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산책]‘흰돌메공원’ 5년 전 경남이야기에 썼던 글
8월 8일 창원 시민문화공간발굴단 3차 현장탐방 및 워크숍 행사에 '흰돌메공원'이 포함된다. 이날 둘러보는 곳은 흰돌메 공원이 포함된 바닷길 5.2킬로미터와 웅천읍성, 소사마을, 웅천도요지전시관이다. 거리가 있어서 대형 차량으로 이동하지 싶다.
이번 탐방엔 날더러 해설을 맡아달라고 한다. 현장답사할 시간이 없어 못하겠다고 했는데, 현재 나 말고는 할 사람이 없단다. ㅠㅠ 하는 수없이 수락하고 자료를 뒤져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5년 전 흰돌메공원뿐만 아니라 이번 탐사에 들어가는 장소 중 웅천읍성 하나 빼고는 다 둘러봤기에 기억을 되살려 설명할 수는 있겠다.
당시에 썼던 글을 자료 삼아 옮긴다.
진해구 웅동 매립지와 그 건너 앞바다와, 저 멀리 거가대교가 내려다 보이는 남문동 흰돌메공원. 봄이면 온갖 화려한 꽃들이 피어나고 여름이면 우거진 숲 속에서 맑고 상큼한 공기를 내뿜고, 가을이면 발갛게 단풍물이 들고 겨울이면 하얀 운치가 매력있는 곳이다.
흰돌메공원은 경남도가 경남미래 50년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진해글로벌테마파크 조성지 인근에 있다. 게다가 한참 조성 중인 부산신항이 바로 앞에 있고. 북컨테이너 부두와 웅동 배후단지 역시 개발될 계획이어서 앞으로 더욱 인기 있는 공원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큰 공원이기도 하다.
그런데, ‘흰돌메’가 무슨 뜻일까? 순수 우리말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면 바로 눈치를 챘을 쉬운 우리말이다. 하얀돌산을 말한다. 굳이 한자로 하면 ‘백석산’이다. 흰돌메공원이 있는 산이 예전에 백석산이었다고 한다. 공원이름 공모를 하면서 ‘흰돌메’란 이름을 찾았단다.
평일엔 한산한 편이다. 공원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연녹색 구름다리가 눈에 띈다. 다리와 연결된 탑처럼 생긴 연녹색 건물은 빨간 모자를 머리에 얹은 듯하다. 공원 주차장으로 들어서자 주차 걱정은 할 필요가 없었다. 수년 후 인근의 주민들이 많이 찾을 것을 대비해 계획한 듯 주차면 수는 넉넉했다.
흰돌메공원으로 가려면 구름다리를 건너야 한다. 연녹색 탑으로 가다 보면 바로 옆에 관광안내소가 있다. 그리고 쉼터와 화장실 등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마음이 편해진다.
주차장 끝에는 ‘횐돌메공원’이란 큰 조형비석이 서 있다. 녹색의 산 위에 흰돌, 그리고 구름을 형상화했다.
구름다리를 건너려면 탑처럼 생긴 건물 안으로 들어가 회전 계단을 걸어 올라야 한다. 빙글빙글 두어 바퀴 돌아 올라가면 구름다리를 만난다.
구름다리 건너편으로 나무데크로 꾸민 계단이 보이고 전망대 앞엔 ‘흰돌메공원’이란 글씨가 보인다. 구름다리, 일렁이거나 그렇지는 않지만 아래로 자동차들이 간간이 지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천천히 걸어가는 재미가 있다.
다리를 건너서 그리 많지 않은 데크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웅비대’란 나무로 조성한 전망대를 만난다. 웅비대란 이 시설도 시민 대상 명칭 공모로 얻은 이름이다. 웅천과 웅동의 행정구역에 신항만의 비상하는 진해를 관망할 수 있는 곳이란 뜻에서 지었다고 한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진해의 미래를 점치기에 충분하겠다. 신항만 매립지에는 한창 공사 중이고 바다에는 거대한 해상크레인이 떠 있다.
살짝 오른쪽으로 연도가 보인다. 연도는 이제 육지와 연결되어 섬이랄 수 없게 되었다. 연도에는 유명한 민속놀이가 있다. 여성들로만 구성된 연도상여소리가 그것이다. 놀이의 핵심이 상여를 배에 싣고 가는 것인데, 이제 육지가 되었으니 좀 그렇겠다.
웅비대에서 나오면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 주변으로 꽃나무들이 울창하다. 전망대 끄트머리 옆에 꽃댕강나무가 하얀 꽃잎을 팝콘처럼 터뜨리고 있다. 산제비나비가 주위를 팔랑거리며 꿀을 빨아먹고 있다. 나폴나폴. 한곳에 오래 머무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나무데크를 따라 조금 더 산 쪽으로 걸어가면 웬걸? 문이 하나 있다. 산으로 들어가려면 이 문을 지나야 한다. 문이란 다른 세상과 통하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사물인데, 흰돌메 입구에 이런 문이 있다는 것이 묘한 상상력을 자극한다.
