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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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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풍류!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마산이 가곡전수관, 조순자, 정음.... 이런 단어가 먼저 떠오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는 시조가 먼저 떠오른다. 아마도 학창시설 배운 시절가조와 가곡전수관에서 들었던 가곡의 유사성 때문일 것이다. 처음 가곡전수관에서 가곡을 들었을 때 아, 저거 시조 아닌가 했으니.

시조를 시(詩)와 구분한 것은 고등학교 때부터였으니 친구들보다 상당이 일찍 깨달았다 할 것이다. 시는 몇몇 노랫말로 만들어 곡에 붙이는 것이지만 시조는 만들어져 있는 곡에 맞춰서 시를 써서 붙이는 것이므로 서로 차원이 다른 장르인 것이다. 내가 시조의 곡조를 제대로 익히지 못해 시조를 읊지 못했지만 시조를 시처럼 읊는 친구들을 보면 우습게 여기기도 했다.

시조를 겨우 구분하던 시기에 나는 또 기생이란 단어에 대해선 여전히 색안경을 끼고 있었다. 기생, 몸을 파는 여자. 춘향전에서 변학도가 남원에 부임했을 때 가장 먼저 불러들인 사람들이 '기생' 아니었던가? 서로 변학도 옆에 앉으려고 온갖 웃음에 교태를 섞어가며 몸을 배배꼬던, 천박하디 천박한 여성들. 남의 등골이나 빼먹고 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기생'. 그렇게 알고 있었다.

기생이란 단어를 정색하고 보게 된  것은 대학이란 델 들어가 황진이가 지은 시조를 만나고서였다. 몸 파는 기생이라더니 시조를 불러? 시조면 사대부 선비들이나 즐겨 부르던 노래가 아닌가. 그제서야 기생을 단지 몸파는 여자로만 생각했던 어리석음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기생은 시조뿐만 아니라 가야금, 장구, 해금, 비파 온갖 악기를 다루며 노래를 부르며 사대부 선비들로부터  관람비를 받아 생활했던 뮤지션이었던 것이다. 물론 이들은 음악만 한 것이 아니라 무용에도 능통했고 화술에도 능통했고 시조 또한 잘 지었다. 그야말로 다재다능한 탤런트였던 것이다.

오는 17일 오후 7시 30분 가곡전수관 지음실에서 열리는 사랑방음악회의 주제가 '기생이라 쓰고 예인이라 읽는다'기에 내가 아는 대로 주저리 주저리 말을 엮어보았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그래 권번이라는 말이 있다. 조선 말기에 기생을 일패, 이패, 삼패로 나누는데 일패 기생은 대개 예의범절에 밝고 남편이 있는 유부녀를 이르는 부류다. 이들은 이패와 삼패처럼 남정네에게 몸을 팔지 않고 다만 전통가무를 전승하는 기생이다.

한말에는 기생학교, 또는 기생조합이 있었는데 이것이 일제강점기엔 '권번'으로 바뀌었다. 권번은 서울과 평양, 대구, 부산 등 대도시에 있었는데 학생들에게 교양과 예기, 일본어를 학습시켰다고 한다. 영화 '해어화'를 본 이라면 알 수 있을 텐데, 권번에서 실력 있는 기생이 가수로 음반을 취입하기도 하고 그랬다.

지금으로 치면 일제강점기 권번기생은 연예인이었던 것이다. 초창기 유명했던 가수 왕수복(신방아타령, 연밥따는 아가씨 등), 이화자(화류춘몽, 가거라 초립동 등), 이화중선 등 많다. 

이화중선은 경성방송국에서 남도소리와 창극을 방송했는데 전문 소리꾼이다. 그는 부산 동래 출신으로 어려서 전남 보성 벌교에 이사를 가서 자랐다고 한다. 열다섯에 남원 박씨 문중에 시집을 가서 평범한 촌부로 살다가 송만갑협률사의 공연을 본 뒤 소리에 반해 남원권번에서 김정문에게 소리수업을 받았다고 한다. 오늘날의 민요 또는 판소리꾼이다.

권번 이야기를 하다가 판소리까지 흘렀다. 말인즉슨, 기생이라고 쓰지만 예인으로 읽는다는 게 맞는 말이란 얘기. 더불어 우리 전통 음악에 관심을 좀 갖자는 얘기이기도.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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