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318)
돌이끼의 작은생각 (110)
돌이끼의 문화읽기 (478)
다문화·건강가족 얘기 (20)
경남민속·전통 (15)
경남전설텔링 (74)
미디어 웜홀 (159)
돌이끼의 영화관람 (21)
눈에 띄는 한마디 (8)
이책 읽어보세요 (76)
여기저기 다녀보니 (92)
직사각형 속 세상 (92)
지게차 도전기 (24)
지게차 취업 후기 (13)
헤르테 몽골 (35)
돌이끼의 육아일기 (57)
몽골줌마 한국생활 (15)
국궁(활쏘기)수련기 (16)
Total
Today
Yesterday
07-17 02:02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거궁을 한다는 것은 사대에 올라서서 화살을 보내는 자세를 잡는 것을 말함인데 이 때에도 기본적인 원칙이 있습니다. 전편에 언급했듯이 활을 쏜다는 것은 마음을 다스리는 일인데 아무렇게나 쏘고 싶은 대로 쏜다는 것은 가장 중요한 덕목을 무시하는 것이나 다름 없는 일이겠죠.

 그래서 발의 자세도 중요하고, 오금에, 또 괄약근에 힘을 주는 것도 중요하고, 허리를 곧추 세우고 시위를 어떻게 당기느냐도 중요합니다.

 우선 사대에 선 궁사의 모습을 그려보겠습니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궁사에게 필요한 물건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활, 화살, 궁대, 깍지, 쌈지, 이정도이겠지요. 궁대를 허리에 두른 궁사가 사대에 올라섰습니다. 우궁일 경우, 왼손에 활이 잡혀있습니다. 궁대 오른쪽엔 화살이 다섯발 끼워져 있습니다. 오른손 엄지손가락엔 깍지가 끼워져있고 검지손가락과 손목에 걸쳐 쌈지가 있습니다.

사대에 선 궁사가 처음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활을 배웁니다" 하는 표현입니다. 여기엔 활을 통해 공부를 한다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궁사는 먼저 과녁을 바라보면서 발 모양을 바로 잡습니다. 발 모양은 '비정비팔', 즉 정자도 아니고 팔자도 아니다란 말인데 이는 정(丁)자나 팔(八)자가 아니면 어느 자세이든 자신이 편한 대로 취하면 된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신체조건에 맞는 가장 편안한 자세를 취하는 게 중요합니다. 보통 어깨넓이만큼 벌리고 앞발은 과녁을 향하고 뒷발은 45도 쯤하여 발모양을 잡습니다.

화살의 오늬를 현에 끼울 때에도 '폼'이 있습니다. 줌손 검지로 화살을 잡은 상태에서 깍지손 검지와 중지로 오늬쪽을 잡고 현에 걸되 엄지손가락으로 살짝 눌러 끼웁니다. 이런 동작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또 여유있게 될 수 있도록 신경을 쓰야 합니다.

다음, 거궁 직전의 자세로 어깨 모양이 중요합니다. 양팔이 둥근모양이 되게 자세를 취하되 어깨를 살짝 밀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냥 '둥근해가 뜯습니다'하듯 팔을 둥글게 모은다면 실제 만작을 취할 경우 죽머리(어깨죽지)가 제대로 들어가지 않게 됩니다. 그러다보면 팔꿈치 죽도 어정쩡하게 들어가면서 힘은 힘대로 들고 줌손이 안정되질 않게 되지요. 줌손이 흔들리면 자연히 조준도 잘 안될뿐더러 마음마저 흔들려 과녁을 빗나가게 되지요.

거궁에서부터 실제 활쏘기는 시작이 된다는 거 다 알고 계시죠. 아마 지난달에 있었던 최윤덕 장상배 궁도대회에서 다른 궁사들의 활쏘기 모습을 눈여겨 보신 분들 아시겠지만 거궁자세는 각양각색입니다. 원형을 유지했다가 쏘는 사람, 아래에서부터 활을 들면서 만작을 취하는 사람, 줌손을 먼저 쭉 뻗은 다음 깍지손을 당겨 시를 날리는 사람... 정말 온갖 자세가 다 나오는 것을 보고 거궁에 무슨 원칙과 기본자세가 있을까 의문을 품은 신사들이 많았을 겁니다.

