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원동면 가야진사 앞에서 바라본 낙동강
5월, 연록의 봄. 화창한 어린이날이었다. 가야진사의 용신제가 이날 열리는 바람에 아이들과 함께 바깥 나들이를 하지 못한 게 미안할 따름이다. 가야진사 용신제에라도 함께 오고 싶었으나 시간이 맞지 않았다. 아침에 부랴부랴 회사로 가서 차를 가지고 과속 카메라에 걸리지 않을 만큼 속도를 내어 행사장으로 달렸건만, 10시에 시작하는 행사에 10분 늦게 도착했다.
여느 행사라면, 나처럼 지각하는 사람을 배려한 것일지 모르나, 정각 땡하고도 10분, 20분을 지나서야 시작하기도 할 텐데 도착하니 꽹과리, 북, 장구 가락에 태평소가 소리그네를 타고 있었다. 식전행사였다. 에이... 조금 천천히 와도 되었을 것을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순간 속 좁은 자신을 발견하고는 카메라 가방을 챙겨 행사장에 들어섰다.
가야진사는 국가 제례였다. 지금도 양산시장이 초헌관이 되어 지내는 제례다. 용왕에게 뱃길 안전하게 해달라는 옛 제례에서 시와 시민과 국가가 평안해졌으면 하고 바라는 의미로 바뀌긴 했지만 그 형태는 보존되어 이어져오고 있다.
물론 삼국사기에 나오는 신라시대와 똑같으랴마는 재미없는 제례에 사람들이 제법 모이는 데엔 분명히 이유가 있을 터. 그것은 그냥 제례행사만 하는 것이 아니라, 물론 제례 행사도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주변 민속놀이 공간이 많이 마련되어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소였고, 그리고 용신제가 끝나면 공짜 점심, 즉 무상급식을 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다.
용왕님께 복을 빌고 아이들과 실컷 놀기도 하고 밥도 얻으먹으니 어찌 좋아하지 않으리. 게다가 가야진사에서 바라보는 낙동강 너른 품은 마음을 잔잔하게 해준다. 아무리 등 뒤로 북, 장구, 꽹과리, 징이 께춤을 추고 법석을 떨어도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저 마음은 평화롭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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