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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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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메세나협의회에서 발행한 안내책자.

어제(200863) 경남메세나협의회에서 그동안의 활동과정과 기업과 예술단체의 결연사례, 회원단체 목록 등을 실은 소책자를 발간했다. 책자를 받는 순간 여느 기업체의 홍보지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느낌을 받긴 했지만 한 장 한 장 넘길수록 결연된 예술단체가 은근히 부러워지면서 시샘도 솟아오름을 감지할 수 있었다.

회상.

20여 년 전 학교연극을 하던 우리는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무대의 규모를 크게 줄여야 했다. 어떤 때엔 궁여지책으로 무대장치가 크게 필요 없는 서사극만 골라 무대작업을 했다. 총학생회에서 지원하는 몇 푼은 그야말로 밥 몇 끼 먹고 나면 사라졌다. 저마다 주머니에서 꼬깃꼬깃한 지폐를 꺼내 연습기간의 경비를 충당했고 어쩌다 졸업한 선배가 격려차 방문했을 땐 소주와 막걸리도 걸치며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다.

학생들의 동아리활동으로 하는 공연은 그렇다손 치더라도 기성 공연단체가 이런 배고픔에 직면하면 여간 고민스러운 것이 아니다. 배우와 스태프들의 동요도 동요지만 제돈들여 극단을 운영하기란 녹록 않다. 그래서 어떤 극단들은 야심차게 창단했다가 몇 회 이어가지 못하고 문을 닫는 경우도 많았다.

대부분 공연예술이 그렇듯 성패의 근간에는 아이디어와 실력, 그리고 돈이 항상 그 가운에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실제로 예술을 하는 사람의 처지에서 보면 ''이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예산 규모만 빵빵하다면야 작품의 성공은 떼어 논 당상이다.

무대가 얼마나 규모 있고 감동적이냐 하는 것 관객의 첫인상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무대 자체에서 관객을 매료시킬 수 있다면 연기는 더욱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같은 표정의, 같은 동작의 연출이라도 무대에 따라 전달력은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굿쟁이(연극을 하는 사람은 스스로 굿쟁이라고 표현한다)' 짓을 계속할 수 있을지 하는 불안감을 떨쳐버리고 작업에 임할 수 있다는 것도 예술성을 높이는 데 큰 요인으로 꼽힌다.

책자를 보니 기업과 결연을 맺어 후원을 받는 예술단체들이 적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책에 소개된 단체 외에도 결연한 단체가 많이 있을 터이고, 또한 후원을 받지 못하는 예술단체는 훨씬 더 많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지만...

책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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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원테크가 솟대패사물놀이예술단과 결연을 했구나. 지난 221일 삼원테크 구내식당에서 사물놀이 공연을 했던 모양이다. 반응이 좋았다고 적혀있다. 경남메세나협의회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니 기업-문화 결연사업을 위해 이택우 사장을 찾아갔더니 연극이고 음악이고 이런 것보다 자신이 어렸을 적에 사물놀이하는 것을 많이 보고 좋아했는데 그런 거나 있으면 결연하자고 해 솟대패와 연결해주었단다.

그러고 보면 CEO의 취향에 따라 예술단체와 기업이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어쩌면 그것이 자연스러운 결과인지 모르겠다. 예술에 별 관심이 없는 CEO'아무거나' 붙여달라기도 하는 모양이다. 메세나운동이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CEO가 예술활동을 직접 하도록 계기를 마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일례로 마산관악합주단을 후원하는 경남스틸의 최충경 대표는 알토 소폰을 연주한다. 그만큼 예술에 대한 취미가 있기 때문에 그이가, 또는 그이가 운영하는 기업이 후원하는 예술단체는 마산관악합주단뿐만 아니라 경남재즈오케스트라와 지역 화가나 문인들의 작품발표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단다.

책자에 소개된 결연관계를 간단히 소개하면, 경남스틸-마산관악합주단, 무림페이퍼-진주챔버오케스트라, 서울이비인후과-대안공간마루, stx조선 주식회사-경남팝스오케스트라와 아르끼챔버오케스트라, 경남은행-경남오페라단과 고성오광대, 청아병원-경남프리모앙상블, 동환산업-극단 미소, 경원여객자동차주식회사-매성국악무용보존회, 노키아tmc-가곡전수관, 대경건설주식회사-USD현대무용단, 동은화학-선무용단, 장생도라지-이상근기념사업회, 삼흥열처리-김해삼정걸립치기보존회, 흥일기업-김해신포니에타 정도다.

한편 경남메세나협의회는 지난해 426일 설립준비위를 발족해 831일 법인설립 등기, 올해 4150여 기업과 예술단체, 또는 개인이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다.

옛날 해마다 한두 번은 부잣집 앞마당이 떠들썩했다. 질펀한 탈춤놀이가 벌어지는 것이다. 대청마루에서 탈춤을 주최한 양반이 부채를 살랑살랑 흔들며 마당놀이를 즐기고 있다. 마당 가장자리엔 동네 사람들이 다 모여 목을 빼고 구경을 한다. 얼씨구 추임새도 넣고 어깨춤도 덩실한다. 아이들도 흥겹다. 이날 경비는 모두 부잣집 양반이 결재한다. 이것이 오늘날 메세나운동의 시작 아닐까. 메세나운동은 우리 고유의 미풍양속임에 틀림없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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