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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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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이 무대에 서면 사실 전체 그림을 객관적으로 그리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연기력도 되고 연출력도 있는 사람을 종종 본다. 타고난 것이겠다. 마냥 부럽기도 하고. 마산 연극의 태동기에 활동했던 이광래가 그런 사람인 모양이다. 그는 극본까지 썼으니. 하긴 연출과 희곡은 연기에 비해 훨씬 더 가까운 사이이긴 하다.




1938년 무렵 중앙무대에 상연된 작품이 이광래의 <지는 해>아 입센의 <헬게랜드의 해적> 등이었다.


전자는 노년과 청춘의 애욕 갈등을 다룬 단막극이고, 후자는 정의와 복수를 그린 비극이다. 두 작품 다 이광래 연출로 부민관(세종문화회관) 무대에서 공연되어 흥행으로도 성공했고, 작품성도 높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이광래의 연출은 처음으로 한국에 표현주의 수법을 시하였다"고 이향민은 <비판지>6권 7호에서 말하고 있다.


여기서 바뜨릴 수 없는 일화 한토막이 또 있다. 그 당시는 연극의 분업화(조연출, 장치, 효과 따위의 분업화)가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앗기 때문에 <헬게랜드의 해적>이란 입센의 작품에서 이화삼(훗날의 국립극장 연출부장)이 '군나프' 역의 연기자와 조연출을 겸하고 있었다.


이화삼의 연기력은 자타가 공인하는 바로, 거의 신기에 가까웠다고 정평이 나 있다. 그런데 이 이화삼이 공연 도중에 급성맹장염에 걸리고 말았다. 겨우겨우 그 공연은 마쳤지만 다음 공연이 문제였다. 실로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명 연기자의 뒤를 이어 연기할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이다. 이에 이광래는 모험을 감행한다. 연출자 스스로가 이화삼의 대역을 맡고 나선 것이다 다행히 이광래는 다음 공연의 관객들이 대역인 줄 꿈에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훌륭히 역을 소화해냈다.


'중앙무대' 관계자들도 조마조마하던 마음을 가라앉혔을 뿐아니라 오히려 이화삼 연기를 능가하는 연기에 박수와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사동이 깨고 옥동이 사왔다'는 유명한 이야기가 지금도 전해오고 있다.


이렇게 불꽃처럼 활활 타오르던 중간극은 역시 자금난에 허덕이다 1937년 6월에 자진 해산하고 말았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여진이 있듯이 중앙무대도 재기의 몸부림으로 일년에 2회 내지는 4회의 공연을 1945년 광복을 맞을 때까지 계속하기도 했다.


이때 온재 선생은 한편으로는 극작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연출도 맡으면서 때에 따라서는 제작과 기획까지도 도맡아 일인사역의 구실을 해낸 것이다. 이 무렵에 발표된 작품이 <지새우는 뒷골목(1939)>, <지하도(1940)>, 청계천 풍경(1941)>, <동상(1944)> 등이다.


이러한 중간극의 활동에 대하여 유치진은 <사회공론(四悔公論)>제4권 제5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지도이론을 형성화한 극작가 연출단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중앙무대에서는 이 방면에 빈약하지 않았던가. 하기는 해단체의 신인 극작가 이광래, 신인 연출가 신재현 등이 있었다.(신군이 연출하였다는 <촌선생>은 최근 내가 본 우수한 연출의 하나다.)


그러나 이분들이 중간극의 현실적 과제 밑에서 그 어려운 곡계를 실현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 유감이다.


중앙무대는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더라고, 혹은 지도이론을 수정하여서라도 존속되어야 함께 애정어린 격려를 선ㅂ로서 아끼지 않고 있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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