들이다. 이런 양반들이 스스로 양반입네 하고 자랑질을 해대니 천민인 말뚝이가 말로써 한 방을 먹이는 것이다. 양반을 신랄하게 깎아내리는 말뚝이의 시원한 입담을 통해 관객들은 박장대소한다. 조선시대였더라면 수십 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것을 느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5과장, 영노 과장이다. 다른 오광대에선 새로운 양반이 영노 과장에 등장하는데 마산오광대에선 양반 과장에 등장했던 청보양반이 다시 등장한다. 잘난 체하던 청보양반이 영노를 만나 혼뜨검이 나는 모습을 통해 역시 서민들의 카타르시스를 노린 것일 터다. 아흔아홉 명의 양반을 잡아먹고 마지막으로 양반 한 명을 잡아먹으면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간다는 영노가 이 청노양반을 만나 쉽게 잡아먹지 못하고 애를 먹는다. 청노양반은 어쨌든 살아날 요량으로 온갖 핑계를 대며 위기에서 벗어나려 한다. 오죽하면, “나는 똥이다.”라고 양반 체면을 스스로 구기기까지 했겠으랴. 하지만 영노는 “통도 좋다.”고 받아치니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결국, 궁리 끝에 청노양반이 “난 니 핼애비다.”라고 해서야 위기를 벗어난다. 잡아먹으려고 덤벼들고 허겁지겁 도망가는 양반의 모습이 박장대소하게 만든다. 

 6과장은 할미 과장이다. 할미가 영감을 기다리며 몸치장도 하고 정성을 다하는데, 영감은 수년 만에 집으로 돌아오면서 각시를 하나 달고 온다. 이러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옥신각신은 여느 오광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마산오광대에선 제물댁 아기를 살해한 할미가 영감의 몽둥이에 맞아 사망하게 되는데, -이 부분은 오광대에 따라 영감이 죽기도 한다- 가정사의 비극을 나타낸 것으로 양반들의 첩 문화를 비판한 것이다. 

 마지막 7과장은 사자무 과장이다. 오광대에 사자가 등장하는 것도 벽사의 의미가 큰 놀이이다. 잠자던 사자 곁에 와서 깝죽대던 담비를 사자가 잡아먹는 과정을 그린 것인데 사자는 전통적으로 지킴이 역할이 큰 존재로 여겼기에 사악한 것을 없애는 염원이 반영된 것이다. 이 사자무 과장을 약육강식의 현실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하기도 한다.  

경상남도가 창원시 등과 공동 후원한 이번 공연은 도민들이 전통민속예술을 직접 접하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마련됐다. 마산오광대는 1936년 마지막 공연으로 맥이 끊겼는데, 1963년 최상수 채록본이 소개되면서 이를 바탕으로 2006년 복원준비위원회가 결성되어 현재의 모습으로 재현하게 된 것이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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