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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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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문화재단이 주최한 화요명작예술감상회 2월 프로그램 '재미있는 연극이야기' 마지막 강연은 '드라마 재미있게 보기'다. TV 드라마를 볼 때 그냥 스토리에 빠져 예사로 본다하지만 드라마에 나오는 인물들의 구조화된 특성이나 극의 이론적 배경, 장르적 특성 등을 알고 보면 보는 재미도 더할 듯 싶다. 보는 재미란게 아무래도 아는만큼 더해지는 법이니까.


단적으로 예를 하나 들자면, 국악을 재미있어 하는 사람 솔직히 별로 없을 것이다. 팝송이나 힙합 같은 장르는 처음 접해도 그 자극성 때문에 혹할 수 있지만 국악 중에서도 가곡이란 장르는 아무것도 모른 채 관람하게 되면 10분도 안 되어 온몸에 좀이 쑤시기 시작할 것이다. 체험해봐서 안다.


그런데 가곡의 탄생 배경부터 소리를 하는 방법, 시조(시절가조)와의 유사성, 남자가 부르는 노래, 여자가 부르는 노래, 노래의 내용 등등을 알고 들으면 마음이 평상심을 찾으면서 은은한 차향이 콧속으로 스며드는 듯한 기분도 느낄 수 있다. 가곡전수관에서 공연을 몇 번 보면서 그것을 느꼈다. 이해를 하고 느끼는 것, 그것만큼 만족스런 감흥은 없다.




드라마 역시 그러하다. 무작정 극속으로 빨려들어가 저놈이 죽일놈이니 저 아가 불쌍해서 어짜노만 할 게 아니라 프로타고니스트(주인공)의 주변엔 어떤 인물(포일)이 있고 악역을 맡은 안타고니스트의 주변엔 또 어떤 포일들이 분포하는지 분석해보고 그 서로간의 역학관계도 분석해보면, 대체로 어떤 틀이 짜여지는데 그것을 이해하게 되면 극 전체의 줄거리를 하나의 도식으로 그림마저 그릴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컨벤션'이라는 개념에 대해 이해를 하고 넘어가야겠다. '약속' '협약' 뭐 그런 뜻이겠다. 창원컨벤션센터를 떠올려도 뭐 상관없다. 연극에서 그 컨벤션은 무대 위에 아파트를 세울 수도 없고 비행기를 들여놓을 수도 없고 살아있는 것이라도 말이나 호랑이, 하마 등등을 올려놓을 수 없다. 그것은 배우도 알고 관객도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극의 전개상 말이 필요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승마협회에다 이야기 잘 해서 훈련된 말을 데려온다? 그것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말을 무대 위에 세운 순간 연극은 막을 내려야 할 것이다. 대신할 뭔가가 필요하다. 흔히 보던 장면이 떠오른다. 말 인형을 몸에 끼우고 타고다니는 듯이 연기를 하면 된다. 아니면 따로 말 인형을 만들어 손으로 적절히 연기해도 되고 아니면 탈춤의 경우처럼 탈을 만들어 사람이 들어가 말처럼 연기해도 될 것이다. 이것을 두고 "에이, 거짓말! 순 가짜잖아."라고 할 관객은 아무도 없다. 모두 그 오브제들이 말이라고 여긴다는 것이다. 이것이 '컨벤션'이다.


영화나 드라마와 달리 연극에선 특히 '컨벤션'이란 장치가 더욱 필요하다. 이날 본 영상 중에 <부산행>이라는 일부 장면을 봤다. 기차를 따라잡으려고 아이를 안은 공유가 사력을 다해 뛰어가고 뒤에는 좀비들이 미친듯이 달려오는 긴박한 장면. 이 영상과 함께 컨벤션 장치를 극대화한 유럽의 코믹한 마임이었다. 바람이 불고 기차가 움직이는 것을 움직임으로 그럴싸하게 표현하였다. 기차는 없지만 누가 봐도 달리는 기차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임을 모르는 관객은 없다.


일단 컨벤션이란 연극의 장치에 대한 이해는 이정도로 넘어가고 몇 편의 드라마를 보면서 인물 구성과 플롯의 형태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이 부분은 사실 정리하기가 쉽지 않다. 앞서 언급했듯이 선한 주인공, 악한 주인공, 그리고 선한 주인공을 둘러싼 인물들, 악한 주인공을 둘러싼 인물들. 그리고 그들 간의 상관관계. 또 하나 이 인물들 사이에, 특히 현대물에선 빠지지 않는 캐릭터가 있다. 큰틀의 줄거리에 논리적, 합리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극의 재미를 살리는 플롯이다. 이를 코믹 릴리프라고 한다.


인터넷에서 '코믹릴리프'에 대해 검색을 해보니 '비극이나 진실한 테마를 가진 희곡에 삽입하여 관객의 정서적인 긴장을 일시적으로 풀기 위한 희극적 장면 또는 사건.'(두산백과)이라고 돼 있다. 또 '이것으로 다음에 전개되는 긴장된 행동이 보다 더 효과적이며 인상적일 수 있다. 소포클레스가 <안티고네>에서 호위병을 묘사하는 데 사용한 수법이 연극사 최초로 사용한 코믹릴리프라고 일컬어진다.'라고 적혀 있다. 흠. 현대극만의 특성이 아니구만. 요새 영화만 보니 지식의 착각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래... 그리스 시대에서도 좀 살고 그랬어야 하는데...


드라마는 주인공의 캐릭터가 선명한 몇 작품들을 짧게 감상했는데 <또 오해영><도깨비>... 그런데 <피고인>을 봤는지 기억이 안 난다. 문제는 내가 TV를 안 보니까 당장 짧막한 영상에서 주인공들의 성향은 눈치를 채겠는데, 주인공 주변의 캐릭터들이 어떤 연결고리고 동조와 갈등 관계를 이루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단 것이다. 오늘의 결론 "TV도 좀 보고 살자".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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