어느 정도 궁체와 궁력이 갖춰진 궁사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거궁자세를 취하는가 봅니다. 나름대로 개발을 하겠지요. 하지만 신사이면서 궁체와 궁력이 미흡한 상태에서 멋있다면서 이상한 거궁자세를 따라한다면 절대 만족할 결과를 얻지 못할 것입니다.

활쏘기의 기본 덕목 중에 제일은 만작입니다. 화살의 상사부위가 줌통 안쪽에 얹힐 수 있게 힘껏 잡아 당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언제나 이 자세가 유지된다면 한순 5발 중에 3발은 보장받는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입니다.

그 다음 중요한 것이 유전입니다. 만작을 취한 상태에서 잠깐 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을 말합니다. 너무 급하게 시위를 놓아버리면 명중할 확률은 자연히 줄어들겠죠. 숨을 완전히 들이마신 다음 유전을 할 즈음엔 70퍼센트를 내뱉어라는 말도 있더군요. 신사들에게 그런 호흡법은 쉽지 않습니다. 날숨을 쉬었을 때 온몸에 힘이 빠지는 것을 느낀 사람은 나뿐만은 아니겠죠. 서서히 이러한 호흡을 익혀나가야 할 것입니다.

'흉허복실'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몰라도 가장 안정된 자세가 어느때 나올까를 생각해보면 일리가 있어보입니다. 유전이 1발을 추가하였으니 5발 중에 4발을 만작과 유전으로 맞추었으면 나머지는 뭘로 채울까요? 바로 마음입니다. 그날의 컨디션도 마음을 좌우하겠고 잡념도 궁체를 흔들수 있겠고, 나쁜 기분은 실질적으로 모든 것을 흔들어버리겠지요.

활공부는 몸과 마음을 동시에 수련하는 스포츠임을 항상 염두에 둘 때 가속도가 붙고 발전이 있을 거란 생각을 해봅니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 |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활을 손에 쥐어본 지가 겨우 3개월 남짓한 신사(新射)가 다른 신사에게 주제넘게 가르침을 주려고 이글을 쓰는 것이 아님을 먼저 이해해주시고 읽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나는 활을 잡은지 겨우 2개월일 뿐만 아니라 시를 얹은지도 아직 한 달이 못되는, 그야말로 햇병아리 활잡이입니다. 아직 거궁의 철학적 이치도 모르고 만작의 기술적 기법도 정확하게 이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만 그동안 배우면서 깨닫고 알게된 것을 말씀드리면 혹시라도 다른 신사분들에게 도움이 조금이라도 될까하여 느낀 대로 풀어나가려 하니 혹시 다르게 생각하시는 부분이 있으면 댓글을 통해 지적을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1. 먼저 활을 잡는 마음 자세입니다.

 지금 활의 역할이 무엇인지 생각해봅시다. 활은 원시시대부터, 그 긴 기간에 비하면 어찌보면 최근까지 전쟁이나 수렵의 도구로 사용되었습니다. 활이 전쟁도구로 쓰이는 시대는 완전히 끝났으며 수렵의 도구로는 아직도 쓰이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그 기능도 거의 소멸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활의 역할이 무엇일까요.

 활은 이제 화살을 과녁으로 날려 명중을 시키는 스포츠 도구의 역할 외엔 없을 겁니다. 사람에게, 동물에게 쏘는 도구가 아니라 직사각형 판에 발갛고 동그란 문양을 겨냥해 화살을 날리는 역할만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활은 예전과 달리 이젠 무기가 아닙니다. 무기가 아닌 활로 과녁을 향해 화살을 날리는 이유가 뭘까요?

 그것은 바로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기 위함입니다. 신사분들 중에서도 몇 차례 소규모 대회라도 참석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사대에 섰을 때 얼마나 집중을 하느냐에 따라 시수는 천차만별입니다. 궁체와 궁력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집중마저 되지 않는다면 결과야 뻔하지요.

 그래서 집궁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첫 자세가 마음가짐을 바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몇 발을 맞춰야지 하는 생각이 아니라 회사의 일이나 집안의 일, 친구간의 일, 거래처와의 일 등 모든 일들을 다 놓아버리고 자신의 눈과 마음을 그저 과녁의 중심 꽂아서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 |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아내가 한국에 온지 만 6년이 되었습니다. 아내는 몽골 출신입니다. 울란바타르 외곽에 살았더랬죠. 어렸을 때엔 울란바타르 도심에서 살았더랬는데 부친이 돌아가시는 바람에 가계가 기울어 그리되었답니다. 그래서 대학을 다니지 못했지요. 공부와는 담을 쌓고 살았었는데...