문을 지나 산을 오르면, 만화영화에서처럼 어떤 동굴을 지나면 뜻밖의 신천지가 펼쳐지듯 그런 느낌이다. 우거진 숲으로 난 오솔길. 한 발 한 발 걸음을 옮기면 온갖 동물들이 나타나 말을 걸어줄 것 같고 나무 뒤에 숨은 풀잎과 꽃들도 까르르 웃을 것만 같다.
5분쯤 걸었을까 길 가운데 두꺼비가 떡하니 버티고 서있다. 좀체 길을 비켜줄 생각을 않는다. 나그네는 앉으며 나직히 말한다. "좀 지나갈 수 있을까?" 그제야 두꺼비는 엉금엉금 길 가장자리로 비켜준다. 꼭 인간의 말을 알아듣는 듯하다. 그것도 인연이라고 나그네는 두꺼비와 기념촬영도 했다. 둘의 무덤덤한 표정. 둘 다 사람 같거나 아니면 두꺼비 같거나 하다.
산은 그렇게 높지 않지만 체력에 맞게 적당히 올랐다가 다시 내려오면 된다. 오르내리는 연인들이 종종 보인다. 나비들도 짝을 지어 이꽃 저꽃을 춤을 추며 옮겨 다닌다.
문을 지나 내려오면 전망대. 하늘이 보이고 바다가 보이고 한참 공사 중인 신항만이 보인다. 다시 세상으로 돌아온 느낌이다.
흰돌메공원만 다녀와도 좋지만 이왕 간 김에 주변 볼거리를 둘러볼 양이면 황포돛대 노래비와 안골왜성, 웅천도요지 전시관, 그리고 웅천읍성 정도 가보면 좋겠다.
황포돛대 노래비. "마지막 석양 빛을 깃 폭에 걸고/ 흘러가는 저 배는 어디로 가느냐/ 해풍아 비바람아 불지를 마라/ 파도 소리 구슬프면 이 마음도 구슬퍼/아 어디로 가는 배냐 어디로 가는 배냐/ 황포 돛대야."
노래비 앞에 있는 버튼을 발로 꾹 누르면 이미자 음성으로 노래가 흘러나온다. 노래비 옆에는 오래된 팽나무가 있다. 보호수다. 가지가 넓게 퍼져 있어 그늘도 넓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그대로 모아 그늘에 뿌려주는 듯하다.
안골왜성. 황포돛대 노래비에서 왼쪽 바다 건너편에 있어 좀 둘러가야 한다. 부산방면으로 가다가 우회전하여 안골 무궁화공원을 지나 짤은 터널을 벗어나면 바로 오른쪽이 웅천안골왜성 입구다. 시멘트로 포장되지는 않았지만 주차공간은 넓은 편이다.
안골왜성은 경남도 문화재자료 제275호다. 벽이 높은 곳도 있고 낮은 곳도 있는데 대략 높이 3∼8m다. 둘레는 1250m, 넓이 약 5000평(1만 6500m²정도)이다. 자료를 보면 가덕도의 왜성과 약 4㎞ 거리로 임진왜란 때 가토(加藤嘉明) 등 왜군의 장수들이 쌓고 매년 교대로 수비하였다고 한다. 역사 공부 삼아 한 번쯤 가볼 만한 곳이다.
웅천도요지 전시관. 도요지라 함은 청자나 백자 등 도자기를 굽던 가마터를 말한다. 이곳은 조선 전기에 만들어 그릇을 굽던 도요지다. 이곳에서 가장 많이 발견된 것은 사발이다. 특별한 기교와 무늬가 입혀지지 않은 그야말로 실용적 그릇을 만들었던 곳이다.
웅천도요지는 1997년 1월 경남도 기념물 제160호로 지정되었으며, 문화재 발굴과 복원 사업이 진행돼 2011년 11월 23일 웅천 도요지 전시관이 개관했다고 한다. 전시관에는 발굴 유물 전시뿐만 아니라 어린이를 대상으로 당시의 상황을 알기 쉽게 설명해 놓은 3D 애니메이션 상영도 하고 있으며 도자기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다.
웅천읍성. 진해구 성내동에 있다.이 웅천읍성은 조선 초 세종 16년에 만들어진 읍성이다. 조선 전기 왜인에게 개항한 삼포 중 하나인 제포와 가까이 있어 이들로부터 읍면을 보호하고자 축조되었다고 한다.
삼포왜란 때 동문이 소실되기도 했으며 세월이 흐르면서 상당 부분 훼손이 되었지만 일부 원형이 그대로 남아 있는 동벽 약 400m와 남벽 70m를 보존하고 지난해 동쪽과 남쪽 성벽 일부와 동문인 견룡문, 옹성, 해자, 조교, 치성, 수구 등을 복원했다. 복원 이후 홍보가 많이 되어 찾는 사람도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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