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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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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 17:18

[전통을 찾아서]거제 팔랑개 어장놀이

만선의 꿈 싣고 떠나는 과정 놀이로 풀어…용신제도 포함해 어민 안녕 기원


96일 오전 1130.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리 거제조선해양문화관 앞마당에서 팔랑개어장놀이가 펼쳐졌다. 팔랑개어장놀이는 예부터 옥포동 파랑포마을에서 마을 공동으로 행해온 민속놀이인데 특정한 날에 하는 것이 아니라 남자들이 바다로 고기를 잡으러 간 뒤 부녀자들이 주로 했던 놀이다.


그래서 놀이에는 풍어와 안전을 비는 염원이 담겼는데 배신굿과 풍신제 형태를 띠기도 한다.


놀이의 구성은 총 다섯 마당으로 이루어지는데 첫째 마당은 질굿 마당으로 출어일에 마을 사람들이 고기잡이 장비를 가지고 선창으로 나와 풍물을 치고 노는 과장이다.


꽹과리와 북, 장구, 징을 든 풍물패가 흥겨운 가락에 풍물을 치며 앞서 행렬을 지으면 어구들을 각기 하나씩 손에 쥔 아낙들이 뒤따라 오며 즐겁게 춤을 춘다. 태평소도 흥을 돋운다.


흰 저고리에 검은 치마를 입은 아낙들의 손엔 주로 대광주리가 들렸고 남자들처럼 아래위 옷을 흰색으로 맞춰 입은 아낙들의 손엔 도리깨가 들렸다. 바지개를 짊어진 남정네도 있고 술동이를 머리에 인 아낙도 있다.


팔랑개어장놀이1과장


1과장인 들머리 풍물은 여느 민속의 지신밟기와 유사하다. 양반도 등장하고 부인도 등장한다. 다만, 1과장에서 다른 풍물과 다른 점은 나주에 용왕제를 지낼 무당들이 미리 풍물에 함께 한다는 점이다.


시연되는 풍물의 동선은 다양하게 펼쳐진다. 풍물패와 어민들이 함께 어울리기도 하고 따로 그룹을 형성하면서 놀기도 한다. 풍물 중에 이상한 가면도 등장해 보는 재미를 더했다.


팔랑개어장놀이2과장


둘째 마당은 도리깨 마당이다. 그물을 도리깨로 털고 손질하여 배에 싣는 과정을 그린 과장이다.


픙물패는 한쪽으로 비켜 나와 여전히 풍물을 울린다. 어민들은 풍물 장단에 맞춰 배 앞에 있던 그물을 부채꼴로 펼친다. 어민들은 그물을 바닥에 펼쳐놓고 각기 적당한 자리를 잡고 앉아 구멍 난 그물을 꿰는 등 손질을 한다.


이윽고 작은 그물을 가운데로 가져와서 도리깨질을 한다. 도리깨질을 하는 이유는 그물에 남아있는 이물질을 깨끗이 털어내기 위함이다.


어구를 손질하는 것도 노동. 노동에 술이 빠질 리 없다. 노동으로 말미암은 갈증을 풀어주는 데는 막걸리 만한 음식도 없다. 구수한 맛에 짜릿한 게 피로를 싹 풀어주고 힘이 솟게 한다. 아낙은 일꾼들에게 플라스틱 바가지로 막걸리를 떠서 나눠준다. 풍물이 더 신나고 즐거운 시간이다.


팔랑개어장놀이3과장


셋째 마당은 용왕제 마당. 배가 떠나기 전에 배 앞에 제사상을 차리고 무당이 굿을 시작한다. 바다에 풍랑이 일지 않게 하고 어부들이 무사귀환하도록 하고 또한 고기를 많이 잡게 해달라는 기원일 터이다.


여기저기서 무당이 오늘 굿을 너무 잘한다며 칭찬을 늘어놓는다. 그 칭찬에 힘을 더 얻었는지 무당의 목청은 더욱 들떠 어장에 모인 사람들의 모든 기운을 쫙 끌어 모으는 듯하다. 용왕제에 참석한 사람들이 제사상에 얹힌 돼지머리 입에다 돈을 꽂고는 손을 모아 소원을 빈다.


용왕제가 끝나고 배는 만선의 꿈을 싣고 바다로 출항한다. 배를 떠나보낸 마을 사람들은 다시 한바탕 질펀한 풍물에 맞춰 흥겹게 노래하고 춤을 추며 논다.


팔랑개어장놀이4과장


넷째 마당은 어부들이 고기를 잡으며 흥겨운 가락에 맞춰 만선의 기쁨을 노래하는 과장이다. 그물을 가지고 이루어지는 과장이라 그물소리라고도 한다. 배에 가득한 고기, 그리고 어민들에게 무사귀환만큼 기쁜 일이 어디 있으랴.


그물에 잡힌 생선을 터는 과정이 고된 노동일지라도 즐겁다. 그물에 걸린 생선을 털 때엔 함께 작업하는 어민들 간의 호흡이 중요하다. 손발이 착착 맞아야 한다. 풍물에 맞춰 손발이 딱딱 맞다.


부채꼴로 펼쳐졌던 그물은 고기를 터는 과정에서 점점 배가 있는 쪽으로 모인다. 그물 여러 곳에 흩어져 있던 생선들도 한곳으로 모인다. 잡은 물고기를 다 저장고에 넣게 되면 다시 한바탕 풍물이 펼쳐진다.


팔랑개어장놀이5과장


다섯째 마당은 그래서 대동제가 된다. 가래마당 만선놀이다. 만선기를 꽂고 돌아오는 어부들을 마을 주민들이 환영하는 과장이다.


첫째 마당처럼 풍물과 어민들이 어울려 신나게 놀고 공연을 마친다. 첫째 마당과 다른 점은 배 위에서도 어부들이 만선기를 흔들며 대동놀이 분위기를 띄운다는 점이다.


팔랑개 어장놀이는 지난 199210월 제24회 경남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처음으로 공연되었으며 장려상을 받았다. 그리고 2년 뒤인 1994년 이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고 거제의 중요민속놀이로 자리를 굳히고 각종 행사에 초대되기도 했다.


이날 팔랑개어장놀이보존회의 정기공연은 전래민요놀이보존회와 거제농악보존회 등과 함께 열렸다. 아쉽게도 공연 중 비가 내려 구경하러 온 관람객들은 대부분 멀리 떨어진 해양문화관 처마 아래에서 볼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보존회 회원들은 강우에 아랑곳하지 않고 신명나는 공연을 펼쳤다.


<동영상 감상>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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