외국어를 배운다는 것 쉬운 일이 아니죠. 내가 영어 공부를 30년 훨씬 넘게 공부했는데, 지금도 아이들이 영어를 물어보면 대답해줘야 하니 공부는 공부이지요. *^^* 그렇게 오랜 기간을 영어와 친하게 진해려고 했는데도 영어를 쓰는 외국인과 말이라도 한마디 하려면 거의 언어장애인이 되어버리니까요.

아내가 한국에 온지 6개월 정도 몽골말만 썼습니다. 내가 몽골어를 쓰면서 대화를 했지요. 한몽사전, 몽한사전을 옆에 끼고 말이죠. 발음이 안되면 사전을 찾아서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대화를 했습니다. 아내는 한국말을 배우려 하지 않았습니다. 나와 대화하는 것 말고는 한국의 모든 것과 담을 쌓고 살 정도였으니까요.

가족이 함께 모여 대화할 때도 알아들을 수 없으니 꾸어다 논 보릿자루였으며 나의 친구들과 만날 때에도 섞이지 못하고 외톨이가 되기 일쑤였지요. 그러니 아내는 사람 만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게 되었습니다.

6개월, 그 때부터 난 몽골어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아마 그 후로 2년 정도는 몽골어를 잊고 살다시피 했습니다. 아내가 한국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창원여성의 전화에 가서 배우기도 하고 경남종합사회복지관에 가서도 배우고 집에선 아이들과 대화를 하면서 점점 한국어 실력을 쌓아갔습니다.

약간 알아듣기 시작했을 때 한국 드라마를 열심히 본 것이 도움이 많이 되었지 싶습니다. 알아듣지 못해도 상황이 이야기를 해주니까 점점 무슨말인지 이해를 하게되더라는군요.

특히 나와 야후 메신저로 혹은 네이트온으로 채팅을 수년동안 한 게 글쓰기 실력을 키우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처음엔 맞춤법이 엉망이더니 이제는 엔간한 학생들보다 더 정확한 맞춤법을 구사합니다. 한국어 맞춤법이 엔간히 어렵습니까.

아내가 초등학교 학생들 앞에 서서 강의를 합니다. 얼마전부터 초등학교 다문화 교육 강사로 나서게 된 것입니다. 경남이주민센터에 간사로 취업하면서 여러가지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공부하기 싫어하던 아내가 산재보험관련 법 해설서를 들고 와서는 열심히 번역을 합니다.

법 관련 용어는 어지간히 배웠다는 사람도 이해하기 쉽지 않은데 그것을 몽골어로 번역하여 몽골출신 이주노동자들에게 강의를 합니다. 경남이주민센터에서 일을 하고부터는 법원, 경찰서 등을 다니며 통역을 해주고 있습니다. 아내의 나이도 어느정도 있는 데다 큰언니같은 성격이라 여러모로 일이 잘 풀리는 것 같습니다.

이곳저곳 많이 다니다보니 몸은 피곤한데 은근히 보람이 있는지 자랑을 많이 합니다. 하루에 몇 사람을 도와줬다면서 말이죠. 동생뻘 되는 몽골출신 노동자 청년이 말을 잘 안들으면 꿀밤도 주곤 한답니다. 한번은 어떤 청년이 하도 말을 안들어서 화를 벌컥 내면서 어떻게 한 모양인데 나중에 경남이주민센터에 무서운 누나가 있다는 소문을 다 낸 모양입니다. ㅎㅎ.

아내가 카카오톡으로 사진을 한 장 보내왔습니다. 몇 주 전에 교육을 받았던 '다문화 강사 교육' 과정을 이수했다는 증서였습니다.

불과 두어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모텔 청소일을 할까, 휴대폰 회사에 취직할까 하면서 생활 걱정을 했는데 이제는 더욱 많은 사람들을 어떻게 도울까 고민을 하는 사람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이런 때에 아내가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오늘 쉬는 날이라 이것저것 정리하다 아내가 보내온 사진을 보면서 '글쓰고잡이' 기운이 발동하여 후딱 컴퓨터로 달려와 앉아 몇 자 적어봤습니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