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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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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이 쓰던 물건, 이런 것도 있었네

[전통을 찾아서]다른 곳에선 못 본, 창녕영산민속관에는 있는


여러 민속관이나 박물관을 돌아다니다 보면 갈 때마다 다른 곳에서는 보지 못했던 옛물건들을 발견한다. 민속관이든 박물관이든 모든 물품을 완벽히 갖추기 쉽지 않으리라. 어쩌면 모든 옛물건들을 다 모아 전시하려면 민속관의 크기는 일반적인 것의 몇 배는 되어야 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다른 지역을 나들이할 때 그 지역의 민속관을 찾아보는 것은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옛물건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그동안 창원과 거창, 밀양 등 몇 군데를 다녔는데 얼마 전 찾은 창녕영산민속관에서도 ‘아, 이게 뭐지?’ 하는 물건들을 발견했다.


기름틀.


제법 크다. 굵은 나무틀 가운데 쇠로 된 회전체가 있다. 돌리면 내려와서 뭔가를 꾹 누르는 구조다. 나무틀 앞쪽에 작은 나무틀이 부착되어 있다. 자세히 보면 아래에 그릇을 받쳐놓았다. 뭘까?


사진을 보고서 바로 정답을 알아맞히는 사람도 있으리라. 기름틀이다. 이 기름틀은 크기로 보아 방앗간에 설치하여 사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대개 가정에서 사용하는 기름틀은 이보다 크기가 작고 간단한 구조로 되어 있다.


대부분 기름틀은 지렛대 원리를 이용해 기름을 짠다. 깨가 든 기름떡을 기름틀 우묵한 곳 즉 떡판에 올려놓고 또 그다음 챗날을 끼우고 위에서 눌러 기름을 짜는 구조다. 누를 때는 무게를 더하기 위해 무거운 돌을 올려놓기도 한다.


나락뒤주.


몸집도 크고 대로 엮은 것이 통풍은 잘 되도록 한 것 같고 위에는 초가집 마냥 짚으로 된 주저리(짚가리)를 씌운 것으로 보아 비를 막고자 한 것인데. 과연 무엇일까?


시골 산장이나 그런 곳에 가면, 산장 주인이 옛물건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밖에 이런 물건 하나쯤 관상용으로 전시해놓기도 하는 이것은 나락뒤주라는 것이다. 말 그대로 나락을 담아 보관하는 수장공간이다.


추수 때가 되면 창고와 곳간의 공간이 모잘 때가 있었는데 마당 한쪽에 이 나락뒤주를 세워 임시로 추수한 곡식을 보관하였던 것이다.


떡메와 떡판.


사진 속의 이 물건은 익숙하긴 한데 민속체험 등에서 보던 것과는 좀 다른 모양새다. 나무망치는 떡메이고 넓적한 나무판은 떡판이다.


떡판의 모양은 다양하다. 도마처럼 생긴 것도 있고 그냥 넓적한 나무판도 있으며 사진처럼 가운데가 움푹 파인 것도 있다. 또 어떤 것은 움푹 파인 부분과 평평한 부분으로 구성된 것도 있다.


전통찻집이나 이런 곳에 가면 떡판이 소품으로 활용되어 눈길을 끌기도 한다. 떡판은 인절미나 흰떡을 만들 때 찹쌀반죽을 위해 사용된다.


그리고 떡을 칠 때 쓰는 떡메는 다른 말로 공이라고도 한다. ‘절굿공이’ 할 때 쓰이는 단어와 같은 말이다. 자료를 보면 떠판은 느티나무로 만든 것이 가장 좋고 떡메는 황양목(黃楊木)으로 만든 것이 좋다고 한다.


솜활.


생긴 게 활처럼 생겼다. 화살을 걸어서 당겼다가 놓으면 사냥도 가능한. 그런데 이것은 사냥용 활이 아니다. 힌트를 주자면 옷을 만들 때 쓰이는 물건이다. 정답, 활은 활인데 솜활이다.


무명솜을 타는 활이다. 무명활이라고도 한다. 지름이 2센티미터쯤 되는 대나무를 휘어서 양쪽 끝을 삼노끈 등으로 바짝 당겨 맨 것인데 목화솜에 대고 줄을 당겨 진동을 줌으로써 씨앗이나 불순물을 떨어트린다. 그러다 보면 솜은 솜대로 부드럽게 부풀어 올라 고운 솜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주조장 술통.


사진 속 나무통에 ‘주조장’이라는 글자가 적힌 것으로 보아 눈치 빠른 사람은 이것이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눈치를 챘을 것이다. 술통이다.


그냥 술을 담아놓는 용기가 아니라 많은 양의 술을 담아 이동하기 위한 배달용 술통이다. 이 술통은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사진처럼 위에 주둥이가 있는 것과 불룩한 배에 구멍을 뚫어 주둥이를 만든 것.


술통의 크기는 18리터에서 180리터까지 다양한데 신기한 것은 나무로 잇대어 만든 탓에 틈이 있을 법한데 술이 새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유는 술이 들어감으로써 나무의 흡수성 때문에 팽창하게 되어 그 틈새가 메워지기 때문이다.


채반.


요즘에야 플라스틱 제품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대나무로 만든 것은 판매도 하고 있으니 모양새가 달라 그렇지 종종 볼 수 있는 물건이다. 원래 ‘채’란 말이 싸리를 두고 하는 말인데 요즘 싸리로 채반을 만드는 경우는 별로 없으니 채반의 의미가 전도되었다고 봐야겠다.


예전엔 대부분 싸리나 버드나무, 대나무 등의 껍질을 가늘게 벗겨 짜서 만들었다. 이 채반은 주로 기름에 부친 지짐이나 만두, 고기 등을 담는데 사용한다. 공기가 잘 통하고 기름도 잘 빠져 음식이 잘 상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부각이나 나물을 말릴 때에도 사용된다.


채반은 대부분 둥근 형태를 띤다. 어원으로 보면 가는 싸리를 이르는 표현이지만 무채나 오이냉채 등과 같이 가늘게 썬 음식을 뜻하기도 하고 밀가루 등 가는 것을 거르는 채도 일맥상통하는 어원을 지닌다 하겠다.


토매.


나무를 잇대어 만든 통에 진흙이 잔뜩 들었다. 이것이 무엇에 쓰는 물건일까? 눈으로 보아서는 그 원리가 쉽게 이해되지 않는 이 물건의 이름은 토매라는 것으로 벼의 겨를 벗기는 농기구다. 매통의 일종인데 안에 흙이 들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통나무가 귀한 곳에서 사용한 것으로 진흙 속에 대쪽을 촘촘하게 박아 위와 아래 통을 맷돌처럼 돌리게 되면 벼를 비비게 되며 껍질이 벗겨지는 원리다.


토매, 매통, 맷돌 등의 표현으로 보아 ‘매’라는 말은 ‘갈다’라는 뜻임을 알 수 있다. 맷돌을 한자로 표현하면 ‘마석(磨石)’인데 이는 신석기와 청동기 시대의 마제석기나 마제석검 유물 이름과도 관련이 있는 단어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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